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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에 대한 거취 처리가 보수혁신의 출발점
전영준 | 승인 2017.10.09 19:47

자유한국당 혁신위원회는 박근혜 전 대통령과 서청원, 최경환 의원에게 자진 탈당을 권유했다. 박 전 대통령(이하 박근혜)과의 정치적 결별이 표면화되고 있는 것이다.

[전영준 푸른한국닷컴 대표] 지난 9월 8~9일 양일간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 남녀 101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전화 여론조사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의 사드 4기 추가 임시배치 지시에 대해서 ‘잘했다’는 평가가 79.7%로 집계됐다.

북핵 위협에 대응해 전술핵 재배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전체 응답자의 68.2%로 나타났다. 이에 반해 ‘남북간 관계를 더욱 악화시킬 것’이라며 전술핵 재배치를 반대한다’는 의견은 25.4%에 그쳤다.

한편 보수가 주도해 온 이슈가 대한민국을 휘감고 있는데 각 여론조사기관들이 발표하는 정당 지지율을 보면 자유한국당이 10~15%, 바른정당이 6~7%로 모두 합해도 20%를 넘지 못하고 있다.

이석기 사건으로 국회에서의 제명 논란이 극심하던 지난 2013년 9월 9일 발표한 리얼미터의 박근혜의 국정지지도(67%)와 새누리당의 지지율(53.3%)를 비교하면 격세지감(隔世之感)이다.

보수 몰락의 중심은 박근혜와 최순실

박근혜의 탄핵사유는 ‘헌정수호의지능력상실’이었다. 즉 국정통치를 할 자격이 없어 헌재로부터 파면을 당한 것이다. 즉 국정통치를 할 자격이 없다는 심판이었다. 작년 20대 총선 이후 전철된 탐욕과 오만이 낳은 결과였다.

총선 대패에도 불구하고 친박은 원대대표 선거와 당 대표를 뽑는 전당대회에서 자숙은 커녕 당 대표는 물론 최고위원들 모두 친박이 독식했다. 20대 총선 이후 이뤄진 일 중 단 하나만이라도 양보했으면 대통령 탄핵이란 전대미문의 사태가 이런 일 일어나지 않았다.

독식을 하려다 낳은 탐욕의 결과다. 또한 최순실 사태가 터진 후 이뤄진 박근혜의 수차례 대국민담화는 국민들의 공분(公憤)이 안 생기는 것이 이상할 정도로 언행불일치였다.

자유한국당은 박근혜 탄핵과 구속 이후에도 변하지 않았다

최순실이 무슨 죄가 있느냐 하고 옹호하는 이들도 있다. 그러나 최순실은 구중궁궐 청와대를 안방처럼 들락날락거리며 조선의 비선실세들같이 국정을 농단한 죄다.

조선 태조의 둘째부인 신덕왕후(神德王后) 강씨 아들, 태종의 비 원경황후의 동생들, 한명회의 부관참시, 명종 때의 여인 정난정, 숙종의 후궁 장희빈 등 수많은 사람들이 권력농단의 죄로 죽어 갔다.  국정농단과 관련된 죄는 옛날부터 이렇게 무서운 것이다.

작년 11월 5일  촛불집회에 20만 명, 11월 12일 촛불집회에는 100만 명이 모였다(주최측 추산). 사실 숫자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모인 사람들의 면면을 보면 분명히 보수의 반란이었다.

당시 11월 18일 한국갤럽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박근혜 국정지지도 5%, 새누리당 지지율 15%. 2012년 박근혜의 대선득표율 51.6%과 비교해보면 약 40~45%가 촛불집회에 참여하거나 응원한 것으로 해석된다.

지금 자유한국당의 지지율 10~15%, 최순실게이트가 불거진 시점인 1년이 다 되어가는 데도 그 지지율은 변하지 않고 있다. 문재인 정권 출범 후 발생된 다수의 악재에도 불구하고 지지율은 오를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그 이유는 자유한국당의 박근혜 탄핵과 구속 이후에도 박근혜에 대한 시각이 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버려야 할 사석(捨石)인데 죽지 않을 대마(大馬)로 착각하고 있다.

