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법치 의회 최성환
안철수, 진보좌파에게는 2번 양보 보수우파에게는 자신으로의 단일화 요구
최성환 | 승인 2021.01.17 08:45
안철수 대표가 2020년 1월 19일 인천공항에서 큰 절을 하고 있다.
이번 보궐선거는 정권 교체 이후 야당에게 가장 쉬워야 할 선거다.

[최성환 빅픽처 대표] 총선에서 180석을 당선시킨 여당 더불어민주당에 지난해 7월 9일 소설같은 일이 발생한다. 박원순의 자살 및 성추행 의혹 사건이라는 보궐선거의 발단은 곧바로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갈등이라는 낯 뜨거운 전개가 이어진다.

정권 4년차에 180석의 여당이 함께하는 여대야소 체제는 정작 민심을 잃어가기 시작했다. 2020년 9월 10일부터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는 늘 문 대통령 부정평가가 긍정평가를 앞섰다. 아니 이제 오히려 더 벌어졌다. 지난 1월 7일에는 35.1% 대 61.2%로 무려 26%나 차이난다.

정당지지도도 영향을 받았다. 국민의힘 전신인 미래통합당 시절에 김종인 비대위가 꾸려지면서부터 차이가 시나브로 좁혀져 임대차 3법 이슈 때부터 엎치락뒤치락하더니 지난 해 12월 7일 이후 야당인 국민의힘은 현재까지 정당지지도에서 1위를 유지하고 있었다. 결말도 같겠거니 싶었다.

드라마조차 만들지 못할 원사이드 전개

여당 서울시장이 현역 도중 성추행 의혹과 관련해 만들어진 판에 여당 당대표 출신의 장관이 자신들의 정권에서 임명한 검찰총장과의 대립으로 인해 떨어지는 현 정권 지지율을 야당이 받아먹으면 되는 상황이었다.

전임 서울시장 박원순은 3선 이후 이미 임기 절반을 마친 상태로 내년 4월 재보궐선거 당선자는 해당 임기가 1년여에 불과했다. 그런데 2016년 총선부터 이겨본 적이 없던 국민의힘 당내에서는 이번이 절호의 기회라고 여긴 사람이 많았던 것 같다.

벌써 정치인 10명이 출마선언 했다. 낮은 인지도로 출마선언을 하지 않고 대신 예비후보에만 등록했던 정치경력이 전무한 사람들까지 포함하면 12명이다. 사건의 여파로 더불어민주당은 우상호 1명뿐인 것에 비하면 상당히 대조적이었다. 민주당까지 볼 것도 없이 지난 지방선거 때에 비하면 격세지감이다.

위기의 남자 안철수의 등장

재보궐선거는 어디까지나 재보궐선거였다. 이듬해인 2022년 대통령선거라는 매인 요리 앞에 사이드 요리에 그쳤다. 갑자기 만들어진 판이었기에 가게의 서비스로 나오는 디저트였다.

다만 대통령선거라는 결승전을 앞둔 마지막 평가전이라는 그리고 대통령선거 다음으로 가장 큰 규모의 선거라는 가치 때문에 다른 보궐선거에 비해 유난스러웠던 것이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2부리그는 2부리그였다. 그가 출마선언을 하기 전까지는...

지난 해 12월 20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갑자기 서울시장 후보에 출마선언을 한다. 이보다 불과 한 달 전이었던 11월 10일에는 언론의 희망사항으로 일축했던 그가 돌연 태도를 바꾼 것이다. 이틀 뒤인 11월 12일 있었던 마포포럼 세미나에서도 대선 주자로서 강연했었다.

얻어걸린 발단에 좋았던 전개에서 안철수의 출현은 국민의힘에게 뜻밖의 위기로 작용한다. 서울시장 출마 선언하기 전부터 ‘야권 혁신 플랫폼’이라는 것을 들고 나왔지만 번번이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게 거절당해 찬물을 뒤집어쓴 그가 이제 서울시장 자리를 놓고 인질극을 벌이는 단계에 진입했다.

