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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카드 전술핵 재배치 현실화 가능성은?
고성혁 | 승인 2017.11.11 18:23
b-1b 전략폭격기
자유한국당은 전술핵 재배치를 주장하고 있다. 실현가능할까 한번 짚어보기로 한다.

[고성혁 역사안보포럼 대표] 헌재의 탄핵심판 발표를 앞둔 지난 3월 6일, 탄핵 관련 기사를 뛰어 넘는 뉴스가 전 언론을 강타했다. ‘전술핵 한국 재배치 검토’라는 뉴스였다. 뉴스의 근원지는 3월 4일자 뉴욕타임스.  뉴욕타임스는 백악관 상황실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국가안보팀 2인자들이 회의를 두 번 열었음을 전하면서 한반도에 전술핵을 재배치하는 것도 고려의 대상이라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한국에 핵무기를 재배치함으로써 ‘극적인 경고’(dramatic warning)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가능성도 함께 거론되었다”고 하면서 이러한 이슈들이 곧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최고위급 국가안보 담당자들에게 전달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91년 부시 행정부 시절 한반도에서 전술핵이 철수된 이후 백악관에서 전술핵 재배치를 거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이 5차례나 핵실험을 해도 한반도에 전술핵 재배치는 고려의 대상이 되지 않았다. 그만큼 뉴스의 강도는 컸다. 우리 언론은 전술핵 관련 기사를 쏟아냈다.

마치 내일이라도 당장 배치될 것처럼 말이다. 그러나 전술핵 재배치는 말처럼 쉽지는 않다. 방어무기인 사드 배치에 대해서도 이토록 시끄러운 것을 감안하면 짐작이 가능하다. 그러나 전술핵 재배치의 유무를 떠나서 전술핵을 거론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북한에 대한 드라마틱한 경고 목적은 달성했다고 볼 수 있다.

기본적으로 ‘눈에는 눈’이라는 함무라비 법전의 내용처럼 사실상 핵에는 핵 외에는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핵전략을 상호확증파괴(相互確證破壞, MAD Mutual Assured Destruction)라고 지칭한다.

과거 주한미군 전술핵무기의 역할

상호확증파괴 전략은 미.소 냉전기 소련에 대한 핵전쟁 억제 전략의 중추개념으로 등장했다. 1950년대 말 미국의 아이젠하워 대통령에 의해 처음으로 채택되었다. 미국은 자국뿐만 아니라 동맹국까지 핵으로 보호한다는 핵우산 전략을 펼쳤다. 미국의 핵우산은 한반도에도 펼쳐졌다. 이로써 유럽뿐만 아니라 동아시아까지 핵에 의한 평화인 ‘공포의 균형’(The Balance of Terror)이 현실화 되었다.

아이젠하워 대통령의 정책에 따라 1958년 한국에 처음 배치된 전술핵무기는 ‘어네스트 존’(Honest John) 지대지 미사일(로켓)과 원자포라고 불리는 M-65 280㎜ 자주포였다. 주한미군 7사단에 실전 배치된 ‘어네스트 존’ 지대지 로켓은 최대 사거리가 48km에 불과했다. 이 로켓에는 위력이 2㏏, 20㏏, 40㏏에 해당하는 세 종류의 전술핵탄두를 장착할 수 있다.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자탄의 위력은 약 12kt 정도였으니 어네스트 존의 핵탄두 위력이 어느 정도인지는 쉽게 가늠할 수 있다. 원자대포라 불리던 M-65 280mm 자주포 역시 주한미군 7사단에 배치되었으며 1959년에는 주한 미공군에도 핵탄두를 장착한 1개의 비행중대가 전투 임무를 부여받았다.

주한미군에 가장 많은 전술핵이 있었던 시기는 1967~1968년. 북한의 대남 무력도발이 극심할 때였다. 울진 삼척지구 무장공비 침투와 1.21 청와대 기습사건과도 겹치는 시기다. 1960년대 후반과 1970년대 초반까지 주한미군에 전술핵이 집중 배치된 이유는 북한에 비해 재래식 전력이 절대적으로 열세였기 때문이다.

