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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스포츠 최대 축제, 롤드컵 우승이 정치권에 주는 의미
최성환 | 승인 2020.11.03 21:32
담원 게이밍 선수 및 코치진들이 월드 챔피언십 우승 이후 트로피를 들어올리는 세레머니를 하고 있다. 출처 : 트위터 LoL Esports
LCK 소속팀 담원의 3년 만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 정상 탈환

The LCK back at the top!
 
[최성환 빅픽처 대표] 리그 오브 레전드 공식 대회 트위터 계정인 Lolesports에 사진과 함께 올라온 글이다. ‘LCK(League of legends Champions Korea, 리그 오브 레전드 한국 프로 리그)가 최정상으로 돌아왔다.’

2020년 10월 31일 중국 상하이 푸동 스타디움에서 열렸던 롤드컵 결승에 LCK 소속팀인 담원 게이밍이 LPL(중국 프로 리그) 소속팀인 쑤닝 게이밍을 상대로 세트스코어 3:1로 3년 만의 한국 프로팀의 우승을 이뤄냈다.

우승 직후 뜬금없이 정치권 인사인 국가혁명당 허경영 대표도 재빠르게 우승을 축하하는 메시지를 남겼다. 그의 SNS에 젊은이들은 ‘형이 왜 여기에 나타나?’하는 의아하면서 재밌는 반응을 보였다.

허경영은 마케팅의 측면에서 혹은 진심에서 우승 축하를 언급을 했지만 e스포츠와 정치를 모두 관심 있어 하는 사람들이라면 우승의 과정을 들으면 곱씹을만 하다.

우선 롤드컵이라는 약칭은 한국에서만 월드컵에 빗대어 쓰는 단어이고, 공식 명칭은 리그 오브 레전드(롤, LOL) 월드 챔피언십이다. 국가 대항전이 아니라 클럽 대항전으로 각 리그를 대표하는 상위권 클럽들이 자신이 속한 리그를 대표해 참가하며 예선에서 탈락하는 군소 리그에서부터 최대 4팀까지 출전하는 대형 리그들이 있다. 대표적으로 한국(LCK), 중국(LPL), EU(LCE), 북미(LCS) 등이 있다.

한국 프로팀들은 두 번째 대회가 시작된 2012년도부터 참여한 바로 그 대회에서 전통의 명가 아주부 프로스트(후 CJ 프로스트, 2017년 해체)가 준우승을 한 직후 이듬해인 2013년도부터 17년도까지 SKT T1와 삼성 갤럭시(현 젠지 e스포츠)가 번갈아 우승하였고 그 외에 국내 리그 경쟁 프로팀인 타이거즈와 킹존 등이 준결승 및 결승에 진출하여 한국 프로팀의 압도적인 실력을 전세계에 알렸다.

장기집권이 무너진 것은 2018년도였는데 2014년도 이후 한국에서 열리는 두 번째 대회였다. 14년도에는 8강 토너먼트부터 한국에서 열렸지만 18년도에는 예선부터 한국에서 열렸기에 기대가 많았다. 이 당시 해외팀들은 가뜩이나 수준도 높고 인프라도 높은 한국에 조기 입국하여 숙소를 얻어 연습을 했었다. 전력 노출을 피하기 위해 각 대륙의 출전 팀이 아닌 주로 롤드컵을 탈락한 국내 프로팀들과 연습 스크림을 했는데 이 당시 평가가 좋았던 팀은 담원 게이밍이었다.

담원은 이 당시 2부리그였던 2018년 롤 챌린저스 섬머에서 승격이 확정되어 2019년 롤챔스(LCK) 스프링에 출전이 확정된 승격팀이었다. 롤드컵에 진출했던 유럽의 명가 프나틱 등의 인터뷰에도 나올 정도로 한국 1부리그 승격 확정 팀의 실력에 대한 평가는 어마어마했다. 정작 한국 리그를 대표해서 나간 KT 롤스터, Afreeca 프릭스, 심지어는 디펜딩 챔피언이었던 젠지 e스포츠는 8강 및 예선 탈락으로 LCK의 몰락을 선언했다.

그 당시 우승은 중국 프로팀 IG가 했는데 IG는 인빅터스 게이밍의 약자이다. 시진핑의 정적이었던 보시라이와 친한 왕젠린이 창업한 완다 그룹이 운영한 자금력이 강한 기업이었다. 중국 프로팀인 이 팀에는 한국 리그에서 우승했던 두 명의 선수와 유망주 때부터 영입된 한 명의 선수가 용병으로 소속되었고 심지어는 감독마저 한국에서 코치생활을 했던 한국인 감독이었다.

