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국방위 국정감사에서 K2소총의 개량형인 K2C1 소총이 도마에 올랐다.
 
[고성혁 역사안보포럼 대표]100발 연속사격시 총열 온도가 맨 손으로 잡을 수 없을 정도로 뜨거워 졌다는 내용이다. SBS는 “100발 사격하니 뜨거워서 못 잡는 신형 소총”이라는 선정적 제목을 달기까지 했다.
 
이 기사를 접하는 순간 제일 처음 떠오른 생각은 “풉, 100발 연속 사격 좋아하네. 10발 연속사격도 할 일이 없는데” 라는 생각이 머리를 스쳐갔다.
 
일반 부대 출신의 대부분의 예비역들은 훈련 시 연속사격 한 기억이 없을 것이다. 필자는 88군번이다. 어렵게 30년 전 기억을 떠올려 보았다. 항상 사로(射路)에 들어서면 총기 점검하면서 따라 하는 행동이 있다. “조종간 단발”.
 
영점(零點)사격과 100사로 200사로 300사로 사격을 하더라도 항상 “조종간 단발”이다. 탄창에는 고작 10발이다. 만약 어떤 고문관(?)이 ‘조종간 단발’을 잊고 ‘드르륵’ 했다가는 그날은 PRI 교장에서 곡(哭)소리 나는 날이다.
 
물론 연속 사격한 날도 있었다. 교탄(敎彈)이 남아 토요일 날 잡아서 사격할 때 만이었다. 그 외에는 연속사격 한 기억은 전혀 없다.
 

K2 소총을 개량한 K2C1. 개머리판 길이를 조절할 수 있고, 알루미늄 총열 레일을 적용함으로서 야간조준경등 각종 장비를 부착할 수 있다.

그래도 K2 개량모델인 K2C1 연속사격에서 총열 발열현상까지 국감장에서 거론된다는 것이 너무도 반갑다. 그만큼 신경 쓴다는 반증 아니겠는가?
 
개선하려고 하다가 생긴 것이니 전혀 힐난하고 싶지 않다. 문제 되는 부분도 손쉽게 수정하면 되기 때문이다. 수직 손잡이나 전투용 장갑을 보급하면 쉽게 해결된다.
 
군사무기 특성상 처음부터 완벽할 수는 없다. 미군과 이스라엘 무기가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이유는 실전을 거치면서 꾸준히 개량되어 왔기 때문이다. 우리 군은 전쟁을 오래도록 하지 않았다. 그러니 당연히 문제점이 불거질 수 있는 부분이다.
 

2015년 한미연합훈련 당시 미군 분대지원화기 사수의 모습. 레일에 조준경과 수직손잡이까지 부착되어있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또 다른 부분은 전투용 장갑이다. 미군은 전투용 장갑을 보급하고 있다.

K2 소총이 나온지 벌써 40년 가까이 되고 있다. 40년만에 처음 개량 버전인 K2C1이 세상에 첫선을 보였다.
 
개량 사항은 기존 플라스틱 총열 덮게 대신 알루미늄 총열 레일을 적용해서 망원 조준경, 플래쉬 라이트, 야간조준경 등 각종 악세사리를 부착할 수 있게끔 하는 것이다.
 
설레임이 크다. 그나마도 미군과 동맹을 맺고 미군이 어떻게 전장에서 싸우는지 곁눈질이라도 하니 k2 소총이 개량될 수 있었다.
 
세계적 제식소총의 추세는 총렬이 짧아지는 대신 각종 편의장비를 부착하는 쪽으로 가고 있다.
 
미 육군의 제식소총은 총열이 짧은 M4 카빈이다. 대신 즉각 조준경등 각종 악세사리가 많이 부착되었다. 도시화가 높은 시가전 중심의 전장(戰場) 환경을 반영한 결과다.
 
원거리 사격은 전문 저격소총과 重기관총이 주로 맡았다. 한국군의 소총 개량사업도 세계적 추세를 따라가는 것이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100발 연속 사격시 알루미늄 레일의 표면온도가 60도까지 올라가서 맨손으로 잡을 수 없다는 클레임이다. 어느 총기라도 연속발사를 하면 총열은 뜨겁게 가열된다.
 
따라서 연속 발사시 총열 가열은 당연한 것이다. 대신 우리가 주목해야 할 부분은 《맨손으로 잡아야 한다는 것》에 촛점을 두어야 한다.
 

2015년 한미연합훈련 당시 한-미 병사를 비교할 수 있는 상징적 사진이다. 그만큼 우리 군의 개인소총 업그레이드는 늦었다. 게다가 개인 전투장갑 보급은 쉽게 해결 할 수 있는 부분인데 눈여겨 보지 않은 측면이 있다

결론은 쉽다. 맨손으로 잡지 않으면 된다. 전투용 장갑을 보급하거나 수직손잡이를 부착하면 된다. 그런데 언론은 총열레일 온도만 말한다. 언론의 편향된 보도다.
 
세계 최고의 총으로 여겨지는 독일 hk416도 실험 결과는 한국의 K2C1 소총과 비슷하게 온도가 상승한다. 두 총 모두 가스 피스톤 작동식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가스 피스톤으로 노리쇠뭉치를 후퇴시켜서 재장전을 한다. 그래서 총열 부분만 온도가 상승한다. 노리쇠 뭉치는 온도가 상승하지 않는다.
 
반대로 M16 소총이나 M4카빈은 노리쇠뭉치까지 온도가 상승한다. 가스직동시( direct gas action)이기 때문이다.
 
소총 개량 주무 부서인 방사청은 즉각 개선조치를 발표했다. 방위사업청에서는 "기품원 분석결과와 소요군의 사격술 변경 적합성을 포함한 야전운용성 평가 등을 통해 전방 손잡이 또는 총열덮개용 커버 적용 방안의 적절성을 검토할 예정입니다"라고 밝혔다.
 

방사청에서 발표한 독일의 HK416과의 비교 도표. 이번 언론에서 발열문제로 K2C1소총의 문제점을 부각시켰지만 반대로 방열효과도 입증된 셈이기도 하다.

반대로 해석하면 K2C1 소총에 적용된 레일이 방열(放熱)효과가 그만큼 좋다고 볼 수도 있다. 모든 총기는 연속사격을 하면 온도가 상승한다.
 
얼마만큼 냉각을 빨리 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과거엔 수냉식 기관총도 있었다. 일부 언론은 이 내용을 또 방산비리로 몰고 가려고 한다.
 
그러나 이것은 방산비리가 아니다. 전쟁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오는 필연적인 통과의 예일 뿐이다.
 
끝으로 이런 생각도 해본다. 병사들이 소총의 뜨거운 맛을 볼 수 있도록 100발 연속사격 훈련도 모두 해 보길 바라는 심정이다. 고작 10여발 ‘단발’ 사격하는 실정에 <총열 온도 상승 문제>.는 그림의 떡 같이 느껴지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