1971년 3월 주한미군 7사단의 철수는 박정희 대통령에게 심리적 타격을 줬다. 그로 인해 박 대통령은 핵무장까지 고려하는 계기가 되었다. 미국은 주한미군 7사단 철수와 전력 공백은 항공기 투하용 전술핵으로 대치되었다. 항공기 투하용 B-61계열 전술핵폭탄은 범용성이 매우 크다. 전략폭격기는 물론이거니와 F-16, F-15 전투기에도 장착 가능하다.

과거 60-70년대 주한미군에 실전배치된 전술핵은 북한의 전면 남침시 대량 응징공격의 상징과도 같았다. 주한 미공군 오산기지에서 비축하던 핵지뢰는 유사시 북한군 진격로 차단에 효과적인 무기로 인식되었다. 특히 항공기 투발용 전술핵은 지하 100미터까지 파괴하는 능력으로 북한 지휘부 지하벙커 파괴에 가장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결국 주한미군의 전술핵은 핵전쟁 억제보다는 남·북간 재래식 전력의 차를 상쇄시키고 북한군을 무력화 시키는 주력 무기였던 셈이다.

현재의 한반도 상황은 과거 60-70년대와는 정반대다. 80년대 들어서 한국의 고도경제성장은 한국군을 질적으로 변화시켰다. 90년 들어서는 북한군과의 재래식 전력 차를 극복하기 시작했다. 이제는 핵을 제외한 재래식 전력에서는 한.미 연합전력이 북한을 압도한다.

북한 역시 그것을 알고 있다. 현대전은 공군이 좌우한다. 공군력만큼은 북한 공군에 비한다면 한미공군이 비대칭적이라고 할 만큼 우세하다. 결국 북한이 택한 것은 핵이다. 재래식 전력의 열세를 극복하기 위해 최소의 투자로 최대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한반도 비핵화’도 과거와는 정반대 현상이다. 70년대 북한은 주한미군 철수와 더불어 한반도 비핵화를 부르짖었다. 주한미군의 전술핵은 그들에겐 눈에 가시였다. 미군의 핵투발 수단이 고도화 되고 한국군이 현대화 되자 부시 미 대통령은 1991년 9월 핵무기 감축 선언에 따라 주한미군에 배치됐던 전술핵무기를 철수했다.

1991년 12월 31일 노태우 대통령 역시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에 서명하면서 한반도 비핵화는 실현 되는 듯했다. 그러나 북한은 5차례의 핵실험 성공을 자축하면서 미국에게 핵보유 지위를 인정받으려 하고 있다. 지금은 우리가 북한에 대해 한반도 비핵화를 이행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B-61 항공 투발용 전술핵의 성능

B-61 계열 전술핵폭탄은 한국에 전술핵이 재배치될 경우 가장 유력한 핵무기다. 항공기에 탑재되어 목표물에 투하된다. B-61 계열 전술핵은 1968년 처음 개발되어 실전배치되었으며 지금까지 9가지 종류가 생산되었다.

핵탄두는 폭발력을 0.3t에서 최대 350kt까지 필요에 따라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보통 전술핵은 폭발력이 20kt 이하를 말한다. 전술핵이라고 해도 20kt이면 히로시마 원폭의 2배 위력이다.

만약 한국에 배치된다면 B61-12 계열 벙커버스터 계열 핵탄두를 예상해 볼 수 있다. 낙하산이 아닌 GPS 유도킷으로 정밀 폭격이 가능하며 지하 100미터까지 관통 능력을 자랑한다.

북한의 깊은 지하 벙커 파괴용으로는 가장 적합한 무기일 수 있다. 그래서 일명 핵벙커버스터라고도 불린다.

미국은 B-61 계열 중 가장 최신 모델인 B61-12 핵벙커버스터 폭격 실험을 2016년 북한의 5차 핵실험 직후인 1월 12일 네바다 사막에서 실시했다. 무게 320~350㎏인 B61 핵폭탄은 B-52, B-2 전략폭격기 외에도 F16 계열 및 F15 계열 등 현용 미군 전투기에는 모두 장착 가능하다.

