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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일(親日) 청산, 어떻게 볼 것인가.
김성춘 | 승인 2020.09.06 18:24
김원웅 광복회 회장이 8·15 경축사에서 친일 청산 문제를 다시 제기 하였다.

정파나 사회단체들이 입장에 따라 코멘트를 했지만 어디 이 문제가 입장에 따라 의견이 갈릴 문제인가. 국가 수호를 위한 전쟁에서는 반드시 승리해야 하는 것처럼 의견이 한 가닥으로 모여야 하는 문제인 것이다.

사람은 의미를 먹고 사는 동물이기 때문에 「호모 사피엔스」라 한다. 그 의미가 확대되면 곧 국가의 정체성이 되고 민족정기인데, 지금까지 이를 가로막은 것이 있었으니 바로 친일 잔재였던 것이다.

어떻게 친일한 사람은 몇 대가 떵떵거리며 살고 독립운동한 집안은 몇 대가 빈한하게 살아야 한단 말인가? 국가는 포폄이 분명하고 상벌이 엄정할 때 나라다운 나라라고 할 수 있다.

누구나 일제 강점기에 친일할 수도 있고 부역할 수도 있다. 그러나 해방이 된 새 나라에서는 국민 앞에 용서를 구하고 반성을 해야 하는 것이다. 대한민국은 용서를 빌고 반성하는 사람과는 같이 갈 수 있어도 그렇지 않은 사람하고는 같이 갈 수 없는 것이다.

또 친일이나 부역을 했어도 불이익을 받거나 차별을 받지 않을 수 있지만 숭모와 추념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일제하 그 어려운 시기에 우리는 누가 무엇을 하지 않고 무엇을 취하지 않은 것을 알아야 할 권리가 있고 선양해야할 의무가 있는 것이다. 보통사람을 우러러보거나 기려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우리가 친일을 청산하자는 것은 민족 앞에 죄를 지은 사람을 단죄한다는 의미보다는 역사의 거울로 삼자는 것이다. 누가 충성했고. 누가 배신했으며, 누가 신실하고 누가 간악했는지 알자는 것이다.

이것은 저 사마천이 사기를 쓰면서 일관한 정신 「헛되이 찬미하지 않고 나쁜 것을 숨기지 않는다. 不虛美 不隱惡」의 실록정신을 오늘에 되살리는 길이기도 한 것이다.

역사에 가정이 없다지만 만약 반민특위가 해체되지 않고 제대로 기능을 했다면 프랑스의 망명정부인 드골의 자유 프랑스처럼 김구선생의 임정이 정권을 잡았더라면 대한민국의 근대사는 오늘과는 다르게 전개되었을 것이다.

프랑스는 나치에 협력한 사람 150만-200만 중에 99만 명을 체포하여 숙청재판소에서 14만여 명에게 사형(783) 노동형 징역형 금고형 공민권 박탈 등을 하였고, 별도로 시민법정에서 4만 6천여 명에게 부역죄를 선고하였다.

친일 청산은 정의의 회복이고 공정성의 회복이자 도덕의 복원이고 정명(正名)의 복원이라 할 수 있다. 친일 청산을 못한 대가는 두고두고 대한민국을 갈등 속에 몰아넣으니 그것은 친일과 독재세력들이 교묘하게 프레임을 바꿔 민족·애국세력은 진보로 자기네는 보수로 둔갑시켜 아직까지도 한국정치를 주무르고 언론을 장악한 것이다.

친일 청산을 못한 대가는 또 대한민국에서 노블레스 오블리주(높은 신분에 따른 도덕적 의무)정신을 사라지게 했다는 것이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출세지향적인 사람과 기회주의적인 사람만을 양산한 것이다. 도의나 도리가 우습게 되고 힘과 편법이 그 자리를 대신한 것이다.

사람들은 듣기 좋게 화합과 통합을 말하지만 진정한 화합이나 통합은 속죄와 반성이 전제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수반되지 않으면 친일 같은 역사는 되풀이될 수밖에 없으며 물과 기름 같은 존재로서 대한민국은 계속 악성종양을 몸속에 지니고 살아갈 수박에 없는 것이다.

김회장의 언급은 아직 대한민국은 자정능력이 있다는 확인이고 단재 신채호 이래 끊어진 기개가 살아있음의 발견이다. 김회장의 말은 세상의 아이러니 한국의 아이러니를 바로잡자는 충정일 것이고,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후세에 올바른 족적(足跡)을 남겨주자는 호소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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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춘  kimmaeul@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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