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통일 안보 최성환
6.25 다부동 전투 ‘55일 버티기’ vs 노바 1492 ‘5분 버티기’
최성환 | 승인 2020.09.04 09:35
스타크래프트2 게임에 존재하는 6.25 전쟁 모드이다. 개발사가 아니라 일반인이 직접 만든 맵으로 각각 중국, 북한, 대한민국, 미국 등을 선택할 수 있다. 사진에 나오는 부분은 실제 전쟁처럼 게임 시작한 지 3분 만에 북한 플레이어가 인민군을 이끌고 몰아치는데 수비하는 위치가 대구 부근이다. 당시 수비하는 대한민국 플레이어가 이 게임의 주인공이다. 출처 : 아구 TV(유튜브)
망치의 화려한 등장을 위한 모루의 처절함

[최성환 빅픽처 대표] 지난 7월 10일 백선엽 장군이 별세했다. 장군의 사망 전 현충원 안장 찬반과 관련해서 6.25 이전 간도특설대 행적을 갖고 친일 부역이냐 생계를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냐의 치열한 공방이 있었다.

사망 이후에도 한일합방 이후에 태어나서 조선이라는 나라의 존재를 단 1분해보지 못했던 그에 대한 친일 공방은 광복절까지 계속되었다.

광복절에 애국가 작곡가 안익태 등까지 끌어들이며 해방 이전의 행적에 대해 백선엽 장군을 비판하던 김원웅 광복회장은 이틀 뒤인 8월 17일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6.25 전쟁 첫 날과 둘째 날에 백선엽 장군이 나타나지 않았으며 심지어는 그의 공적인 다부동 전투도 전부 미군이 포를 쏴서 처리하고 백선엽의 1사단은 그저 진군만 했다고 발언했다. 한국전쟁 당시의 행적을 가지고 거짓이라고 비판한 것은 김원웅 광복회장 말이 처음이었다.
 
북한의 최대 남침선 출처 : 온라인 커뮤니티
김원웅 광복회장의 말이 사실이라면 이 지도에 나온 사단 배치표가 거짓일까? 장례식장에 찾아온 에이브럼스 주한미군 사령관 아니 그 전에 백선엽 장군의 생일만 되면 축하하러 찾아오는 미군 고위 장성들은 수십 년 동안 역사를 기만당한 건가?

초강대국 미국이 배려심이 깊어서 ‘한국 너희도 자랑거리 하나 있어야지.’ 라며 전래 동화같은 구전 문학을 한국인들이 사실처럼 배워도 묵인해주는 건가?

김원웅 같은 사람들을 참전용사들이 다른 세상에서 지켜보게 된다면 어떤 느낌이 들까? 아마 ‘내가 이러려고 대한민국을 지키려고 목숨을 바쳤나?’ 같은 자괴감이 들 것이다. 자기도 나름 독립운동가 후손이라고 자존심이 엄청 강할테니 발언에 대해 사과할 리도 없고 기대도 하지 않는다.

다만 지난 인터뷰에서 자기가 증오하는 미국의 군대가 무기로 다부동 전투를 주도했다는 그 발언만 바꾸지 않기를 바란다.

첫째는 국제 문제가 될 수도 있고 다음으로는 당시 늦여름이었으니 다부동은 한반도에서 가장 덥다는 대구 근처에 위치해서 혹여 북한군이 날씨 때문에 전진을 못했다고 이제 미군까지 싸잡아 폄하하지 않을까 심히 우려된다.

 6.25 전쟁에는 두 개의 망치가 있었다. 개전 초기 북한의 망치는 춘천 전투에서 6사단에게 패해 망치 스스로가 깨져버렸다. 그 망치가 진격해서 위력을 발휘했다면 후퇴하던 국군 대다수가 괴멸 당했을 것이며 아마 낙동강 전선은 형성되지도 않았을 것이다.

반면 연합군의 망치는 성공한다. 다부동 전투에서 1달 넘게 버티며 든든한 모루 역할을 하던 중 북한이라는 쇠붙이가 모루 하나 급하게 깨부수겠다고 후방 병력을 죄다 투입한 사이 순식간에 상대의 보급로와 전세를 모두 뺏은 것이다.

