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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르 파티(amor fati 運命愛)
김성춘 | 승인 2019.04.03 17:36
아모르파티.사진@온라인커뮤니티
우리는 이따금씩 「운명의 남자」나 「운명의 여인」이나 「운명적 만남」이란 말을 쓰곤 한다.
물론 대표적인 운명의 남자는 나폴레옹일 것이고. 운명의 여인은 임휘인일 것이며, 운명적 만남은 단테와 리체, 로미오와 쥬리엣, 롯데와 베르테르일 것이다.

그렇다면 이 사람들을 특별하게 하는 「운명」이나 「운명적」인 것이란 무엇인가?
 
그리고 왜 철학자는 마땅하게도 생활애(生活愛)란 말을 쓰지 않고 운명애(運命愛)라는 말을 썼을까?

또 당신이 내 운명에 개입하고. 내가 당신의 운명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도대체 무슨 말인가?
 
먼저 운명(運命)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운명은 데카르트적 합리론이나 로크적 경험론으로도 해석할 수 없다.
겨울에 동남풍이 불고. 흰 돛을 달았는데 검은 돛이 된 것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는가.
생각해 보면 운명은 머리로 아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느끼는 것임을 알게 된다.
 
운명은 처음에는 「이럴 수가 없다. 이렇지가 않다.」이지만 나중에는「역시 그랬구나. 그럴 수밖에 없구나.」로 끝난다.

운명은 얄궂음과 공교로움의 얼굴을 하고. 야속함과 심술궂음의 모습을 띠며, 짐짓과 능청으로 사람에게 다가온다.
 
운명은 생각의 끝이자 미스터리의 시작이고. 의식 않은 우연이자 의식 못한 필연이다.
운명은 처음에는 공손하나 점차 완강하고. 인연은 인연이되 고래힘줄 같은 인연이자 헤어나려고 애쓸수록 더욱더 빠져드는 수렁의 성질을 가졌다.
 
운명은 하나를 얻으면 다른 하나는 버려야 하거나 정(正) 반(反) 합(合)의 변증법적 방법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운명은 여기도 되고 저기도 되지만 많은 여기나 저기 중에 딱 하나 바로 여기나 저기이고. 사람을 가리지 않다가도 딱 한 사람 바로 이 사람이기도 하다. 그래서 운명은 이중적이나 모순적이지 않고 일상적이지만 특별한 것이다.
 
-운명은 비장함이자 허허로움이니, 그것은 처절함과 척박한 땅에서 피는 꽃이라 할 수 있다.
 
그럼 운명애(運命愛)란 무엇인가?
 
운명애란 운명을 긍정하고 수용하며 사랑하는 것이다. 현실을 인정하면서 현실의 내면을 보겠다는 것이고. 원한(怨恨)을 남기는 것이 아니라 정한(情恨)을 남기겠다는 것이다.

운명은「에누리 없는 장사가 어디 있느냐?」는 반어법이자 「가혹한 아름다움」이란 모순 형용사이며,「운명애 없이 사랑도 없다.」는 이중부정의 효과도 내고 있다.
 
운명애는 좌절 속에 가라앉는 마음이 아니라 바람의 불면 드러눕지만 바람이 잦아들면 일어서는 풀의 마음이다.

운명은 각인은 각인을 십자가를 지고 가는 정신이다.
일찍이 운명을 사랑한 한 사람이 있었다. 그는 구약성경 「하바국」의 저자이다.
 
그는 하바국 3장 17-18절에서 이렇게 고백한다.
「비록 무화과나무가 무성하지 못하고. 포도나무에 열매가 없으며, 감람나무에 소출이 없고. 밭에 먹을 것이 없으며, 우리에 양이 없고. 외양간에 소가 없을지라도
나는 여호와로 말미암아 즐거워하며 나의 구원의 하나님으로 인하여 기뻐하리!」라고.
 
이 얼마나 비유로써 운명애를 선연하게 드러냈는가.
고난을 감내하며 그 속에서 뜻을 찾아보는 것이 곧 운명애라고 말하지 않는가.
「그리 아니 하실지라도」 나는 청종하겠다는 마음가짐이 곧 운명애인 것이다.
 
고대 그리스에서 자진추방의 길이 있음에도 스스럼없이 독미나리 즙을 마신 소크라테스, 스스럼없이 끓는 물에 뛰어든 네로의 스승 세네카, 하나님의 말씀을 전도하다 순교한 베드로와 요한 등의 제자들과 신유사옥 때 서소문밖에서 처형된 이승훈 등은 운명을 사랑한 사람들이었다.

그리고 그들은 운명도 실패함을 아는 사람들이었다.

- 김성춘 푸른한국닷컴 칼럼위원 -


김성춘  kimmaeul@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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