국민의힘 입당은 거부, 단일화는 고려

경선을 버거워하는 것 같다. 정확히는 경선 과정에서 나올 다양한 변수들 특히 토론에서 안철수는 지난 대선 당시의 트라우마가 있을 것이다. 이 정권에 분노하는 서울시민들이 단일화를 하면 된다는 말만 했을 뿐 단일화 룰에 대한 구체적인 발언이 전혀 없다.

자신도 아는 것이다. 아무리 선거에서 치욕적으로 연전연패를 했어도 엄연히 국민의힘은 제1야당이고, 자신이 당 대표로 있는 국민의당은 이름만 비슷할 뿐 고작 3석에 불과하다. 그리고 사람들은 대통령 선거가 아닌 이상 인물로 정당의 한계를 뚫는 것에는 무리가 있다. 지난 총선 때 광진을에서 오세훈이 인물로 결국 정당의 한계를 뛰어넘지 못한 것이 그 예다.

안철수는 자기가 입당 후 경선에 들어가면 토론에서 이방인 프레임으로 십자포화를 맞는 것이 두렵다. 그렇다고 막상 단일화를 하자니 정당 규모에서 차이가 너무 차이가 나기 때문에 단일화를 시민들이 알아서 하면 된다는 식으로만 표현한다.

차마 자기 입으로 넘겨달라는 소리는 못하지만 넘겨주길 바라는 듯하다. 추측의 이유로 입당을 거부했을 때 자기는 이미 총선 때 양보했다는 발언 때문이다. “내가 전에 양보했으니 이제 너희가 나한테 양보해라.”

안철수의 내로남불식 양보

안철수에게 양보의 역사는 인류의 구석기시대처럼 시작이 일치한다.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 박원순에게 양보, 이듬해인 2012년 대통령선거 때 문재인에게 양보했다.

민주당을 탈당하여 새로 만든 국민의당 소속으로 2017년 대선 때 안철수는 문재인과 1, 2위를 다투던 시기 KBS 토론 때 홍준표, 유승민과 단일화에 대해서 지금과 달리 되려 선거 전에 그런 연대는 없다며 거부했다. 자신이 앞섰을 때도 굳히기를 시도하지 않아 제 발로 복을 찬 것이다.
 
2017년 4월 25일 JTBC, 중앙일보, 한국기자협회가 공동주최한 대통령선거 토론 장면.
대통령선거 도중 국회의원 사퇴도 했기 때문에 다음 해인 2018년도 지방선거에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한다. 이 시기 자유한국당과의 복당을 거부하고 바른정당에 유승민을 중심으로한 잔존 세력과 합당하여 바른미래당 후보로 출마한다.

보수 정당 출신 인사들과 창당한 이 시기부터 안철수는 보수 정당과의 연대에 대한 제안을 받기 시작한다.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했을 때 지지율이 3위로 떨어지자 자유한국당 김문수 후보를 비롯해 홍준표 대표까지도 양보를 요구했지만 안철수는 거절한다. 결국 안철수는 3위를 기록해 2위 발목잡아 1위를 도와준 꼴이 되었다.

작년 총선 때는 귀국하자마자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와의 결별 후 국민의당을 창당했다. 당시 미래통합당과의 연대 역시 거부했다. 여당과 1대1 구도로 겨루면 무조건 진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었다.

그런데 당지지율이 답보상태에 빠지자 자기와 같은 정당에 소속되었던 국회의원들이 조금씩 미래통합당으로 입당하는 바람에 결국 지역구에 후보를 내지 않는다고 선언했다. 이것을 안철수는 양보라고 국민의힘에 어필한 것이다.