당시 낙동강 전선의 백선엽 장군을 비롯한 국군과 미군은 최고의 보루 역할로 최후의 55일을 버틴 것이다. ‘최후의 5분’이라는 군가는 군인들에게 50일 이상을 버티라고 하면 너무 가혹하고 와닿지 않으니 5분으로 엄청난 압축을 한 것일까?

공교롭게도 19년 전에 국산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RTS) 게임 중에 5분 버티기의 중요성을 강조한 노바 1492라는 온라인 게임이 있었다. 2001년도 당시 천편일률적으로 비슷한 게임들에 시시함을 느끼다가 게임정보 프로그램에서 새로나올 게임이라고 홍보하는 것을 보고 즉시 가입하고 다운로드 받았다.

그러나 아직 공개된 오픈베타 테스트 단계가 아니라 제한된 인원을 선착순으로 뽑아서 시범 서비스를 운영하는 클로즈베타 테스트 단계였고 3000명 중에 필자도 뽑혔다. 역시나 이 시기에는 개발사인 아라마루 자사 서버만 운영이라 인지도가 낮은 상태였다. 학교에서도 아는 사람이 필자 혼자였다.

여담으로 이후 다른 재밌을 것 같은 게임이 생겨서 노바 1492를 그만둔 후 온게임넷, MBC게임같은 양대 방송사에서 게임대회를 개최하고 자사 서버 뿐만 아니라 현재까지도 국내 대형 게임사 빅3 내지 빅4에 들어가는 넷마블에서 2002년 1월 초부터 서비스를 했다. 그러자 학교에서 수십명이 그 게임을 시작했었다.

여하튼 당시 게임을 했을 때 대다수의 일렉트로닉 음악이 괜찮아서 기억에 남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노래는 5분 버티기 랩(Five minutes rap)이었다. 게임 이름과 비슷했던 당시 그룹인 노바소닉에서 부른 랩이라는데 이 시기 노바소닉의 래퍼가 현재 <쇼 미 더 머니> 시리즈를 진행하는 김진표였으니 아마 그가 불렀지 않았나 싶다. 목소리도 비슷한 것 같다.
 
노바 1492 5분 버티기 모드 맵. 개발사 운영자가 직접 보여주기 위해 게임을 하는 영상이다. 난이도가 높아서 그런지 화면에 아직 1분 넘게 남았는데도 기지가 파괴당하기 직전에 적군은 몰려드는 상황이라 처절해보인다. 출처 : 노바 1492(유튜브)
처음에는 그냥 뭐 랩이 나오는구나 싶었는데 이게 딱 5분짜리 노래이며 게임에서도 아무 때나 나오는 것이 아니라 여러 게임 방식 중에 5분 버티기 모드에만 나오는 것이었다. 노래 시작할 때부터 적이 공격을 하고 자신과 아군은 본진에서 병력을 뽑아내어 노래가 끝날 때까지 자신 및 아군의 전체 건물이 파괴되지 않도록 버텨야한다는 규칙이다.

지금까지 그 게임을 했던 사람들에게 가장 많은 기억이 남는 것은 브람스 현악 6중주 1번 B플랫을 바탕으로 편곡한 것에 래핑이 어우러진 것인데 랩 가사가 게임 스토리 전체를 축약한 것이었다.

처음은 SF의 뻔한 클리셰다. 인간들은 역시나 큰 전쟁을 벌이고 황폐한 지구에 자신들이 새로운 국가를 만들고 이런 시기에 외계 종족이 쳐들어오고 그들에게 항복하며 그 외계 종족은 인간들을 통제하고 힘만 약한 것이 아닌 인내심도 약하고 자유 의지가 강한 인간은 과거의 패배를 망각하고 저항을 하며 역시 역부족인 상태다.

여기서 다른 부분이 자신들을 지배하는 외계 종족의 다른 분파가 멀리 다른 곳에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된 인간들이 그들의 지원을 받으러 차원 관문을 통해 동맹을 맺고 지원군을 끌어오려고 지도층 중 일부가 사절단으로 직접 나선다.

외계 종족은 원격 조종으로 로봇을 조종하는데 인간은 파일럿이 직접 로봇에 타서 로봇을 만지니 서로 소모전을 벌이면 인간은 로봇도 문제지만 조종할 사람도 줄어드는 인력 손실을 입어 전력이 엄청 감소하는 반면에 외계 종족은 그렇지 않았다.