그들이 한국에서 열렸던 롤드컵에서의 우승 지분은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컸다. 그리고 그 충격으로 대다수의 한국 프로팀들은 한동안 IG의 강한 공격성을 가진 팀이 곧 중국(LPL) 리그의 스타일이라고 생각하고 모방하는 데 집착한다.

마치 건국 이래 늘 주류를 차지했던 한국의 보수우파가 시간이 지날수록 안일해져 2016년 당시 대통령을 비롯한 친위 세력의 공천 파동과 이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여당 지도부를 연상케 한다.

오만은 걷잡을 수 없이 지나쳐서 지지층을 상대에 빼앗기고 정권을 내준 사태까지 연상케 한다. 그리고 문제의 원인을 박근혜 정권 잡던 시절의 주류의 오만이 아니라 정권을 뺏은 세력이 집회를 벌여서 몰아낸 줄 착각한다. 3년이 지난 현재까지 좌파들이 하던 것을 베껴서 거리 투쟁이나 집회에 함몰 그리고 눈치 보던 보수우파의 실태와 비슷한 상황이다.

그런 점에서 담원의 우승은 게임 대회와 정치에 모두 관심있는 사람들에게 시사 하는바가 크다. LCK는 3년 만에 정권을 탈환해서 이제 다시 전 세계를 상대로 사수에 도전하는 입장이고 한국의 보수우파는 정권을 탈환해야 되는 뒤쳐진 입장이다. 그래서 교훈을 얻어야 하는 것이다.

이듬해인 2019년 10월 유럽에서 롤드컵에서는 현재 가장 인기가 많은 SKT T1과 지난 해 승격팀이자 해외 프로팀들이 인정했던 담원과 담원보다 한 시즌 먼저 승격하여 3연속 준우승을 했던 그리핀이 각각 한국 프로팀을 대표해 참가한다.

우선 그리핀은 감독 사퇴 등으로 훗날 바른미래당 하태경 의원까지 개입했던 ‘카나비 사태’같은 취업 비리 등의 내부 문제에 의해 제대로 실력 발휘를 못하여 8강 탈락을 했다.

이 당시 담원은 국내 성적은 낮지만 해외에서 잘 통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담원은 작년 롤드컵을 우승했던 중국 IG팀의 감독이 금의환향을 했고 스타일이 국제용이라는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큰 대회에 첫 출전이라는 경험 부족을 안고 예선에서 지난 해 우승팀 IG를 잡는 파란을 일으켰지만 8강에서 유럽의 최강 팀이자 한국 킬러인 G2 esports에 패배했다.

전 세계적인 인기 팀이자 게임계의 메시 혹은 마이클 조던이라고 불리며 ‘Faker’ 이상혁이 소속된 롤드컵 최다 우승(3회)팀인 SKT T1은 8강에서 담원을 떨어뜨린 G2를 만나 3:1로 패배하는데 G2가 오히려 한국 프로리그의 장점이자 특징인 싸움을 최대한 피하고 운영 위주로 경기를 주도하는 전략으로 SK가 말림당해 패배했다.

위에서 말했듯 18년도의 6연패 좌절이라는 충격으로 인해 원인 분석의 수준이 단순히 베끼다가 자신들이 갖고 있던 색깔과 장점을 잃어버린 것이었다.

SKT가 작년에 롤드컵에서 우승을 이뤄냈다면 필자는 오늘 이 칼럼을 쓰지 않았다. 물론 시청자이자 게임 팬으로써 기뻐했을 것이다. 지난 해 보수우파라는 거대야당 자유한국당의 행태를 보면 유사한 점을 찾을 수 있다. 보수나 우파는 이론이나 이념을 치열하게 연구하는 점은 취약한 구조이지만 품위와 현실적인 실천으로 오랫동안 주류에 있었다. 그게 대한민국에서의 보수우파의 장점이었다.

본래 진보나 좌파 세력들은 상대적으로 책을 보거나 지식을 쌓는 데 투자하는 시간이 자본을 벌어들이는 시간보다 많은 사람들이 반대쪽보다 비교적 많다. 그들이 있기에 집회도 소수이지만 자주 열리며 단체나 정당도 여러 가지 만들 수가 있다. 그건 그들이 그렇게라도 해야 살아남는다는 몸부림이자 그들의 색깔로서 인정하고 존중하면 되는 일이었다.

그런데 작년 황교안 체제에서의 자유한국당을 보면 저들의 집회를 흉내 내는 것에 급급해 행진할 때나 연설할 때의 발언에서 품위를 상실했다. 퍼포먼스에만 치중하여 결과가 어떻게 나오냐에 대한 진중한 생각은 없었던 것이다.

