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준수 리얼콘 칼럼니스트]

드디어 13일부터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었다.

그동안 줄곧 밀리던 나경원 후보가 정책선거 운동을 내세우면서 지지율 조사에서 박빙의 승부를 펼치고 있어 주목된다.

더욱이 10~11일 서울신문에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비록 오차범위 ±3.1%내 이긴 하지만, 약 3% 정도의 우세를 보이고 있어 그 최종결과에 한껏 흥미를 돋우게 하고 있다.

벌써부터 프로야구 코리안시리즈 7전 4선승제에서 마지막 7차전을 보고 있는 느낌이다.

박원순 후보가 어제 국내 일간지와 인터뷰에서 본인진보(좌파)가 아닌 중도우파라고 자신의 이념성향을 스스로 평가했다.

그의 이 발언에 우파란 것에 과연 우파가 동의할 수 있는지 아니면 왜 좌파를 내세우지 않고 우파를 자처하고 있는지 의문이 선뜻 제기된다.

‘88만원 세대’의 저자인 우석훈 박사가 중도우파라고 지칭해 주었다는데, 하지만 그가 재벌로부터 받은 기부금 논란, 사외이사 재임 논란, 자녀교육을 위한 강남거주 논란, 우파와도 강한 인맥 논란 등을 잠재우기 위한 말바꾸기나 색깔 바꾸기 일환으로 보여지는데, 계속 지켜 볼 일이다.

그는 지금 국민들은 바꿔 달라는 게 시민의 요구라고 말했다. 물론 그렇다. 잘못되거나 국민을 힘들게 하는 걸 바꿔달라는 건 국민의 당연한 권리이다.

하지만, 지금의 국민들을 과소평가하는 측면이 정치에 몸담고 있는 자들에게서 느껴진다면 어떻게 생각하나?

현 대한민국 국민들은 다행스럽게도 좌,우의 집권정치를 모두 경험해 봤고 비판해 왔다. 각자 나름대로 처해있는 여건에 따라 평가가 달라지겠지만, 확실한 것은 아마추어는 안 된다는 것이다.

낡아빠진 프로는 익히 문제아로써 치부되어 왔지만, 새로움이란 위장적 모습을 한 아마추어들도 경계대상인 것이 현 국민의식에 깔려있는 기저다.

따라서 바람몰이에 휘돌리기 보단, 정책적 비교와 검증을 통해 국민들은 신중히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골수 지지자들 외에 비교적 합리적 사고를 하는 국민들은 조금씩 시민운동가에 대한 자체평가에 들어가 있는 게 사실이다.

그동안 말로만 회자되던 시민단체들의 공과는 이제 제대로 평가하고 제대로 비판받아야 할 중요한 시기가 되고 있다.

이러한 국민적 점검을 받지 않고서는 더 나은 진정성이 있는 시민단체로의 발전은 어렵다 할 것이다. 중이 제 머리 못 깎듯, 시민단체들도 자기비판보단 제3의 객관적 비판에 목 놓아야 할 것이다.

박원순 후보의 등장으로 다시금 제기되는 시민단체의 속 모습을 국민들은 제대로 알아야 한다. 국민의 혈세가 결국 들어가기에 그리고 현대 민주주의에서 차지하는 파급효과를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박원순 후보는 정치는 상식과 합리성이 통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건 우리도 외관적으로 지적하는 기본적 소리다. 그런데 정치계는 참 요상한 곳이기도 하다.

상식 맨이 정치에 뛰어드는 순간 그는 상식 없는 자로 치부되기 때문이다. 그만큼 엄청난 변수가 있는 정치세계라 할 수 있다.

재미있게도 박원순 후보도 이제는 상식 없는 자들의 일원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어쩌면 정치란 고대 인간이 집단을 만들고부터 자연발생적으로 생긴 인간사인지도 모른다.

그만큼 역사도 깊지만, 인간사회에서 인간을 다루는 상,하의 이치가 다 망라되어 있는 것 같다. 문제는 박원순 씨의 상식은 어느 정도일까 하는 것이다. 그의 이면엔 스스로도 웃기는 사실이 있음을 감지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솔직히 신이 아닌 이상 인간이 완벽히 상식적이긴 쉽지않다. 다시말해 완벽한 상식주의자는 없다는 말이다.

공자나 퇴계같은 인간적 성인들은 자신을 이기는 것을 제일의 가치로 여겼었는데, 남이 안보는 음지에서의 행동도 스스로에게 부끄러워하지 않는 순간이 달관의 경지에 도달하는 것이라 했다.

박원순씨는 물론 성자가 아니다. 하지만, 성자처럼 굴고 있어 우습기만한 것도 사실이다. 성장주역 우파의 산물인 강남에 거주하면서 자녀유학 , 재벌을 때리면서도 사외이사 역임, 기부재단을 운영하면서도 돈만 주면 좋다는 인식, 종북좌파적 처신을 하면서도 우파에도 손 내미는 위장적 행태, 양화대교를 그대로 두겠다는 복수적 사고 등 웃고 있는 그의 뒤에는 가식적 행동과 성공한 시민운동가의 모습을 감추고 있다 할 것이다.

사실, 지난번에 개인적으로도 지적했듯, 민주당출신 지자체장들의 비판자의 모습에서 우파적 성장모멘텀 목매달기는 신선하기만 한데, 과연 박원순씨가 이러한 현실적 행정을 제대로 대처할 수 있을지가 가장 우려된다.

한 예로 서울광장에서 불법농성이 일어난다면 과연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에 대한 기자의 물음에, 박원순씨는 일반시민에게 불편을 끼친다거나 폭력을 행사하면 문제가 된다는 식의 답변을 했다.

그런데, 과연 그동안 불법농성들이 폭력을 행사 안 한 적이 있던가? 그리고 이것을 문제삼은 박원순씨도 아니지 않는가? 소수의 피해자들이 폭력을 행사한다면 박원순씨는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그들의 요구가 과도하다고 본다면 어떤 식으로 그들을 처리할 것인가? 그리고 무엇보다 그동안 시민운동 한다면서 불법농성이 지원품목에 들어있지는 않았나?(들어있다는 것이 정론이다. 그러기에 양 얼굴을 한 늑대라는 비판이 가능한 것이다.)

세상은 그렇게 쉽지 않다. 비판자의 위치일 때가 행복한때 였음을 박원순씨는 그때서야 알게 될 것이다. 더욱이 문제는 서울시장직은 시행착오를 밥 먹듯이 할만 한 한가로운 곳도 아니란 것이다.

하지만, 진정으로 중요한 건, 결국 최종 결정은 서울시장이 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 저기 휘돌리는 포퓰리즘적 자세의 전형을 박원순씨는 꿈꾸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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