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의원, 이제 눈물을 거두어야

[전영준 푸른한국닷컴 칼럼니스트]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25일 오후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민주당 후보자 선출을 위한 서울시 당원대회에서 후보로 나선 박영선 의원이 연설 도중 울컥했다.

그가 “이번 서울시장은 반드시 민주당의 이름으로 되찾아 와야 한다”고 외칠 때 특유의 카랑카랑한 목소리가 잠기며 눈물을 보였다. 자신이 현 정권에서 핍박받았다는 생각에서 나온 서러움의 표현이었다.

그는 경선 후 모 신문사의 기자가 ‘눈물’을 이야기하자 “BBK 사건으로 민주당에서 아무 죄 없는 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받았고, 개인적으로도 예외가 아니었기 때문에 지금도 그 생각을 하면….”라며 눈물의 의미를 설명했다.

박영선 의원의 눈물은 이번 만이 아니다.

박 의원은 한상대 검찰총장 후보자에 대한 4일 국회 인사 청문회에서 ‘에리카 김 어물쩍 수사종결’을 추궁하다 감정을 참지 못하고 눈물을 쏟아냈다.

박 의원은 미국 연방검찰에서 김경준씨와 에리카 김씨 관련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사실에 대해서도 언급하며 에리카 김씨에 대한 기소유예 처분이 과연 적절했는가에 대해 물었다.

이에 대해 한상대 내정자는 "에리카 김씨는 사건 가담 정도가 경미해 기소유예처리됐다, 재수사는 하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에서 진행되는 수사는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자 박영선 의원은 "이 사건으로 피 눈물 나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검찰종장 후보라는 사람이 어떻게 그런 대답을 하는가"라고 분노했다.

이어 "이 사건으로 가족이 뿔뿔이 흩어진 사람도 있고 감옥에 간 사람도 있다"고 말하다 결국 눈물을 보였다.

박영선 의원은 "그런데 진실은 밝혀지지 않았다"며 "'신은 진실을 알지만 때를 기다린다는 말을 하루에도 수십번씩 외우고 다닌다"고 말했다.

박영선 의원은 하나는 알고 둘은 모르는 것 같다.

첫째 애초에 BBK 사건은 김대중 정부시절 그들이 임명한 검찰에 의해 이명박은 가해자가 아니라 피해자라고 결론이 내려진 사건이었다.

지난 대선 당시 조사한 판검사들도 모두 노무현 정부가 임명한 판검사들이었다.

민주화된 대한민국에서 대법원 판사들을 포함한 그 모든 판검사들이 자신의 명예를 접어두고 5년 후에 뒤바낄 조사와 판결을 했겠는지 생각해 보라.

둘째 박영선 의원이 존경하는 정동영 의원도 이 사건에 대해 사과했다.

정동영 의원은 지난 2010년 8월 8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BBK로 상징되는 네거티브 선거 운동에 매몰됐다"며 "이 대목에서 진정으로 뼈아픈 반성을 하지 않을 수 없다"며 대국민 사과했다.

지난 대선 당시 `BBK 저격수'로 불리었던 민주당 정봉주 전 의원은 2010년 8월 12일 당 대선후보였던 정동영 상임고문이 최근 "BBK로 상징되는 네거티브 선거운동에 매몰됐다"고 자책한 데 대해 "대선 경쟁의 역사를 부정한 반성문은 잘못됐고 거짓"이라며 공개 사과를 요구했다.

셋째 BBK 사건은 이명박 대통령이 김경준이 한테 투자하여 손실을 본 사건이다.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닌 사건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BBK 대주주라고 해서 그의 것이라고 하면 그것도 맞는 말이고, 김경준이가 사장이니까 김경준 회사라면 그 말도 맞는 말이다.

겉으로 보기엔 엄청난 사건인 것 같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이명박 대통령은 투자했고, 회사의 경영을 책임진 김경준은 방만한 경영으로 회사가 어려워지자 주가조작을 통해 원금을 찾으려 했던 사건이다.

박영선 의원은 “민주당에서 아무 죄 없는 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받았고”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그렇다면 김대업 때문에 고통 받은 이회창 전 총재를 비롯한 그 가족들의 고통과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자살한 저명인사들의 고통은 헤아려 보았는지 궁금하다.

한나라당 사람들은 전 정권의 단죄를 주장하여 ‘바다이야기’ 사건 등 지난 정권에서 발생한 수 많은 비리에 대한 엄벌을 현 정권에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은 정치보복 차원으로 비화될까 하지 않고 있다.

박영선 의원은 “민주당 사람들이 아무 죄도 없는 사람들이 고통 받았다고”고 주장하는 데 현 정권에서 아무 잘못 없이 정치보목을 받은 민주당 사람들이 있는 지 되돌아보기 바란다.

박영선 의원의 눈물은 위선이다. 이제 눈물을 거두어야 한다. 잘못에 대한 참회의 눈물이어야지 분노의 눈물 그것은 잘못 된 것이다.

그래도 대선 후보 경쟁자들이 보복당하지 않고 큰 소리 치며 정치활동을 하는 경우는 현 정권시절 밖에 없다.

푸른한국닷컴, BLUKOREADOT

전영준 news@bluekoreado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