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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은 롤린, 하태경은 상상더하기
최성환 | 승인 2021.06.21 02:39
2015년 11월 한일 친선축구 경기에 출전한 당시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 출처 : 하태경 페이스북
하태경은 이준석이 아니다.

[최성환 빅픽처 대표] 2021년 6월 11일 국민의힘 제1차 전당대회에서 이준석 현상의 주인공인 이준석은 당대표에 선출되었습니다. 4일 뒤 이준석의 비공식 선대위원장이라는 지지자들의 장난스러운 평가를 받던 하태경 국민의힘 국회의원이 대선에 출마 선언을 합니다. 다만, 하태경은 이번 전당대회와 상관없이 그보다 오래 전에 준비했다고 부연합니다.

 하태경 의원은 분명히 이준석의 당대표 당선 유무는 자신의 대선 출마에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소위 ‘이준석 코인’을 대선 때 자신이 탔으면 하는 생각은 있을 겁니다. 따지고 보면 이준석 대표도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이라는 스노볼을 잘 굴린 셈이죠. 하태경도 이준석 당대표 선출이라는 스노볼을 활용하고 싶을 겁니다.

 실제로 하태경 의원은 과거 바른미래당 시절부터 청년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이슈에 자신의 시간을 투자했습니다. 온라인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 관련 모 프로구단의 불공정 계약 관련 이슈, 인천국제공항공사 사태, Mnet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X101' 순위 조작 의혹 등 청년 취업 관련해서 공청회를 여는 등 2030 세대를 타깃으로 다양한 활동을 합니다.

 그래서 지난 4.7 재보궐 선거가 끝난 후 익일에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승리 비결을 분석하는 여러 기사가 나옵니다. 이중에 한국경제에서 <2030 잡은 국민의힘, 청년층 공들여온 '하태경 모델' 관심>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많은 관심을 받습니다.

 이렇듯 재보궐 선거 직후만 해도 보수 정당 내에서 2030을 가장 잘 대변해주는 정치인은 현역 3선의 하태경 의원이 먼저였고, 0선인 이준석 전 최고위원은 후순위로 거론되었죠.

 그 상황이 바뀐 기점이 지난 11일 전당대회입니다. 이준석은 당대표에 선출됨으로써 2030 세대의 대변자로 하태경보다 더 많이 거론됩니다. 3선 중진인 하태경은 이제 이준석 신드롬의 주인공 이준석의 선거 전략을 차용하여 대선을 치룰 지도 모릅니다. 둘의 입지가 완전히 역전된 것입니다.

 그런데 하태경은 이준석과 가깝고, 지지층이 겹친다고 해서 철저하게 이준석만을 따라한다고 대선 후보에 오를 수 있을까요? 이번 당대표 선거 때의 이준석은 과거 2019년도 자유한국당 당대표 선거 때 오세훈과 비교하면 탄핵 수용과 지지층의 성향은 가까웠습니다.

그러나 엄연히 말해서 오세훈은 순한 맛 버전이었고, ‘탐욕스러운 선배’라는 거친 문구를 SNS에 올려 상대 후보를 공격한 이준석은 매운 맛 버전입니다. 하태경은 더 매운 맛을 낼 수 있을까요?

역주행으로 1위한 브레이브걸스 vs 끝내 역주행 1위는 못한 라붐

 2016년 2월에 2기 멤버로 리부팅한 브레이브걸스는 성적이 나오지 않자 올해 2월 말에 해체를 결심합니다. 그런데 다음 날 ‘비디터’라는 유튜브 채널 편집자가 롤린이라는 곡을 편집한 영상을 올립니다. 무대들이 주로 군부대 행사 영상이었는데 군부대다보니 장병들의 큰 호응이 영상의 감초 같은 것이죠.

 
브레이브걸스(좌), 라붐(우) 출처 : 브레이브엔터, 글로벌에이치미디어
그러자 노래가 나왔던 2017년도에 군에 복무했던 예비역들이 역주행에 기름을 붓습니다. 얼마 후 벅스라는 음원 사이트에 차트 1위를 찍고, 2021년 3월 12일에는 노래가 나온 지 약 4년 만에, 그러나 역주행이 시작된 지 3주 만에 음악방송프로그램에서 1위를 차지합니다.

 국내에 모든 음악프로그램 중에 새로운 곡만 평가하는 MBC <쇼! 음악중심>을 제외하고 나머지 6개 음악프로그램에서는 4년이 지난 노래로 무대에 오르는 수준이 아닌 1위를 합니다.

 그에 비해 2014년도에 데뷔해 올해 재계약을 앞둔 걸그룹 라붐의 상상더하기는 2016년도에 나올 당시 크게 뜨지 못했고, 현재 롤린에 이어 역주행 곡으로 주목을 받습니다. 물론 역주행으로 차트 성적도 올랐고 방송에도 무대를 가졌지만 롤린에 비해 힘이 약합니다. 가요 프로그램에서도 아직 1위를 못합니다.

 라붐은 과거 사재기 의혹이 있긴 했지만 다른 곡으로 이미 2017년도에 아이유를 제치고 뮤직뱅크 1위를 했습니다. 브레이브걸스는 이번에 1위가 처음이죠. 오히려 라붐은 브레이브걸스보다 화력이나 뒷심 모두가 떨어집니다.