반성을 하고 기존의 장점을 바탕으로 보완하면 될 상황에서 비뚤어진 자학성 평가로 색깔마저 잃어버렸다. 2연속 중국 프로팀의 롤드컵 우승을 지켜보던 LCK처럼 대선에 이어 올해 총선마저 내준 한국 보수우파의 현실을 보는 듯 했다.

18년도는 이변이라고 쳐도 19년도에는 더 이상 한국롤, 소위 김치롤은 세계 최강이 아니라는 평가가 확인사살되었다. 18년도 4부리그라는 오명에서 이듬해 겨우 북미 LCS 프로팀을 제치고 3부리그 수준에서 중국과 유럽의 하위 단계로 체념하는 이가 늘어난 상태로 2020년을 맞이했다. 중국에 진출하는 선수들은 과거에는 한국에서 밀려서 돈이라도 벌자는 뜻으로 여겨졌다면 이 시기부터 중국 진출자들은 상위리그에 진출하는 선수로 대접받았다.

그러나 올해 한국 롤드컵 대표팀 선발전에서 스프링 시즌을 우승했던 SKT T1이 탈락하고 스프링 시즌의 부진을 재정비하여 섬머 시즌을 우승한 담원 게이밍과 작년 그리핀 사태의 피해자였던 감독이 새로 임명되어 지휘한 DRX와 삼성 명가의 아성을 잇던 젠지 e스포츠가 롤드컵에 출전하는 LCK 팀들로 뽑혔다.

결과부터 말하면 DRX나 젠지는 작년처럼 예선 통과는 했지만 8강에서 탈락했다. 작년에 경험을 쌓았던 국제용으로 통할 것 같은 담원 게이밍에 국내 팬들은 모든 기대를 걸었다. 담원 게이밍에 유일하게 세계 대회 경험이 없던 선수는 섬머 시즌 때 담원과 비슷한 시기에 같이 승격한 라이벌인 샌드박스 게이밍 출신의 바텀(BOT AD) 포지션을 맡던 ‘고스트’ 장용준이었다.

그에 대해서 개인적으로 말하자면 세계 대회 경험은 처음이었지만 그 누구 못지않은 굴곡을 겼었던 선수였다. 프로 경력은 팀 내의 다른 선수들보다 많았지만 과거 CJ와 BBQ 2번의 강등을 겪었고 같은 포지션 내 최하위로 평가되었다.

작년 스프링 시즌 담원과 같이 승격한 샌드박스 게이밍에 영입되었을 때만해도 무시를 당했다. 막상 시즌이 시작된 후 팀의 성향과 자신의 경기 스타일이 맞물려 팀의 성적에 기여하자 아이디에서 비롯한 별명인 ‘성령좌’로 재평가되었다.

약점을 보완한 담원 게이밍은 제목처럼 2020년 롤드컵 결승에서 베트남과 대만 각각의 국적을 지닌 선수들을 포함하여 출전한 중국 팀인 쑤닝 그룹의 쑤닝 게이밍에게 3:1로 승리하고 LCK의 부활을 입증했다.

물론 이번 우승으로 물론 과거 다른 리그의 경쟁자들을 압도할 정도는 아니며 언제든지 중국의 프로팀들이나 유럽의 강자이자 한국 킬러인 G2 eports 등은 언제든지 다음 시즌 롤드컵에서 우승을 재탈환할 수 있는 전력을 갖고 있다.

그러나 담원 게이밍의 우승은 새로운 시작이지만 여러 긍정적 효과를 낳는다. 우선 담원 게이밍은 2018년도에 해외 팀들과 연습 경기에서부터 인정받은 것처럼 LCK 스타일인 초반부터 강하게 압박하는 탈수기 운영 메타를 유지하되 경쟁자인 중국 리그의 장점인 교전 능력을 흡입했다.

타 한국 팀들처럼 뱁새가 황새를 따라잡는 무모한 짓이나 단순히 장점만 극대화하는 경기를 하지 않았다. 프렌차이즈 시스템이 도입되는 내년 LCK 스프링 시즌부터는 다른 프로팀들이 과거 SK, 삼성에 이어 새로운 우승팀인 담원 게이밍의 사례를 보고 배울 것이다.

정치도 그렇다. 원인 분석을 제대로 하지 않고, 아니 제대로 할 줄 알면서 쉬쉬하고 다른 변명들로 일관하다가 결국 4년 내내 선거를 이겨본 적이 없다. 세계를 장기간 동안 재패하던 리그가 한순간에 몰락했던 것과 건국 이래 주류를 놓쳐본 적이 없는 보수우파가 몰락한 것의 공통점은 안일함이었다.

