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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값 폭등과 장발장
김성춘 | 승인 2020.07.20 16:51
우리가 잘 아는 장발장은 배고픈 조카들을 먹이려고 빵 한 조각을 훔친 죄로 징역 5년을 살다가 네 번의 탈옥에 실패하여 19년을 감옥에서 보내게 된다.

[김성춘 푸른한국닷컴 칼럼위원] 오늘 대한민국에서 아파트 가격은 밤사이에 1억 원이 오르기도 하고 1년에 2∼3 억 원은 보통이고 10년이면 10억 20억이 오르고 있다.

그런데 불로소득측면에서 보면 장발장은 아파트부자에 비하면 「새 발의 피」이고, 비난가능성측면에서 보더라도 장발장은 아파트부자들보다 훨씬 덜한데도 현실에서는 장발장만 처벌을 받게 된다. 왜냐하면 장발장은 실정법에 저촉되기 때문이고 아파트부자들은 실정법 밖에 있기 때문이다.

「법은 도덕의 최소한」이라는 말이 있다. 많은 도덕 중에서 몇 가지 선별된 것이 법이라면, 많은 도덕들은 언제든지 법이 될 수 있음을 암시한다. 장발장이나 아파트부자들이나 부도덕하기는 마찬가지지만 법이라는 언덕에 의해서 동쪽에 빗물이 떨어지면 동해로 서쪽에 떨어지면 서해로 가는 운명인 것이다.

그러나 세상에는 실정법만 있는 것은 아니다. 실정법을 낳은 마음의 법이라는 자연법이 있고. 자연법이 의지하는 하늘법이라는 것도 있다. 그 자연법이나 하늘법에 비추어 본다면 진짜 용서받지 못하고 가중 처벌되어야 할 사람은 지금 우리가 아는 것 하고는 정반대일 수도 있다.

경제성장률이 년 5% 이상이고 국민소득이 5만 달러가 됐다하더라도 3년 동안에 아파트가격이 50%나 올랐다면 그건 희한한 일이고 비정상적인 것이리라. 아파트가격 폭등에 전국민이 전전긍긍하고 전국민이 모두 불한당의 마음을 가졌다면 도덕심이 마비됐거나 도덕지수가 오수(汚水)수준의 나라라고 해도 무방할 것이다.

도덕이 무너진 나라는 희망이 없는 나라이다. 도덕이 왜 중요하냐하면 소규모집단이나 조직은 완력이나 법령만으로도 통제를 할 수 있지만 한 국가나 한 사회는 더 높은 가치체계인 도덕으로만 다스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 이 나라에서는 아파트값 폭등으로 도덕이 산산조각 났다고 볼 수 있다.

어떻게 내년도 최저임금으로 1·5% 130원 올리는 나라에서 청와대 비서실장이 2006년 5월, 2억 8000만원에 산 아파트가 현재 호가가 15억이 되느냐 하는 것이다. 단언컨대 강남의 모든 아파트는 이보다 더하면 더했지 못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 나라 사람들은 모두 알라딘의 요술 램프를 가졌거나 아니면 모두 칼만 안 들었지 날강도일 것이다.

그런데도 이 나라에서는 「만 명을 죽이면 영웅이 되고. 한 사람을 죽이면 살인범이 된다.」는 말에 익숙해서 그런지 경악하는 것도 없고 「이래선 안 된다.」거나 「이건 아니다.」라는 이의나 자성의 소리는 없고 부끄러워하는 사람도 없다. 모두가 아파트값 폭등의 수혜자로 아파트 카르텔에 단단히 연결되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공직자가 좀 생각이 있어 솔선수범해서 서울의 아파트를 팔면 반헌법적이라고 개풀 뜯어 먹는 소리 하는 사람이 있고, 분명 갭 투기인데도 갭 투자라고 내보내는 언론의 작태에서 서로 속이고 속는 괴도 루팡이나 셜록 홈즈의 탐정물을 읽는듯하여 나라나 군주보다도 더 우선인 민생은 앞으로 더 험난할 것임을 알 수 있다.

전에는 가난한 사람들이 주로 떼를 쓰고 떼법이 있었다면 요새는 기득권자들이 아파트가격을 떼거리로 올리고 떼법을 쓴다. 마치 아이히만처럼 「칸트의 순수이성비판을 정독했고, 나는 선량하다.」고 말하며 아파트값 폭등에는 표정관리하면서. 모두 아파트 때문에 대한민국 사람들은 강안(强顔) 여자, 강안(强顔) 남자가 된 것이다.

과연 3년 동안에 아파트 가격이 50%가 오르는 것이 사유재산권의 자유인가?

과연 당신은 빵 한 조각에 만족하는 장발장인가, 그렇지 않으면 1년에 아파트값 폭등으로 10억∼20억을 벌어도 만족할 줄 모르는 아파트부자인가?

국적(國賊)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땀 흘려 돈 버는 것을 우습게 알고 가볍게 만든 사람이 국적(國賊)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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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춘  kimmaeul@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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