미국은 이 신형 핵폭탄을 F-35 스텔스 전투기에도 탑재할 계획이다. 한반도 유사시 스텔스기에 탑재된 핵벙커버스터는 북한 지도부를 제거하는 데 가장 위력을 발휘할 무기가 될 것이다.

전술핵 재배치는 말처럼 쉽지는 않다. 현실화 되려면 먼저 1991년 선포한 ‘한반도 비핵화 선언’부터 파기해야 한다. 과연 한국의 정치 현실에서 가능할지 의문이다. 사드 배치조차 부정적인 야당이 존재하는 현실에서 한반도 비핵화 파기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

전술핵 재배치 현실화 가능성은?

실제로 유력 대선주자인 문재인 전 의원은 6일 한반도에 전술핵을 재배치하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외신보도에 대해 “전술핵 재배치는 한반도에서 핵무기 경쟁을 하자는 것이며, 결코 대안이 될 수 없다”고 하면서 “22년 전의 냉전시대로 대한민국을 되돌려 놓아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야권은 전술핵 재배치는 오히려 북한핵을 인정하는 꼴이라며 반대 의견이 높다.

이에 대해 국회 국방위원장인 김영우 바른정당 의원은  7일 YTN ‘신율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어떤 분들은 미군이 전술핵을 재배치하면 북한의 핵을 인정해주는 꼴이 아니냐고 하는데 그렇지 않다”며 “대한민국 정부가 핵을 들여오는 것도 아니고, 전술핵을 들여온다고 해도 그것은 북핵을 억제하는 차원”이라고 반박했다. 전술핵 문제에 대해서도 여야는 극명한 의견대립을 보이고 있다.

미군 입장에서는 전술핵을 대체할 수 있는 전투자산이 많다. 북한의 지하 벙커를 파괴할 목적으로는 미 공군 전략폭격기에서 운용하는 초대형 관통 폭탄인 GBU-57 MOP(Massive Ordnance Penetrator)이 있다. 무게만 14톤에 길이는 5.2m에 달한다. GBU-57 MOP의 지표면 관통력은 60미터, 강화콘크리트 관통력은 8미터에 이른다.

항공투발용 전술핵이 아니더라도 미 해군의 전략잠수함에는 핵미사일이 탑재되어 있다. 유사시 명령만 내리면 세계 어느 곳이든 핵무력을 행사할 수 있다. 미 해군 이지스 순양함에는 최대 사거리 2500km에 이르는 BGM-109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이 탑재되어 있다. 이라크전에서 이라크의 지휘부와 통신시설을 가장 먼저 타격한 것이 바로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이었다. 제주도 인근 해상에서 발사해도 북한 전역을 타격할 수 있다.

미군이 전투 시에 가장 우려하는 것은 민간인 같은 비전투요원의 살상이다. 만약 전술핵을 사용한다면 민간인 피해는 불가피하다. 따라서 미군은 민간인 피해를 최소화 하면서 적 지휘부만 족집게 타격할 수 있는 정밀유도무기와 무인기의 정밀타격 능력을 극대화 시키고 있다. 정밀유도무기 같은 미군의 최신 무기도 전술핵을 충분히 대체할 수 있다고 미군은 판단하고 있다.

보도의 신빙성 측면에서도 주한미군 전술핵 재배치를 언급한 외신 매체는 뉴욕타임스뿐이다.  미 정부 관계자는 그 누구도 전술핵 재배치를 공개적으로 언급한 바 없다. 게다가 미국은 적이 먼저 핵을 사용하지 않는 이상 핵 선제 타격은 배제하고 있다. 따라서 군사적 측면에서 본다면 전술핵 재배치 가능성은 현실적으로 높지 않아 보인다.