박근혜의 재판정에서의 무성의한 태도, 최순실의 오만방자한 태도, 박근혜 지지자들의 법정에서의 난동 및 소란 등도 보수정당 특히 자유한국당의 발목을 잡고 있다.

박근혜는 대한민국 건국 이후 최초로 헌정수호능력의지 상실로 탄핵당한 대통령이다. 보수우파 출신의 대통령으로서 탄핵을 당했기에 떠난 40%는 더 분노하고 돌아 올 생각을 안 하는 것이다.

대선 기간 홍준표 후보 지지율 변동에 따른 보수 민심
 
자료@리얼미터
① 홍준표 대선 후보(이하 홍준표)는 지난 2월 16일 2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후 기자간담회에서 “이 정부의 일부 양박(양아치 친박)들과 청와대 민정수석실 주도로 내 사건을 만들었다.

아무 이념도 없이 그냥 국회의원 한번 해 보기 위해 박근혜 대통령 치맛자락을 잡고 있던 사람들이 친박이다”라고 말했다.

② 이 발언 이후 1%대에 머물렀던 지지율이 조금씩 상승하면서 3%대로 급상승했다. 이후 지난 3월 15일 황교안 권한대행이 대선 불출마 선언을 하면서 3월 20일 발표 지지율이 9.8%로 급상승했다.

대선 후보 지지율 변동을 분석하면 당시 황교안 권한대행 지지율은 홍준표 후보(3.5), 안희정 후보(2.7), 문재인 후보(2.0), 안철수 후보(1.8), 유승민 후보(1.7), 기타당 후보(1.7) 순으로 이동했다고 볼 수 있다.

황교안 권한대행 지지율이 열광적인 박근혜 지지자들 때문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합리적 보수로 과거 반기문 지지자들과 김무성 지지자들의 성향과 궤(軌)를 같이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당시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 김진태 지지율은 5.0%로 이는 광적인 박근혜 지지자들의 지지율로 확장성이 낮음을 알 수 있다. 이후 이 세력 중 불과 0.13%만이 조원진 지지로 이동했다. 나머지는 홍준표를 비판적으로 지지했다.

③ 김진태 지지율 구성은 3월 20일 여권합 지지율이 17.7%로 3월 13일 여권합이 22.1% 비해 되레 4.4% 하락한 것을 보면, 기타층에서 2.8% 야권 후보 지지자 중에서 2.2% 흡수해 이뤄진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이들은 자유한국당이 추구하는 가치 때문이 아니라 이슈에 따라 사람을 보고 지지하는 세력으로 야권에서 넘어온 세력이라 추측이 된다. 그래서 대선 기간 보수 후보 홍준표를 비판한 것도 이 때문이라 본다.

홍준표는 3월 29일 박근혜를 겨냥해 “춘향인 줄 알고 뽑았더니 향단이었다”며 “탄핵 당해도 싸다”고 독설을 날린 직후 리얼미터 4월 3일자 대선 후보 지지도 조사에서 10.2%까지 상승했다.

④ 그러나 홍준표는 대선 후보로 확정되기 전만 해도 친박계에 대해 비판적이었지만 후보 확정 이후 친박계를 감싸는 모습을 보이면서 되레 4월 3일 이후에는 지지율이 하락하는 추세를 보였다.

지난 4월 4일 대구에서 열린 대구·경북 선대위 발대식 겸 필승대회에서 “5월 9일 홍준표 정부가 들어서면 박근혜는 산다”고 주장했으며, 

4월5일 서울 장충동 반얀트리호텔에서 한국경제신문이 주최한 포럼에서 “집회 시위만으로도 대통령이 탄핵당하는 사태는 민주주의 자체가 뿌리째 뽑힌 것”이라며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은 민중재판, 인민재판이다”라고 말했다.