그래서 어떻게 되었는가? 미래통합당은 영등포갑에 출마한 문병호를 비롯해 안철수와 관련된 인사에 대해 총 11명을 지역구에 전략공천했다. 그런데 정작 안철수 본인은 비례정당을 차리고 전국마라톤 완주를 하는 것에 바빠 이들 후보들을 위해 선거 유세도 하지 않았다. 맺고 끊음이 확실하지 않은 판단 덕에 지역구 11석을 그냥 내준 것이다.

안철수의 선거 이력을 살펴보면 하나의 모순을 발견할 수 있다. 진보좌파 정당에는 두 번이나 양보를 하고, 보수우파 정당에는 지금처럼 양보는커녕 다수 정당에게 단일화를 외치고 있다.

왼쪽에 대한 사대주의를 차마 오른쪽에는 발휘할 수 없는 이유가 뭘까? 보수우파를 낡은 것으로 치부하는 강남좌파의 DNA가 흐르는 걸까?

2012년 대선 때 3자구도 여론조사에서 박근혜, 문재인과의 경쟁에서 35% 이상을 받았던 안철수가 현재 그의 정당인 국민의당이 총선 때 6%로 떨어졌는데 되려 목소리는 더 커져버린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그저 빈 수레가 요란할 뿐이다.

안철수가 단독으로 출마하여 3자구도를 형성해 현재 지지율이 흔들거리는 민주당 지지자들의 표를 분산시키게 놔둬야지 괜히 합치면 두 정당 합쳐봐야 50%도 되지 않는다.

그럼 나머지 표들은 죄다 어디로 가겠는가? 누가 더 애병(哀兵)이 되어 필승(必勝)하게 되겠는가? 설사 1년짜리 임기를 가진 선거를 겨우 이긴다고 쳐도 곧 이어질 대선은 어떻게 감당할 수 있겠는가?

2020년 한국힙합에서 엠넷 프로그램 <쇼미더머니9>를 제외하면 가장 화제가 되었던 건 조광일의 노래 곡예사였다. 기본기에다가 근래 보기 힘든 속사포 랩을 장착한 슈퍼루키는 이 곡의 화제성으로 인해 ‘느슨해진 한국 힙합에 긴장감을 주는 것 같다.’는 한 줄 댓글마저도 현재까지 좋아요가 1.7만개에 이른다. 지난해 11월에는 CBS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에 출연해 자전적인 내용으로 강연을 했다.

곡예사라는 노래의 메시지는 래퍼라면 랩 잘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해야지 TV에 나와서 잘 보이는 것을 최우선으로 하지 말자는 근본을 찾자는 것이었다.

느슨해진 서울시장 선거에 긴장감을 넣은 ‘정치계의 곡예사’ 안철수는 어떤가? 그는 무슨 근본을 위해서 시장에 출마하여 때아닌 긴장감을 넣었는가 의문만 든다.


푸른한국닷컴, BLUKOREADOT

최성환  gogodunk@naver.com

<저작권자 © 푸른한국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최성환의 다른기사 보기
icon최근 이슈기사
오맹달 별세, 주성치와 콤비이루며 홍콩 코미디 영화에 큰 획 그어오맹달 별세, 주성치와 콤비이루며 홍콩 코미디 영화에 큰 획 그어
국민의힘,서울시장 예비후보 간담회국민의힘,서울시장 예비후보 간담회
목포해경 '태극기 퍼포먼스'목포해경 '태극기 퍼포먼스'
김진애 김진애 "민주당·조정훈 3자 동시 단일화 반대"
icon가장 많이 본 기사
기사 댓글 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서울시 성북구 동소문동 2가 247 3층  |  TEL : 02-734-4530(代)  |  FAX : 02-734-8530  |  긴급연락처: 010-2755-6850
제호 : 푸른한국닷컴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아 01298  |  창간일 : 2010. 07. 20  |  발행·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 전영준  |  마케팅이사 : 김혁(010-3928-6913)
Copyright © 2010-2021 푸른한국닷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dugsum@nate.com.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