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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해부대 집단감염, 군(軍) 무시가 낳은 결과
안호원 | 승인 2021.07.22 16:48
청해부대 34진 문무대왕함. 사진@해군
청해부대 장병들의 안위보다는 산악인 김홍빈 대장’ 실종에 더 관심
 
[안호원 푸른한국닷컴 칼럼위원 교수겸 박사] 우리 군의 자랑인 청해 부대에서 코로나19 확진 자가 무더기로 발생되면서 청해 부대 34진 장병들이 20일 오후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했다. 이들은 아덴만 해역에 파병되어 임무를 수행하다 코로나 집단 감염으로 작전을 중단하고 조기 귀국한 장병들이다.
 
전날 19일 공군 다목적 공중급유수송기(KC-330)시그너스 2대에 나눠 타고 귀국길에 올랐다는 뉴스를 접하는 마음은 참담하기만 했다. 이날 도착한 승조원 301명 중 장교단, 함장을 포함한 270명이 코로나 확진 자로 밝혀졌다.
 
귀국 전(247명)보다 확진 자가 23명 더 늘어 감염률은 무려 90%가 됐다. 동일집단 10명 중 9명이 감염된 건 전례가 없다. 확진 자 대부분은 경증으로 알려졌지만, 산소 치료가 필요한 ‘중증도 환자’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장병들은 국군수도병원, 대전병원 등 군 병원 2곳으로 옮겨 치료를 받게 될 예정이다. 군의 잘못으로 중증도 환자의 경우 음압격리병실에서, 무증상. 경증 환자 등은 생활치료센터에서 열흘간 머무르면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
 
군(軍)과 정부는 남의 일처럼 뒷짐을 지고 있었다
 
국방부는 귀국 장병 모두에게 PCR 검사를 다시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소 잃고 외양 간 고치는 식이다. 군(軍)을 무시하는 듯한, 현 정권의 무심함에 절망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한마디로 군(軍)과 정부는 남의 일처럼 뒷짐을 지고 있었던 것으로 생각 할 수밖에 없다.
 
해외 파병 장병들에게 코로나 19 백신을 접종하는 것은 상식 아닌가. 그런데도 군 당국은 생각조차하지 않은 것 같다. 아덴만에 파병된 청해 부대에서 코로나 확진 자 발생은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 이번에 집단 감염된 청해 부대 소속 문무대왕 함(4400t)이 한국을 떠날 당시(2월) 백신을 미처 구하지 못해 접종을 하지 못했다.
 
그러나 그 이후 정부가 백신을 확보하면서 청해 부대 장병들에게 백신을 접종했어야 했다. 앞서 지난 해 4월 시어도어 루스벨트 함 등 미국 항공모함 4척이 집단 감염된 적이 있었다. 이런 사례를 접했던 합참이 파병부대에서 발생 할 수 있는 우발사태에 따른 대응지침서에 코로나19 등 전염병에 관해선 반영하지도 않은 것으로 드러나 아쉬움을 더해준다.
 
감염원 차단에서부터 초기 대응까지 방역 대응 총체적 부실

 
합참이 청해 부대에서 발생 할 수도 있을 감염사태에 대해 남의 일처럼 수수방관한 것이다. 군의 그런 방심으로 인해 90%가 넘는 승조원(장교단, 함장포함)이 감염, 함정을 운행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런 상황에서 35진인 동급의 충무공 이순신 함이 이미 아덴만에 도착, 임무 교대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휘명령 체계의 허점 역시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사안이다.
 
국방부는 지난해 12월 코로나19 발병 위험이 큰 장기 출항 함정에 감염 여부 판별이 즉시 가능한 ‘신속항원검사 키트’를 구비하라는 지침을 내렸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34진은 항체 형성 여부만 알 수 있는 신속항체 검사 키트 800여 개만 배에 실었다. 파병부대를 관할하는 합동참모본부나 해군에서 ‘항원 키트’와 ‘항체 키트’의 차이를 잘 몰랐거나 방심하다 지시를 흘려들었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군 당국은 귀국한 청해 부대원들이 안정을 찾는 대로 역학조사는 물론 진상조사에 착수해 시비를 가리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감염원 차단에서부터 초기 대응까지 방역 대응에 관한 총체적 부실이 이미 확인된 만큼, 특정 개인을 희생양 삼기보다 군 수뇌부가 책임져야 한다는 문책론은 더 거세지고 있다. 군 안팎에서도 이번 대규모 감염사태를 청해 부대 장병 개인의 책임으로 돌릴 수만은 없다는 목소리가 높다.
 
한 관계자는 “백신을 제때 챙겨주지 못한 군 지휘부의 책임이 더 크다.” 고 했다. 이번에 사상 초유의 파병부대 전원 조기 철수와 관련, 문 대통령이 국군통수권자로서 대국민 사과는커녕, 이번 청해 부대 문무대왕 함 승조원들의 코로나 19 집단 감염 사태에 대한 책임을 군에 돌렸다.
 
문 대통령의 유체이탈 화법
 
문 대통령은 20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두 개의 메시지를 내놓았다. 최대현안이라 할 수 있는 청해 부대 문무대왕 함 승조원의 코로나19 집단감염 에 대해선 아주 짤게 언급했다.
 