이 발언은 박근혜 탄핵을 찬성한 40%대의 보수우파를 인민재판의 동참자로 인식을 심어줘 분노를 사기에 충분했다. 그 발언이 반영된 4월 10일 발표에서 8.4%로 하락했다.

박근혜 비판으로 중도보수층을 흡수할 타이밍을 상실했다. 되레 방관하던 중도보수층이 안철수 후보로 이동해 안 후보 지지율이 급상승하기 시작했다.

홍준표는 15일 오후 2시 부산 서면 쥬디스태화 앞에서 열린 ‘한반도 안보기원 부산 애국시민대회’서도 “탄핵은 정치적으로는 탄핵할 수 있다. 그러나 사법적 탄핵은 맞지 않다. 확정적인 증거가 있어야 한다”며 박근혜를 옹호했다. 이어 “형소법상 조사받는 사람, 즉 피의자는 거짓말하는 게 권리다.

거짓말을 하더라도 이를 검찰과 법원이 사실을 밝혀야 한다. 헌재서 법률상으로 헌법수호 의지가 없다고 말하는 게 맞지 않다”고 말해 헌재의 판결을 부정했다.

결국 홍준표는 경남·부산과 대구.경북 표심을 얻기 위해 지대한 노력을 기울였지만 4월 27일까지 3% 정도 밖에 끌어 올리지 못했다. 경남·부산과 대구·경북의 중도보수층이 안철수 후보와 유승민 후보로 이동했기 때문이었다.

⑤ 4월 27일경부터 보수 후보 단일화 이야기가 나오고 홍준표를 지지하는 바른정당 의원들의 탈당설이 나돌면서 홍준표의 지지율이 상승했다.

실제 5월 1일 밤 바른정당 국회의원 집단 탈당 사태가 알려진 이후인 프레시안이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서치뷰와 함께 지난 4월 30일~5월 2일까지 3일간 전국 유권자 205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5월 2일 조사에서는 홍준표의 지지율이 급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5월 2일 하루 동안 조사에서 문재인 후보는 6%포인트 하락한 40.2%, 안철수 후보는 1.4%포인트 상승한 21.8%, 홍 후보는 5.1%포인트 상승한 22.7%, 심상정 후보는 1.3%포인트 하락한 7.3%, 유승민 후보는 0.4%포인트 상승한 5.0%포인트를 기록했다.

영남권을 기반으로 한 문재인은 급락하고 영남권을 기반으로 한 바른정당 의원들을 받아들이자 홍준표는 급상승한 것이다.

이와 같이 홍준표와 관련된 대선 기간 지지율 변화를 보면 ‘박근혜-최순실 적폐 청산’이 보수층에서도 지대한 관심사였으며 목소리 큰 박근혜 지지자들의 세(勢)는 그리 많지 않다.

자유한국당의 혁신은 혁명하는 마음으로 해야

정치는 산수다. 선거는 1%로 패배해도 100% 잘못으로 패배한 것과 같고 1%로 승리해도 100% 잘해서 승리한 것과 같다. 1% 차이로 당락이 결정되지만 민심은 100%와 같다는 것이다.

홍준표는 지난 2011년 1월 9일 오전 MBC TV ‘뉴스와 인터뷰’에 출연, “박근혜 시대가 과연 얼마나 오래 갈지 보고 있다”며 박근혜 시대가 오래 안 갈 것이라고 예언한 바 있다.

결국 홍준표의 예언대로 박근혜는 무대에서 사라지는 중이다. 지난 8월 16일 홍준표는 박근혜 출당 문제에 대해 “유·무죄의 문제가 아니라 정치적 책임의 문제”라며 출당을 주장했다.

홍준표 발언 이후 본격적으로 박근혜 출당에 대해 공론화가 시작됐다. 자유한국당 내 친박세력들의 반발도 심하다. 때 늦은 감이 있지만 이왕 시작한 것 빨리 결정을 내려야 한다.

