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안보를 책임지는 사람들은 99%의 확실함과 1%의 불확실함의 선택 앞에서 1%의 불확실함에 더 무게를 두고 대처를 해야 한다.

46명이라는 우리 군인이 심청이가 된 천안호 침몰에 대처하는 이명박 대통령의 위기관리 리더십을 보면서 ‘理解와 疑問’ 사이를 왔다리갔다리하면서 어떻게 정리해야할지 많은 고민을 했다.

국가위기 탈출을 위해 노심초사하는 대통령의 통치행위에 증거(?)도 없이 무조건 비판하는 것도, 그렇다고 북한이라고 심증이 가는 데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무조건 끄덕이는 것 모두 어려운 일이었다.

이명박 대통령은 천안호 침몰이후 "과학적인 근거 또는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자료나 데이터를 갖고 분석해야지 섣불리 예단해서는 안 된다"고 설명했다.

또 "북한 관련 문제도 있을 수 있겠으나 만약 우리가 북한 쪽이라고 한다면 증거를 내놓아야 하는데 자칫 국제적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필자는 천안함 침몰이후 대통령의 위기대처 방법에 대하여 몇 가지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첫째 국가안위를 위한 대통령의 열정적 노력만이 국가를 지키는 것은 아니다 라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정확한 판단이다. 정확한 판단은 역사적 고찰과 현실적 상황에 바탕을 둔다. 이로 인한 결과는 국리민복(國利民福)이다.

가정이 파괴돼도 부부는 새로운 출발이 가능하다. 기업이 부도나도 주인과 종업원은 새로운 선택이 가능하다. 그러나 국가가 망하면 새로운 출발, 새로운 선택은 있을 수 없다. 파멸뿐이다.

따라서 국가안보를 책임지는 사람들은 99%의 확실함과 1%의 불확실함의 선택 앞에서 1%의 불확실함에 더 무게를 두고 대처를 해야 한다.

‘둑이 무너지는 것이 태풍 때문이 아니라 쥐가 파 놓은 구멍으로 무너진다.’ 라는 속설이 있다.

태풍은 “과학적 근거 또는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자료나 데이터 분석”으로 규명이 가능하지만 쥐구멍은 “예단과 예측”으로만 판단할 수 있다.

결국 쥐구멍이 결정적 원인을 제공한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면 유비무환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둘째 북한과 그를 추종하는 남한 내 친북종김 세력들은 6.25 남침도 부정하며 미국이 사주한 이승만 정권의 북침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북한은 자기들이 저지른 1.21사태, 아웅산사태, KAL피격사건 등 만행 들을 아직까지 인정하지 않고 있다. 그들은 증거가 확실한데도 남한의 자작극이라고 우기고 있다.

심지어는 이번 천안함 침몰도 남한내의 자작극이라고 인터넷상에서 선동하며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천안함 침몰사건과 관련해 “적당하게 원인을 조사해서 발표하면 죄를 지은 사람들이 인정하지 않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또한 북한이 개입한 근거가 나올 경우 단호하게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명박 대통령의 말은 맞다. 숲과 나무를 보며 균형감각을 갖고 판단하는 것에 수긍한다.

그러나 북한은 완벽하게 증거를 제시해도 인정하지 않는다. 대통령이 생각하고 있는 ‘완벽한 증거’는 땡강, 거짓말 오리발에 익숙한 북한에게는 아무 의미가 없다.

대통령의 말에 의문가는 것은 만약 북한의 소행이 ‘태풍’이 아니라 증거와 원인이 확실치 않는 ‘쥐구멍’이라면 대통령은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에 대한 것이다.

완벽한 증거를 찾아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1%의 불확실성에서 오는 상황에서 ‘단호한 대응’을 보여줄 신뢰성 있는 증거도 국민에게 보여주어야 한다.

북한이라고 의심하는 보수층이 이 대통령의 리더십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은 단호한 대응이 반상의 바둑처럼 유야무야로 결국 빅으로 끝나는 것은 아닌가 하는 것이다.

대통령은 ‘증거를 내놓아야 하는데 자칫 국제적 문제가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국제사회는 완벽하고 과학적인 증거를 잘 찾아내는 국가보다는 우리의 국가를 지킬 강인한 의지를 보여줄 때 더 신뢰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셋째 국가정체성에 있어 대통령의 일관성 결여다. 대통령은 상황에 따라 이념적 논리를 제시했다.

취임 후 첫 3.1절 기념식에서 “이념의 시대는 갔습니다. 이제 정치, 경제, 외교안보, 노사관계 모든 분야에서 실용의 잣대가 적용돼야 합니다.” 라고 말했다.

그러나 촛불집회 겪고 국제적 금융위기를 맞이한 2008년 12월 23일엔 한나라당 대선 직능정책본부 간부 위로 만찬회에서 “이제 대한민국은 확고한 국가정체성을 확립해야 한다.” 라고 말했다.

2009년 4월 15일 PSI 가입 토의 석상에서 “김일성 주석의 생일인 4월 15일에 (PSI를) 발표하겠다는 것은 잔칫날에 재를 뿌리는 것이며, 이는 북한을 자극할 수 있다.”라고 북에 대한 예를 갖추었다.

2009년 6월 23일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 "지나치게 좌·우, 그리고 진보·보수라고 하는 이념적 구분을 하고 있는 것 아니냐" 며 국가정체성의 중요성을 평가절하했다.

이와같이 대통령은 국가안보와 정체성에 관한 관점에 있어 오락가락, 우왕좌왕했다. 대통령의 이러한 스탠스는 신뢰라는 중요한 문제와 직결된다.

우리의 둑이 쥐구멍에 무너지기 전에 먼저 선제공격도 각오해야 한다. 성과 없는 타협과 화해보다는 선제적, 국지적 공격을 통해 우리의 단호한 국가수호 의지를 보여 줄 필요가 있다.

정부가 강한의지를 갖고 있으면 국민은 안심하고 생업에 종사하게 된다. 기업도 안정적 투자를 할 수 있다.

판문점도끼 만행사건시 우리 공수부대가 바로 북한지역에 들어가 미루나무를 베는 응징에 들어갔다. 북한은 아무대응도 못하고 우리의 응징을 지켜봐야만 했다.

역설적이지만 전쟁을 각오해야 평화가 이루어진다.‘전쟁과 평화’는 동전의 양면(兩面)이 아니라 동전의 동면(同面)이다.

이 대통령은 국민들이 대한민국을 지킬 확실한 지도자라 믿게끔 과학적, 합리적, 객관적인 리더십을 보여주는 것이 급선무다.

보수, 진보 양측으로부터 ‘ 코방귀만 뀐다.’, ‘콩으로 매주를 쓴다 해도 고지 듣지 않는다.’는 소리를 듣지 않을까 걱정이다.

푸른한국닷컴, BLUKOREADOT

전영준  news@bluekoreado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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