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준기 리얼콘 칼럼니스트]

그동안 노조원 정리해고로 장기 파업 중이던 한진중공업이 파업 32 일만인 지난 10일 노사간 합의가 극적으로 타결되었다고 한다.

파업기간 동안 회사 측의 손실액만 무려 500억 원이며 그 여파로 80여 곳의 하청업체와 관련 종사자 4000여명의 생존권이 위협당하고 지역경제의 침체와 더불어 사회혼란으로 인한 소모적인 손실을 감안한다면 실로 폐해가 막대하다.

파업사태가 이렇게 장기화로 치닫게 된 가장 큰 원인은 사측의 무리한 정리해고에 일차적인 책임이지만 민노총을 비롯한 야당 및 시민단체 등 외부세력의 지나친 간섭이 노사간의 원만한 타결을 이끌기 보다는 오히려 정치적으로 이용되어 사태를 더욱 악화시키는 결과가 된 셈이다.

이미 지난 6월27일 한진중공업 자체 노사간에 원만한 합의가 이루어져 근로자들도 정상적인 조업을 원하고 있던 차에 노동자들을 대변한다는 구실로 외부세력이 가세하면서 노골적으로 정치쟁점화 하는 바람에 노사간 합의가 제대로 이루어질수 없었다.

관계 부처 또한 적극적인 개입이나 공권력을 투입해서라도 외부세력의 불법투쟁 가담이나 제3자 간섭 등으로 사태가 확산되지 않도록 조기에 단호하게 대처하지 못했다.

더군다나 제3자인 민주노총 부산지부 지도위원이라는 김진숙에게 이틀만에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라는 경찰에 대해 전 특임장관 이재오의 “고공농성 하고 내려온 김진숙 씨를 도주와 증거인멸의 우려가 없다면 몸을 추스릴 시간도 주고 구속해도 되지 않을까 싶다” 며 경찰을 비판하는 듯한 발언은 엄정한 법 집행을 주문해야 할 위치에 있는 책임 있는 정치인으로서의 태도가 아님을 지적해 주고 싶다.

범법자라면 누구를 막론하고 실정법에 근거해서 관계기관인 경찰에서 처리하면 되는 일이다.

하물며 김진숙은 이번 파업 사태와는 아무런 관계도 없는 외부인으로 크레인을 무단 점거한 채 장기간에 걸쳐 불법으로 고공시위를 자행한 죄질이 무거운 범법자일 뿐으로 법의 준엄함을 일깨우고 다시는 이같은 불법행위에 대한 재발방지를 위해서라도 엄벌에 처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이번 사태가 비록 가까스로 노사협정이 타결되었다고는 하나 합의 내용에서 보듯 합의 이후 1년내에 해고 노동자 94명에 대해 전원 재취업시키기로 하고, 정리해고자에 대해 1인당 2000만원의 생활자금을 무상으로 지원한다면 반드시 지켜져야 할 무노동무임금 원칙은 훼손되고 사측이 노조 측에 백기투항한 선례를 남기게 됨으로써 비정규직 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는 다른 사업장과 노동계 전체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어디까지나 직접 당사자인 노사간 사이에서 결정될 노사합의가 상급 단체인 민노총이나 야당, 시민단체, 정치권 등의 개입에 의한 압력으로 일방적으로 파업 근로자에게만 유리하게 작용하는 이 같은 막무가내 식 불법 파업이 묵인되고 용납된다면 결국은 너도나도 해외로 공장이전을 서두르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관계 당국에서는 이번 한진중공업의 장기파업 사태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차후로는 노조의 불법파업에 외부세력의 개입에 대해 신속하고 단호한 대처로 더 이상 사회문제로 까지 비화되는 불미스러운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할 것을 바라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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