그게 인류가 패배한 것이고 일부 기술을 훔쳐와서 다시 저항을 해도 속수무책인 것이다. 그래서 그들과 비슷한 혈통이지만 사이는 나쁜 다른 부족을 끌어들여 기술을 배우겠다는 것이었다.

당연히 외계 종족은 가만둘 수 없었고 이미 최후의 요새까지 밀릴 데로 밀린 인류는 여기서 지면 끝이라는 생각에 모든 면에서 열세이지만 최후의 5분을 버티기 위해 사투를 벌인 것이다.

김일성이 충주 수안보에 내려가서 8월 15일까지 부산을 점령하라는 명령에 총공세를 펼치던 북한군을 상대로 55일 동안 사투를 벌였던 다부동 전투처럼 말이다.

게임 스토리에서는 5분을 버틴 덕에 지원군이 차원 관문으로 도착하여 메탈리언을 몰아내고 모쉬 족과 자유연합이라는 동맹을 맺는다.

이후 기술을 배우고 역시나 외계 종족과 비교했을 때 스타크래프트에서도 나오는 인간의 장점은 잠재력이라는 설정이 작동하여 배운 기술을 응용했다고 한다. 결국 외계 종족 메탈리언을 축출하여 해방을 맞는다. 여기에 해피엔딩이면 후속작을 낼 수 없으니 궁극의 클리셰가 들어가는데 이게 바로 망각과 교만이다.

기술을 배우고 위협하는 적을 몰아낸 인간들은 과거에 자신들이 위협받았던 시절을 이집트를 탈출하고 가나안에 돌아와서 신을 잊은 이스라엘 사람들 마냥 망각하고 일부 과격파들은 공화국 설립을 반대하여 반대를 일으키고 저명한 과학자를 죽이고 신무기를 훔쳐 내전을 일으키는 것으로 게임 스토리는 종결짓는다.

기지를 사수 못했으면 지원군이 와도 아무 소용이 없던 게임 스토리처럼 인천상륙작전을 성공해도 다부동전투에서 패배하고 파죽지세로 내려오는 북한군에게 임시수도 부산까지 함락되었으면 무슨 소용이었을까?

가까운 교만으로는 맥아더가 필리핀 시절부터 상륙작전에 중독된 마냥 원산상륙작전을 감행함으로써 더욱 확실한 승리를 놓친 것이요, 먼 교만으로는 한반도의 분단은 북한군의 저항이 아닌 중공군의 개입으로 통일이 좌절되었는데 그런 역사를 망각하고 중공군 행사인 전승절에 참석한 대한민국 대통령 박근혜나 얼마 전 축전을 보냈다는 김원웅 광복회장같은 사람들이 아닐까?

모세나 아론 등은 이미 다 죽었는데 어리석은 히브리 백성들만 남아서 건방을 떠는 듯한 이 현실이 그저 안타까울 뿐이다.


푸른한국닷컴, BLUKOREADOT

최성환  gogodunk@naver.com

<저작권자 © 푸른한국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최성환의 다른기사 보기
icon최근 이슈기사
윤 대통령, 회암사 사리 이운 기념 문화축제 및 삼대화상 다례재 참석윤 대통령, 회암사 사리 이운 기념 문화축제 및 삼대화상 다례재 참석
개혁신당 신임 당 대표, 허은아 의원 선출개혁신당 신임 당 대표, 허은아 의원 선출
뉴진스 멤버 전원 ‘엄마’ 민희진 위해 법원에 탄원서 제출뉴진스 멤버 전원 ‘엄마’ 민희진 위해 법원에 탄원서 제출
[리얼미터] 2024년 4월 광역자치단체 평가 광역단체장 정당지표 오세훈 1위[리얼미터] 2024년 4월 광역자치단체 평가 광역단체장 정당지표 오세훈 1위
icon가장 많이 본 기사
기사 댓글 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서울시 성북구 동소문동 2가 247 3층  |  TEL : 02-734-4530(代)  |  FAX : 02-734-8530  |  긴급연락처: 010-2755-6850
제호 : 푸른한국닷컴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아 01298  |  창간일 : 2010. 07. 20  |  발행·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 전영준  |  마케팅이사 : 김혁(010-3928-6913)
Copyright © 2010-2024 푸른한국닷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dugsum@nate.com.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