설사 박근혜 거취를 결정한다해도 국민들이 진정성이 없다고 생각하면 친박세력이 다수인 자유한국당의 꼼수라고 생각하고 외면할 것이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지난 8월 17일 “박 전 대통령 출당 문제는 법적인 의미를 갖는 것이기 때문에 1심 재판이 나오는 결과를 보고 결과에 따라서 추이도 감안하고 당원 의견도 수렴해 결정해나가는 게 좋지 않겠느냐”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 8월 22일 김태흠 의원은 “탈당 권유나 출당 등의 징계는 최종심에서 형이 확정될 경우에 할 수 있게 돼 있으니 지금은 논의 시점이 아니고 형 확정 이후에 돼야 한다”고 반대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박근혜는 정치적 책임은 물론 법적 책임을 질 사유가 완성됐다. 이미 법적 심판을 받은 자유한국당 해당(害黨)행위자다. 법적 의미를 이야기하는 것은 일반 민형사상 재판을 받고 있는 정치인들에게 해당하는 것이지 박근혜에게는 해당이 안 된다.

헌법은 박근혜를 8:0으로 헌정수호능력의지 상실로 대통령직을 파면했다. 박근혜가 임명한 헌재재판관도 탄핵에 찬성했다. 건국 이래 현직 대통령이 법에 의해 파면된 최초의 대상자다. 더 이상 무슨 변명이 필요한가.

일본의 역사학자이자 <로마인이야기> 저자인 시오노 나나미는 “정치는 결과에 의해 평가받는 것이지 의도는 중요하지 않다”라고 했다. 박근혜에 대한 거취 처리가 보수혁신의 출발점이다.

박근혜가 스스로 거취 표명을 못하면 출당 내지는 제명을 시켜야 한다. 부부간 이혼은 도장 찍어야 성립되듯이 박근혜 거취도 법적 절차가 완성되어야 결별하는 것이다.

지난 대선에서의 조원진 후보의 득표자수(4만2949명)와 득표율(0.13%)의 해당되는 광적지지자들이 태극기집회에 수 천 명이 쏟아져 나와도 박근혜 재판에 수 백 명이 몰려다녀도 보수층을 대변할 수 없다. 이들이 침묵하는 지난 2012년 대선에서 박근혜를 지지한 51.6%를 대변할 수 없다.

이들이 지난 대선에서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후보를 지지한 30.8%의 생각을 대변할 수 없다. 이들이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 무당층으로 발표되는 약 20%를 대변할 수 없다.

따라서 보수의 혁신 즉 박근혜 처리는 ‘침묵하는 다수’와 ‘목소리 큰 소수’와 사이에서 혁명하는 마음으로 추진해야 성공할 수 있다. 자유한국당이 떠난 40%를 다시 돌아오게 하기 위해서는 보수층을 대표하는 홍준표는 모래검사가 되어야 한다.

즉 ‘친박적폐청산’을 당당하게 외쳐 대한민국 미완(未完)의 과제 ‘노무현 정권 부패 청산’,‘김대중 정권 친북 청산’을 주장하라는 의미다.

박근혜 탄핵은 보수우파가 참여해 법에 의해 심판 받았다고 당당하게 주장해야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보수정당은 문재인 정권의 법 파괴 및 무시 행태를 비판하고 감시할 수 있다.

대한민국 헌법 전문에는 ‘모든 사회적 폐습과 불의를 타파하며 자율과 조화를 바탕으로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더욱 확고히 하라’고 명령하고 있기 때문이다.

비록 이번 박근혜 탄핵사태로 보수는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잃었지만, 이는 박근혜의 정치적 과오(過誤) 탓이지 대한민국 건국 이후 유지해온 보수가치의 실패는 결코 아니다.

* 상기 글은 <미래한국> 557호에 기고한 글입니다.

전영준  dugsum@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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