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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3대장을 얼마나 잘 아십니까?
최성환 | 승인 2021.04.11 14:52
일본 유명 만화 애니메이션 <원피스>에 등장하는 해군본부 3대장을 강남, 서초, 송파로 패러디한 장면.
인간이 어떻게 자연을 이기나요? ‘사람이 먼저다.’가 얼마나 건방진 단어인지 우리는 알아야

[최성환 빅픽쳐 대표] 강남 3대장의 설화를 복기해볼까요? 강남 3대장의 기원은 코엑스 옆 봉은사는커녕 본격적인 강남 개발 시기에 비하면 세발의 피 수준이죠.

이번에 이대남(20대 남자),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 등 젊은 세대가 모두 태어난 이후에 시작될 정도로 강남 3대장의 명성은 긴 역사가 아닙니다.

반일 혹은 일본과의 갈등이 심한 현재 문재인 정부의 전신이었던 김대중, 노무현 정부 시절에는 아이러니하게도 일본 문화가 많이 유입됩니다.

20년 넘은 일본 문화 개방이 시작된 시기가 현 정부의 전신이자 계보로 따지면 조상격인데 그 당시에 한국에 수입되어 가장 큰 히트를 친 만화가 바로 <원피스>입니다.

여담으로 얼마 전 한국에서 큰 반향을 일으켜 문재인 대통령의 새로운 별명 ‘문크예거’를 만들어준 <진격의 거인>도 10년 만에 최종화가 나왔는데 반해 <원피스>는 20년 가까이 현재진행형으로 초장편 만화인데요.

이 만화에서 가장 많이 가장 많은 분야에서 패러디 된 것이 바로 맨 위에 나온 3대장 사진으로 정치권에서는 강남에 많이 빗댑니다. 최순실 게이트 시절 문고리 3인방보다 더 많이 빗대죠.

기원은 2010년 6월이었어요. 물론 그 전에도 강남에서는 보수정당에 몰표를 했지만 워낙 참여정부 지지율이 당시 롯데 자이언츠 승률과 맞먹을 정도로 낮은 수준이라 강남이 돋보이진 않았죠.

그런데 북풍이 역풍을 맞고 정권을 잡던 한나라당이 안일한 시기에 2010년 서울시장 선거에서 여론조사와 달리 한명숙 후보는 선전을 합니다. 아니 자정이 됐을 때는 차이를 벌렸죠.
 
2010년 6월 서울시장 선거 개표 도중 한명숙 후보 지지자들이 승리 예감에 도취에 오세훈 후보를 비판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그러자 정권을 이명박 대통령에게 내준 이후 줄곧 기가 죽어있던 그 분들이 시청 앞에 나와서 “세훈아 방빼!”라며 다 이긴 것 마냥 시청앞에서 농성을 했죠. 물론 한명숙 후보도 당선 기념 기자회견이라는 설레발을 시전했어요.

그런데 이때 동남쪽에서 “승부는 이제 시작이다!”라며 외치던 3명의 포스 넘치던 이들이 등장했으니 그들이 바로 강남 3대장이었죠.

강남, 서초, 송파 이들은 3인성호가 아닌 3인 하드캐리를 이끌어냅니다. 물론 양천 목동의 회광반조같은 폴스 나인(가짜 공격수 축구 전술) 전략도 간간히 한몫했지만 강남 3대장의 활약에 묻힙니다.

새벽 4시 전까지 반란을 주도해 한명숙을 도왔던 관악장군은 3대장의 등장에 지치고 금관구의 남은 멤버인 구로부장과 금천부장은 애초에 장군이 아닌 부장 급이었기에 지친 관악장군을 보좌하지 못했죠.

결국 일출이 된 다음 날인 2010년 6월 3일 새벽에 오세훈 후보의 승리 확실로 전설적인 결과가 나옵니다.

이후 10년 이상 지나는 동안 민주당을 비롯한 진보성향 지지자들은 강남 3대장의 설화를 두려워했고, 보수성향 지지자들은 그들을 <아기장수 우투리>마냥 어려울 때마다 다시 나와주길 빌고 또 빌었답니다.

지난 2021년 4월 7일 박원순 전 시장의 성추행 논란으로 인해 재보궐선거가 이뤄졌습니다. 북유럽 신화의 니드호그 뺨치는 강남3대장 소환기를 갖고 있는 오세훈이 국민의힘이라는 보수정당 소속으로 재등장했죠.

반면 전 시장 박원순에게 10년 전 재보궐선거를 양보했던 박영선 후보가 드디어 본선에서 두 번의 여권 단일화를 이뤄내 1대1 구도로 싸웠죠.

결과는 11년 전과 달리 치열하지 않았기에 간단하게 오세훈의 승리 한 줄로 요약해드립니다. 그런데  강남3대장의 위력은 어마어마했습니다.

사전투표 때는 부진했던 강남 3대장이 본 투표 때는 존 스타인벡 소설 <분노의 포도> 초반 오클라호마 사막에서나 보이는 더스트 볼 뺨치는 긴 행렬로 투표장 앞에서 줄을 서기 시작합니다.

이에 금관구를 본진으로 하는 민주당 진영은 전의를 상실해 투표에 나서지 않아요. 여론조사부터 밀리고 있었는데 잘 꾸려놓은 조직으로 승부를 보려고 했지만 강남3구 대장님들의 동남풍은 이길 수가 없었죠.

결국 관악장군도 박영선에게 칼을 내밀게 되고 25개구 전체가 오세훈 후보 지지로 선거는 끝납니다.

조직과 바람이 싸우면 바람이 이기는 것은 당연한 것이에요. 왜냐고요? 조직은 사람이 만들고 바람은 자연이 만들어요.

인간이 어떻게 자연을 이기나요? ‘사람이 먼저다.’가 얼마나 건방진 단어인지 우리는 알아야 합니다. 하늘 그리고 민심의 뜻이 먼저입니다.

강남이 늘 보수성향에게 미소를 주지는 않았어요. 강남에는 호남 사람들도 많이 살고 관악구가 인근에 있을 정도로 호남 사람들도 많이 지나다니는 곳이에요.

강남에서는 이종구, 이중재 등의 호남 출신 국회의원도 배출했었고 지난 2016년 총선 때는 전현희 의원이 당선되기도 했어요.

우리가 아는 TK와는 다른 흐름이에요. 오히려 PK 성향과 가깝죠. 과거 민정당이 강남에서는 취약지역이었죠. 다만 영남 출신들이 많이 이사왔고 중산층이 이상의 지지를 받는 YS계 성향이 선전했던 지역이죠.

그들이 몰표를 줬을 때는 참여정부와 이번 정부인데요. 공통점이 있어요. 같은 계보 그리고 부동산이에요. 그들에게는 정치 신념이 아닌 부동산을 건드리면 역린을 건드린 거예요.

2017년 5월 대선에서 안철수 지지율이 홍준표보다 높았던 중도보수 성향의 지역인 강남 3대장한테 부동산 정책을 잘못피면 탄핵당한 정당도 되살려놓을 정도로 무서운 곳이라는 것을 이번에 깨달았어요.

저는 10년 전 전설을 다시 보면서 사실 오싹했답니다. 너무 오싹한 나머지 글이 너무 가벼웠죠. 그래도 어쩔 수 없어요. 바람을 만들어 판세를 바꾸는 분들 앞에서는 겸손해야되는 게 좋은 처세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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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환  gogodun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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