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사람들이 투표장에 많이 들어와 60%가까이 투표율을 기록함으로서 박원순 후보의 선출에 기여를 했다.

구태정치를 청산하고 새로운 정치의 도래를 바라는 마음들이라고 박원순 후보측은 흥분했다.

‘새로움’이란 숲은 봤지만 그것을 만드는 ‘나무’들의 생각은 제대로 읽지 못했다. 그 나무들은 안철수. 박원순을 지지하는 사람들만 있는 것이 아니라 미우나 고우나 비가오나 눈이오나 오직 민주당만을 지지했던 사람들도 있다는 것을 몰랐다.

국민들의 관심을 끌 ‘이벤트’로 성공적인 야권단일화만 하면 민주당 사람들은 모두가 쫓아 올 것이라 생각했던 것이다.

지난 13일부터 서울시장 보궐선거 선거운동이 본격화되면서 박원순 후보측은 그 여망을 민주당 지지자들에게 보여 주지 못했다.

정치에 조금이라도 관심 있는 사람들은 박원순 후보가 갖고 있는 딜레마가 “민주당 지지자들의 열혈지지를 위해 어떻게 푸느냐가 관건이다”라고 생각들 했을 것이다.

박 후보 측은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이 아니라 민주당 지지자들의 열성적인 지지를 받아야 하는 것이 큰 과제였다.

▲ 박원순 후보는 선거운동 시작 전 민주당 손학규 대표와 만나 민주당 입당을 포기한다고 전했다. 이에 손학규 대표는 ‘이해한다’며 받아들였다.

박원순 후보가 추구하는 가치에 반에 기존 시민세력들이 등을 돌릴 것이라고 그 이유를 댔다. 중도보수층의 지지를 끌어내는 외연확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전략적인 판단도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잘못된 판단이었다. 시민세력들은 그들의 정체성이 확실해 중도보수 표를 끌어오기엔 한계가 있다. 열성적인 것 같지만 그들은 달랑 표 하나다.

그러나 민주당 지지자들은 열성을 넘어 극성적이다. 표를 하나 갖고 오기 위해 인터넷이 아니라 발로 뛰며 모은다.

아무리 정당정치가 쇠퇴한다고 하더라도 그 조직의 견고함은 시민단체의 그것과는 비교할 수가 없다.

정치적 의식으로 무장하고 단련된 조직이 바로 정당조직이다. 단순한 생활적 이슈나 이해관계에 의해 뭉친 조직이 아니라 정권창출을 목표로 움직이는 조직이 정당조직이다.

작년 6.2 지방선거 경기도 도지사 선거에서 유시민 후보가 야권 단일 후보가 되었지만 민주당 지지자들의 도움을 못 받아 패배한 것이 그 좋은 예다.

▲ 박원순 후보측은 민주당 지지자들을 끌어모을 이슈를 만들어 내지 못하고 있다.

박원순 후보의 의구심에 민주당 사람들이 적극적 지지를 망설이고 있다면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할 수 있는 이슈를 만들어내야 하는 데 못하고 있다.

되레 박원순 후보에게 제기되는 각종 의혹에 대응하느라 다른 일에 손도 못쓰고 있다.

反이명박 프레임 설정도 박원순 후보가 이명박 대통령의 서울시장 재임 중 받은 후원금이라는 족쇄로 인간적인 면까지 초월하면서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즉. 박원순이 좋아서 박원순을 지지하는것이 아니라 한나라당과 이명박이 싫어서 야권연대를 지지한다는 프레임을 못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 구조적으로 박원순 후보측은 힘든 싸움을 하게 되어 있다.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박원순 후보는 야권단일 후보가 되었지만 기호배정에서 무소속이라 2번이 아닌 10번을 배정 받았다.

이것은 각종 선거에서 누릴 수 있는 정당 프레미엄의 혜택을 못 받게 되었다. 선거에서 몇 표차로 당락이 결정된다고 볼때 앞 번호 배정은 상당한 이점이 있다.

서울시의회 민주당 소속의 수많은 보좌관들과 시의원,구의원들이 .선거법상 적극적인 박원순 후보 지원 운동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들이 기호 10번을 외치며 무소속 후보를 도울 수 없다는 것이다. 결국 선거운동의 주체가 민주당이 아니라 아마추어 시민단체 사람들이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다.

민주당 손학규 대표가 양천구청장 재선거 민주당 김수영 후보의 선거지원할 때 기호 2번 띠를 두루고 했다. 만약 박원순 후보가 기호 2번이었다면 상당한 효과가 있었다고 본다.

▲ 민주당 지지자들은 민주당 간판 내리는 것에 두려움이 크다.

언론에서는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박원순 후보가 승리하면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 ‘민주당 간판 내린다는 것이다.

이런 인식이 팽배한 상태에서 민주당 지지자들이 적극적으로 박원순 후보를 도울 바보는 없다.

만약 이런 정치상황이 처음이었다면 속는 셈치고 해보자고 하겠지만 그들에게는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당한 아픈 상처가 있다.

2002년 민주당이 똘똘 뭉쳐 노무현 대통령을 만들었지만 돌아 온 것은 민주당 간판내리고 ‘부패정당, 지역정당’이라는 비판이었다.

민주당 사람들은 이런 상황이라면 되레 나경원 후보가 당선되어도 무방하다고 생각들 하고 있다.

사실 이번 선거는 새로운 선거가 아니다. 야권후보 박원순 후보가 패배해도 민주당은 손해 볼것이 하나도 없다. 원래 서울시장은 한나라당 것이었으니까 말이다.

민주당 사람들은 이구동성으로 “힘을 모아 反이명박, 反한나라당을 외쳐도 힘든 싸움이 될텐데 야권내부에서 反박원순, 反민주당으로 나뉘어 있는 한 힘든 싸움이 되리라 본다”고 말하고 있다.

문제는 그 타래를 풀 수 있는 해법이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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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일 기자  news1@bluekoreado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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