둘 다 공통으로 해결방법을 상대방의 특징을 자신이 베끼지 못한 것으로 오해했다. LCK는 LPL이 오랫동안 지녔던 플레이 스타일을 단 시간 내로 따라 잡으려다가 고생한 것처럼 보수우파는 탄핵 이후 정권을 내주고 나서 그들이 단지 집회를 자주한다는 이유로 집회로만 모든 것을 해결하려고 했다.

한국 프로팀들은 경기 내용은 화려하지 않지만 실리를 추구하는 운영으로 오랫동안 지배했다. 그런데 운영이라는 것에 예를 들어 ‘정글러 대각선 공식’처럼 굳이 규칙을 넣기 시작했다. 사람과 사람의 대결에서 어떻게 규칙을 넣을 수 있단 말인가? 너무 안일했다.

보수우파도 똑같다. 오랫동안 상대 진영을 단지 종북으로 매도만 하면 알아서 반 이상은 먹고 갈 것으로 공식처럼 여겨왔다. 아니 이건 게임이 아니라 정치니까 공식보다는 정치공학이다. 그러나 통합진보당 해산으로 더 이상의 종북몰이는 어려워졌다.

상대에게 도덕성과 법치를 운운하며 이득을 챙겼으니 곧 이어 자신들에게도 엄청난 도덕성과 법치가 요구될 것을 몰랐던 것이다. 그저 애국과 안보만 얘기하면 공산주의를 싫어하는 국민들이 늘 찍어줄 것이라는 착각과 오만이었다.

오만했던 과거에 대한 승복과 반성을 뒤로 하고 정권을 탈환한다는 해법이 그저 자칭 전향자들을 데려오고, 그들보다 능력도 없으면서 그들이 집회하던 것을 부러워해 그저 숫자만 채우는 의미없는 태극기 집회만 했다.

2012년 대선 득표율인 51.6%를 얻어야 하는데 30%에 육박하는 탄핵을 수용하자는 무당층을 외면하고 0.1%의 태극기 극렬분자들에만 얽매인 것이다. 결국 지난 대선에서는 27%를 잃었고, 이번 총선에서는 미래통합당 평균 득표율이 약 41% 대이니 탄핵 이후 3년이 지난 현재 아직 10%도 되찾지 못했다.

게다가 미래통합당을 이어받은 국민의힘은 과거 LCK 팀들이 IG 쇼크에서 못벗어나듯이 외부인재 영입만 생각하고 있다. 대선주자로 요리 사업가 백종원이 언급되더니 미스터트롯으로 유명한 임영웅이 언급된 것이 시작이었다.

내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다가오니 홍정욱 전 의원이 언급되고 얼마 전에는 경기도 판교에 본사를 두고 있는 김택진 NC소프트 대표이사의 출마설이 돌았고 현재는 민주당을 탈당한 금태섭 전 의원의 얘기도 나온다. 공수처 반대를 국회의원 전체 중에서 금태섭 혼자 했는가?

분명히 말하지만 보수우파 정당과 정치인들이 타격을 받고 몰락한 것이다. 보수우파를 표방한 정당을 찍어준 국민들이 단체로 수용소에 갇혀서 투표를 강제로 못한 상황도 아니다. 실망스러움에 찍어주지 않는 것이다.

LOL 한국 리그의 특징인 탈수기 운영 메타와 교전 능력을 모두 갖춘 담원 게이밍이 국제 대회에서 통하여 정상을 탈환한 것처럼 국민의 다수가 찬성했던 박근혜 탄핵에 대해 자유로운 사람들이 전면에 나서야 된다.

담원 게이밍이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고생했듯이 탄핵을 수용 혹은 찬성했던 정치인들도 당내 경선이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당이 아수라장이었던 지난 총선에서도 평균 득표율을 보면 그들이 수도권에서 그나마 선전했다.

국민의힘은 그런 장수들을 바탕으로 삼아 나아가야 하는데 보수라는 단어도 거부하면서까지 뜯어고치려고 한다.

이번 서울시장 선거도 경선을 통해 탄핵과 태극기부대 프레임에서 자유롭고 보수우파 고유의 특징인 품위를 갖춘 자가 후보가 된다면 근 10년만의 탈환이 가능할 것이다. 분명한 원인과 분명한 결과가 쓰여져 있는 넓은 길을 더 이상 외면하지 말고 무모한 산길을 개척할 헛짓은 지양되어야 한다.


푸른한국닷컴, BLUKOREADOT

최성환  gogodun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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