 이유로는 너무 똑같다는 겁니다. 라붐도 브레이브걸스처럼 상상더하기의 역주행 화력이 롤린과 같은 진원지입니다. 역주행 방식도 너무 같고요. 무엇보다도 시기가 너무 비슷합니다. 보통 역주행과 역주행 사이에는 어느 정도의 텀이 있어야 비슷한 성과를 냅니다.

 혁명과 혁명이 바로 이어진 역사는 찾기 어렵죠. 그리고 앞의 혁명이 바로 뒤의 혁명과 체제 전환의 결과가 같지만은 않습니다. 혁명이 많은 프랑스 안에서도 1789년 대혁명은 왕정에서 공화정으로, 1830년 7월 혁명은 왕정에서 입헌군주정으로, 1848년 2월 혁명은 입헌 군주정에서 공화정으로 바뀌었듯이 각각 혁명의 결과가 다릅니다.

 즉, 라붐의 상상더하기 역주행은 브레이브걸스의 롤린 역주행과 위치와 방식 그리고 시기가 너무 똑같고, MBC <놀면 뭐하니?> 예능프로그램에서도 밀어주는 것이 인위성만 더 부각되는 것일 뿐입니다. 이미 1위를 다른 노래로 해봤던 그룹이 다시 뜨는 것이라 브레이브걸스같은 감동이나 드라마도 없습니다.

 이준석 신드롬은 오세훈의 당대표 선거, 동일인물의 서울시장 선거를 잘 융합했지 결코 베끼기만 한 것은 아닙니다. 하태경은 이준석과의 차별점을 둬야 하는데 이미 3선한 하태경에게서 국회의원 경력이 전무한 이준석보다 어떤 새로움을 볼 수 있을까요? 그래서 하태경은 라붐, 이준석이 브레이브걸스입니다.

 하태경은 우상이 뒤집힌 상황을 이겨낼 것인가?

 흔히들 음악가들의 관계를 따질 때 모차르트와 베토벤을 비교합니다. 모차르트는 어릴 때 천재, 베토벤도 어릴 때 천재라고 합니다. 그러나 분명한 차이는 있습니다.

 모차르트는 베토벤보다 먼저 세상에 나와서 음악 신동 소리를 들었습니다. 베토벤도 모차르트가 신동이라 들었던 시기와 비슷한 나이에 공연회에서 뛰어난 실력을 발휘했으나 모차르트의 천재성을 봤던 사람들에게 베토벤은 잘한다 정도였을 뿐 놀라움을 어필하지 못했습니다.

 의원직 경력과 반대로 현재 이준석은 모차르트 위치에 있고, 하태경은 베토벤 위치에 있습니다. 모차르트처럼 단지 나이 어릴 때 비슷한 방법으로 어필을 해봐야 크게 주목받지 못했던 베토벤처럼 하태경도 단지 의원직 경력만 앞서고 이준석 현상의 함정에 빠질 위험이 높습니다.

 자기 무덤을 판 하태경의 과거 발언

 당대표 선거 기간이었던 지난 5월 27일 하태경은 이준석을 보호하기 위해 강한 발언을 합니다. 당시 이준석은 경쟁 후보였던 주호영, 나경원 등에게 유승민계라는 꼬리표로 공격을 받습니다.

 하태경은 자신의 SNS에 오늘부터 이준석계를 하겠다며 이준석의 계파 꼬리표를 없애는 데 기여를 합니다. 그게 되려 하태경 스스로의 발목을 잡은 꼴입니다. 하태경은 정말 이준석이 선전 수준이 아닌 당선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발언했다면 자살행위입니다.

 하태경은 이준석의 꼬리표를 뗀 수준이 아니라 그 꼬리표를 버리지 못하고 자신에게 붙인 것입니다. 지금 이준석계를 자칭한 하태경은 과거 유승민계라고 공격받던 이준석처럼 되었습니다.

 그는 이번 선거에 나오는 것이 도리가 아니라는 것을 스스로 밝힌 셈입니다. 이준석계의 보스는 당연히 당사자인 이준석이고, 하태경 본인의 논리라면 자신은 이준석 밑의 사람이라는 겁니다. 자기 보스가 당대표인데 대선 후보가 당대표 밑에 사람이라면 누가 공감할까요?

 김무성이 당대표일 때 김학용, 강석호 등이 대선 출마하면 그게 말이 되나요? 홍준표가 당대표일 때 장제원이 대선 출마하면 그게 말이 되나요? 안철수가 당대표일 때 권은희가 대선 출마하면 그게 말이 되나요?

 이미 국회의원을 3번이나 하여 새로움도 없고 이준석 대표보다 더 강렬한 컨셉으로 어필하기도 어려운 전향자 출신의 하태경 의원은 대선 후보가 되는 것도 희박합니다.

 그러나 그 이전에 본인이 내뱉은 말부터 주워 담아야 하지 않을까요? 군부대 장병들 휴대폰 쓰는 것을 비판하다가 철회했을 때처럼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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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환  gogodun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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