전술핵 재배치의 득과 실

북한의 핵위협에 전술핵 재배치로 맞선다는 것은 득과 실이 공존한다. 핵무기는 군사무기의 효용성 외에도 정치적 무기로도 가치가 높다. 북한의 핵 위협을 감안한다면 전술핵 재배치는‘공포의 균형 전략’으로는 플러스 요인임에는 분명하다. 따라서 야권의 주장처럼 굳이 전술핵 재배치 논의 자체를 완전히 배제할 필요는 없다. 전술핵 재배치 가능성을 열어 놓는다는 것 자체가 핵억제의 정치적 효용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술핵 재배치는 미국의 핵 비확산 전략에 역행하고, 북한의 핵개발을 정당화시킬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미국 전략무기 상시 순환 배치를 통한 핵확장 억제력의 실효성을 높여한 한다는 반론도 있다. 만약 북한의 핵보유를 인정하게 되면 북한에 대한 유엔의 각종 제재조치는 무용지물이 된다는 주장도 있다. 분명 전술핵 재배치는 득과 실 양면이 공존한다. 또 다른 측면에서는 전술핵 재배치가 북한핵을 현 시점에서 동결(인정)하는 대신 북한핵 제거 계획도 함께 무산되는 상황도 초래될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작년 10월 말레이시아에서는 북한 핵문제 논의를 위해 미국의 북핵 전문가 6명과 북한의 미국 전문가로 통하는 장일훈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 차석대사와 한상열 현 북한의 외무성이 비밀회담을 한 바 있다. 미국 측 인사는  조지프 디트라니 전 미국 국가정보국(DNI) 비확산센터 소장이 포함되었다고 KBS가 보도했다. 핵문제로 한국을 배제한 채 미국과 북한이 한 테이블에 앉는 것은 우리가 가장 경계해야 할 부분이다.

전술핵 넘어서는 대한민국 독자 핵전력 고민해야

전술핵 재배치와 한국의 핵무장론은 서로 상반되는 위치에 있다. 지난해 북한의 5차 핵실험 직후 여권과 우파 일부에서는 핵무장을 공개적으로 주장했다. 김영우 국회 국방위원장은 작년 9월 핵무장론 논의 세미나를 국회에서 열기도 했다. 과거 어느 때보다 핵무장론은 설득력을 얻고 있다. 여기에는 과연 미국의 핵우산을 믿을 수 있느냐 하는 의구심이 바탕에 깔려 있다. 전술핵 재배치는 미국의 핵우산을 강화시키는 측면도 있지만 한국의 자체 핵무장론의 명분도 상쇄시킨다.

설령 미군이 전술핵을 재배치한다고 해도 그것은 어디까지나 미국의 것이다. 이제 한반도 상황은 북한의 위협만이 아니고 중국의 위협이 구체화 되었다. 사드 배치 건으로 중국은 한국을 테스트하고 있다. 그들에게 한국은 과거 중국의 조공국이던 조선이라는 인식이 덧씌워져 있다. 미군의 전술핵을 넘어서 중국에 맞서는 정치적 무기로서 대한민국의 핵전력을 새롭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

* 전술핵은 폭파 위력이 수 kt 이내의 효율성과 경제성이 높은 전술핵무기(Tactical Nuclear Weapon)로, 군사목표를 공격하기 위한 야포와 단거리 미사일로 발사할 수 있는 핵탄두, 핵지뢰, 핵기뢰 등을 포함한다.

전술핵무기는 핵탄두로 무장한 장거리 탄도미사일을 일컫는 전략핵무기(Strategic Nuclear Weapon)보다 사정거리가 짧으나, 지역적 전투에서 승리하기 위해 전선 및 그 후방에서 사용하도록 계획되었다는 점이 중요하다.

재래식 대포로 발사할 수 있는 최초의 전술핵은 미국이 1950년부터 개발을 시작해 1953년 5월 처음 발사 실험을 한 ‘Mk9’이라는 핵폭탄이었고, 주한미군에 배치됐다가 철수된 전술핵무기는 전투기에서 투하되는 핵폭탄, 155mm와 8인치 포에서 발사되는 AFAP, 랜스 지대지 미사일용 핵탄두, 핵배낭, 핵지뢰 등 151~249발인 것으로 알려졌다.<매경닷컴>

* 상기 글은 2017년 3월31일 <미래한국>에 기고한 칼럼입니다.

고성혁  sdkoh406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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