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해중 리얼콘 칼럼니스트]

제갈량이 당대 최고의 지략가이자 정치가라는 찬사를 얻을 수 있었던 배경엔 처세술은 기본이요,병법과 육도삼략을 통달했던 본인의 능력이 기인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또한, 유비에게 제갈량의 스승 사마휘가 "와룡(제갈량)과 봉추(방통)중 한 사람만 얻어도 천하를 도모할 수 있다"고 할 정도로 제갈량의 능력은 당시 활동하던 책사들과 차원이 달랐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거기다

명불허전이라 했던가. 삼국의 최대 요충지인 형주를 쟁취해 20여 년을 떠돌이로 고단한 삶을 걸어온 주군 유비에게 근거지를 마련하는 과정은 그의 역량이 당대 최고였음을 여실히 증명했다.

헌데 말이다! 만약 제갈량이 주군 유비의 삼고초려가 없었다면 어떤 삶을 살았을까?

답은 간단하다! 조조에게 원한도 없고 다른 선비들과 달리 공명욕도 적었던 제갈량은 초야에 뭍혀 재능을 썩히며 범부로 생을 마감했을 것이다."구슬도 꿰야 보배가 된다"고 하질 않나?

사실, 제갈량이 만천하에 그의 재능을 펼 수 있도록 멍석을 깔아준 유비야 말로 진정한 영웅이라 불러도 좋을 것이다.물론,멍석격인 제도권에서 제갈량이 금새 적응하며 2인자인 관우와 그 아우 장비를 휘어잡으며 역량을 발휘한 기질은 백번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이번 서울시장 선거는 제도권 프로와 비 제도권 아마와의 대결이라 칭해도 무리가 없다. 박원순 후보가 장기간 시민단체를 이끌었다곤 하나, 1000만 서울시의 수장이 되어 운영하는 것은 차원이 다른 일이다.

더욱이 낙선운동이라는 이력이 말해 주 듯 제도권 정치인과 다른 길을 걸었던 그의 삶은 운영의 묘와 원리원칙을 배합함은 기본이요 정치권,청와대와 원만히 타협과 절충을 해야 하는 직함인 서울시장과는 다소 이질감이 있어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서울은 일반 중소 도시와 차원이 다른 대한민국의 심장부이자 상징이다!

그런 수도 서울의 수장이 제도권에서 십 수년간 내공을 닦아왔어도 불안한데, 시민의 밥을 챙겨주던 이력으로 갑자기 뛰어든 것은 다소 무리가 있어 보인다.

물론, 시민단체 업무를 폄훼하는 것은 아니지만, 어려운 이웃에게 밥을 주는 시민단체의 역할과 그들에게 일자리를 창출해 주고 재기의 장을 열어주는 업무와는 차원이 다른 것도 사실 아닌가?

서울시장은 일하면서 배울 수 있는 자리가 아니다! 준비가 돼 바로 현장에 투입 되도 결실을 맺을 수 있는 프로들만이 도전하는 자리인 것이다.

이미 선거전이 돌입했기에 두 후보 간의 노력 여하에 따라 당락이 좌우되겠지만,'준비된 프로와 아마추어와의 대결'이라는 확연한 형국을 눈치 챈 유권자가 늘고 있는 흐름을 감안하면 결과를 점치는 일은 그리 난해한 일은 아닌 듯 보인다.

재차 언급하지만, 시민단체의 장은 아마추어도 가능하지만, 서울시장은 프로만이 가능하다. 준비된 선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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