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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렌트를 통해 황교안을 본다.
김성춘 | 승인 2020.01.05 21:54
야당이 바로 서고 야당 지도자가 바로 서야 대한민국도 바로 설 수 있고 국민들은 편안할 수 있는 것.

[김성춘 푸른한국닷컴 칼럼위원] 아렌트가 누구인가?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이라는 저술로 「악의 평범성」을 밝혀낸 탁월한 정치철학자가 아닌가.

황교안은 말 그대로 오늘날 대한민국의 제1 야당 대표를 말한다. 내가 「아렌트를 통해 황교안을 본다.」 라고 제목을 잡은 것은 「해 아래 새것이 없고」,「역사는 반복된다.」는 말이 그냥 전해지는 것이 아님을 거듭 알았기 때문이다.

권력은 언제나 부패하고 타락함은 동서고금의 역사가 말해준다. 오늘날 「문재인 정부」라고 해서 비껴갈 수 없다. 권력의 운명인 것이다.

권력은 또 독선적이기도 한데 이를 효과적으로 견제하고 깨우쳐주는 것은 건강한 야당과 건전한 야당 지도자가 있을 때만 가능한 것이다. 지리멸렬한 야당과 고만고만한 야당 지도자는 우리 대한민국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

아렌트는 프랑스 대혁명을 연구하면서 「자유의 공포정치」를 폈던 로베스피에르를 「예수를 모방하여 기독교적 절대주의를 바탕으로 절대적 선을 실현하려고 한 사람」이라고 보았다. 그녀는 로베스피에르의 행적을 통한 분석에서 「개인적 미덕이 공공영역(정치)을 손상시켰음」을 강조했다.

즉 자비심, 용기, 신념, 동정, 연민, 고결한 품성 등의 개인적 미덕이 정치적 미덕으로 이입되는 순간 그것은 정치적 범죄와 테러의 온상이라고 보았고, 공공영역(정치)을 파괴한다고 보았던 것이다.

도덕적이든 종교적이든 절대적 선과 정치적 선은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을 인정할 때 공공영역인 정치에서 절대적 선을 실현하려는 의도는 공공영역(정치)을 유지하기 보다는 훼손한다고 본 것이다.

나는 아렌트의 이 말이 오늘날의 황대표를 향해서 한 것이라고 보는 것이다. 아무리 모든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보는 것이 아니라 보는 이의 생각을 통해 가감되어 본다고 하지만 혼동과 신념은 다른 것이다. 그 신념마저 위험함은 우리가 경험적으로도 알 수 있다.

유수한 정치학자들은 정치를 그렇게 호의적으로 보지 않는다. 「임금이 되어달라는 말에 귀가 더러워졌다며 귀를 씻고 그 귀 씻은 물마저 더럽다며 소를 상류로 끌고 갔다는 고사에서 정치의 본색은 드러났다.

권부(權府)는 유곽(遊廓)과 같다는 오래된 말에서 정치판이 홍등가(紅燈街)와 다름없음도 알게 된다. 누구든지 청치를 하는 순간부터 그는 천상(天上)의 사람이 아니라 진흙탕의 사람인 것이다. 정치판은 결코 선비들이 고담준론(高談峻論)을 하던 저 난정(蘭亭)의 시회(詩會)는 아닌 것이다.

정치는 기교나 기술의 영역이지 투쟁의 영역이 아니다. 막무가내식 파이터가 아니라 고도의 테크니션이 필요한 분야이지 구도자(求道者)의 고행이나 독립운동이나 십자군전쟁은 더더욱 아닌 것이다.

거기에서는 완승(完勝)이나 완패(完敗)는 부끄러운 것이고 전부(全部)나 전무(全無)는 이상한 것이 된다. 정치는 한 마디로 국민들이 배설하는 곳이고 배출하는 곳이다. 꼭 고대 그리스의 비극작품에서만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것이 아니다. 정치도 잘하면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것이다.

아렌트는 로베스피에르를 통해서 절대적 선의 정치적 이동이 얼마나 참혹한 결과를 낳는가를 말했는데 우리나라 조선시대의 조광조의 「허무한 꿈」도 그 경우인 것이다. 유교적 이상주의(도학)를 현실에 접목하려고 하는 순간부터 꿈은 무산되는 것이다.

왜 아우구스티누스가 고심 끝에 「땅의 나라」와 「하늘나라」를 구분했겠는가. 그만치 정치의 종교화나 정치의 도덕화는 무망함을 말해준다.

또 아렌트는 「전체주의(히틀러)를 경험하면서 전통의 상실에 직면하여 전통이 새로운 정치적 사간을 이해하는데 한계를 보았다.」고 비판적으로 성찰하고, 「그 보완책으로서 문학과 예술을 찾아야 한다.」고 했으며, 정치적 사유를 확대시키는 수단으로 벤야민의 시적 사유를 자주 원용했는데, 나는 이 아렌트의 이 말이 정치를 하는 모든 사람들이 꼭 명심해야 할 말이라고 본다. 그동안 우리나라 정치는 얼마나 정치적 상상력의 불모지였던가.

나는 황대표가 지금까지의 수도사적·순교자적 수사와 직설적 화법에서 우화적이고 시적인 언어를 쓰는 등 함축적 화법을 쓰게 된다면 지금보다는 몇 배 더한 울림을 사람들에게 줄 수 있다고 확신한다.

나는 황대표가 세계관을 더 넓히고 정치는 상대적인 것임을 체득할 때 「황교안」이라는 이름은 대한민국 정치사에서 빛나는 이름이 되리라 본다. 야당이 바로 서고 야당 지도자가 바로 서야 대한민국도 바로 설 수 있고 국민들은 편안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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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춘  kimmaeul@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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