그마저도 군의 안이한 태도를 공개적으로 지적하면서 특유의 화법으로 코로나 대응과 관련한 지시 사항을 해당부처에 당부했다. 유체이탈 화법이다. 문 대통령은 해외에 파병된 군 장병들이 집단으로 감염되는 일이 발생했음에도 불구, 어떠한 유감 표명이나 사과의 메시지를 내지 않았다.
 
창군 이래 파병 된 부대가 집단감염으로 인해 조기 철수한 것은 초유의 사태다. 또 한 건은 페이스 북에 올린 글로서 ‘열 손가락 없는 산악인 김홍빈 대장의 실종소식에 무사귀환’을 바라는 내용과 함께 “참으로 황망하다”는 말을 남겼다.
 
필자가 생각하기엔 너무나 대비되는 글이자 자세로서 놀라움을 감출 수가 없었다. 청해 부대 승조원 301명 중 270명이 확진 자가 된 건 세계 해군 사에서도 유례없는 집단감염이자 군과 정부의 무관심. 태만이 낳은 인재(人災)가 아닐 수 없다.
 
특히 해군 장병들이 작전을 완수하지 못하고 공군기로 철수했다는 점에서 국방 문제였다. 더욱이 청와대와 국방부. 질병 청이 서로 책임을 떠넘기기까지 하려는 추태를 벌리고 있으니, 그야말로 행정난맥상이기도 하다.
 
헌법 74조 1항에 근거, 대한민국 국군의 최고 통수권자는 대통령이다. 바로 문 대통령의 책임이란 것이다. 국가원수이자 행정부 수반, 그리고 국군 통수권자로서 본분을 잊어서는 안 된다. 김 대장의 무사귀환을 빌듯 똑같은 심정으로 청해 부대 참사에도 ‘황당한 마음’ 이 되었어야 한다.
 
그런 자세가 되어야 할 문 대통령은 전날 수석. 보좌관회의에선 침묵으로 일관하다, 지난 20일엔 집단 감염의 책임을 사실 상 군에 전가하는 취지의 발언을 내놓자, 대통령 대신 김부겸 국무총리와 서욱 국방부장관이 즉각 대국민 사과를 했다.
 
지난 2017년 12월 인천 앞바다에서 일어난 낚싯배 전복 사고 때도 문 대통령은 시시각각 실시간 보고를 받고 지시했다. 그리고 이런 사태의 과정에 대해 국가의 책임이며, 그 책임은 무한 책임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민간 사고에도 그렇게 관심을 보이며 무한책임을 강조하는 마음이었다면 이번 참사에 대해서도 그런 심정의 말을 했어야 했다. 그러나 아쉽게도 그런 마음이 없는 것 같다. 문 대통령은 “잘못한 일은 잘못했다고 말하겠다.”고 한 취임 약속과는 달리 언젠가부터 선별적 사과와 선택적 침묵으로 일관해오고 있다.
 
언제나 대통령에게 귀책사유가 있음에도 늘 남 탓을 해왔다. 군 통수권이 걸린 ‘아덴만 참사’에도 역시나, 이었으니 개탄할 일이다. 초유의 참사를 전하는 외신도 무척 바쁘다. AP통신을 인용한 유력외신엔 ‘한국 바이러스 전투함(South Korea Virus Warship)’이란 제목으로 기사가 실렸다.
 
K방역 자화자찬만 하다 문무대왕의 얼굴에 먹칠을
 
정부의 외교정책을 조목조목 비판 한 타임지 기사까지 자화자찬으로 변신시키는 문 정권. 이번 청해 부대원 301명의 긴급 후송 작전에 대해 “우리 군사외교력이 빛을 발휘한 사례”라며 “최단 기간에 임무를 달성한 최초의 대규모 해외 의무후송 사례”라고 자랑했다.
 
이쯤 되면 K-자화자찬이 아닌가. 비판을 자초했다. 이런 불미스런 사태가 벌어진 것에 대해 자성은커녕 자화자찬을 하다니 그 수준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 이번 청해 부대 사태는 군 당국이 함정 방역에 무지했거나 오판 한 게 아니다. 태만하고 무관심한 결과다.
 
아무 책임도, 위기의식도 느끼지 못하는 것 같다. 합참도 감염된 문무대왕 함 승조원을 국내로 이송하는 일명 ‘오아시스 작전’을 국민에게 홍보하라고 지시했다는 말까지도 들린다. 한심하지 않을 수 없다. 민망하고 부끄러운 일이다.
 
야당은 ‘호기’를 만난 듯 “청해 부대 감염사태는 문 정부의 정치 방역, 무사 안일주의가 빚은 대참사”라며 “문 대통령은 국군 통수권자로서 국군의 안전을 최우선적으로 책임을 질 사람으로서 국민과 특히 자식을 군대에 보낸 부모들에게 머리 숙여 사과하고 대참사를 빚은 국방부 장관과 합참의장을 즉각 경질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부국민들도 “가장 책임을 져야 할 대통령이 책임을 남에게 전가하며, 자신은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게 안타깝다.” 고 아쉬워했다. 최근에 전방과 해안이 연이어 뚫리고, 또 공군이 성추행 사건을 조직적으로 은폐한 일과 다른 게 무엇인가.
 
군과 정부는 이런 일이 다시는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무엇보다 문무대왕 함에 승선했다 감염되어 고통을 겪고 있는 청해 부대 승조원과 그 가족들에게 진심어린 사과가 있어야 할 것이다. 귀국 장병들의 빠른 쾌유를 빈다.
 
 

푸른한국닷컴, BLUKOREADOT

안호원  egis019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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