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응천 의원,김성호 전 법무부장관

청와대의 터무니없는 주장이 없었는데도 조응천 의원은 일방적인 폭로를 했다.
 
[전영준 푸른한국닷컴 대표]지난 5월 조응천 의원은 우상호 신임 원내대표가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을 통해 현 정권의 비위를 밝힐 수 있다는 취지로 발언하자 “일방적인 폭로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그러나 저쪽에서 터무니없는 주장을 할 경우 (내가) 나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청와대와 관련된 폭로나 저격이 있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에 대해 그는 “폭로가 아니라 정상화를 위한 노력이라고 하는 게 더 맞지 않을까? 거짓을 거짓으로 덮으려는 정치권 특유의 고질적 행위는 분명히 바로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런 조응천 의원은 20일 "최근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박근혜 대통령이 착용하는 브로치와 목걸이 등 액세서리는 최순실씨가 청담동에서 구입해 건넨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응천 의원은 청와대 민정수석실 공직기강비서관을 지낸 관록을 내세워 문재인 전 대표의 영입에 1차 보은을 한 것이다.
 
조응천 의원은 1962년 대구에서 태어나 대구 성광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다. 1986년 28회 사법시험에 합격하며 해군 법무관에 임용됐다.
 
1992년 검사 임용 후 주요 검사보직을 역임한 후 김대중 대통령 민정수석실 선임행정관(2000)과 대구지검 공안부장(2003), 부패방지위원회 실태조사단장(2004), 수원지검 공안부장(2005), 법무부장관 정책보좌관(2006), 국정원장 특보(2008)를 지냈다.
 
이어 2012년 박근혜 캠프에 합류해 대통령직 인수위원 등을 역임하면 정치에 입문했다. 조 의원은 당시 캠프에서 네거티브 대응을 맡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조응천 의원은 1993년 박 대통령의 동생인 박지만 EG 회장의 마약사건을 담당한 인연으로 박 회장과 다시 친분관계를 유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응천 의원은 어떻게 박근혜 정부 출범 초기 막강한 민정수석실 공직기강비서관 자리를 맡았을까.
 
그의 전력을 보면 혈기왕성한 40대에 만난 사람들은 주로 친노인사들로 결국 몸은 청와대 박근혜에 있었지만 맘은 노무현에게 있었다고 보인다.
 
조응천 의원을 만든 장본인은 노무현 정권 시절 법무부 장관을 역임한 김성호 재단법인 ‘행복세상’이사장인 것으로 보인다.
 
그는 부산출신으로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1974년 제16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브니엘고 개교 이래 첫 사법시험 합격자라는 영예도 안고 있다.
 
그는 검사 재임시절 나라를 뒤흔드는 대형 사건이 터질 때마다 수사에 참여한 검찰 특별수사의 산 증인인 특수통이다.
 
그는 대구지검장으로 있던 2003년 건국대에서 ‘공직부패 방지를 위한 제도개선에 관한 연구’라는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그의 논문을 보고 감복해 부패방지위원회(현 청렴위원회) 사무처장에 임명했다. 이후 법무부 장관도 역임했다.
 
김 전 장관은 관운이 좋았다. 이명박 정부 초기 국민과 정치권이 의아할 정도로 국정원장에 임명됐다.
 
이 대통령과 같은 자수성가형의 인물으로서 이 대통령의 법조인 선호와 이 대통령의 고대 후배라는 점이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조응천 의원과 김성호 전 법무부 장관의 인연은 김성호 전 장관의 대구 지검장 시절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2003년 김성호 전 장관이 대구 지검장 재임 시절 조응천은 대구지검 부장검사였다.특수통인 조응천이 같은 특수통인 김 전 장관으로부터 총애를 받은 것으로 볼 수있다.
 
이후 2004년 김 전 장관이 부패방지위원회 사무처장으로 임명되자 조응천 의원은 부패방지위원회 실태조사단장을 맡는다.
 
김성호 전 장관이 2006년 법무부 장관에 임명되자 조응천 의원은 장관의 핵심이 아니면 힘든 장관정책보좌관을 맡는다.
 
2008년 김성호 전 장관이 국정원장에 임명되자 조응천 의원은 국정원장 특별보좌관으로 김 전 장관을 보좌한다.
 
노무현 정권과 이명박 정권에서 요직을 거친 조응천 의원은 놀랍게도 제18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법질서사회안전분과 전문위원에 임명된다.
 
배타적인 친박세력들이 전 정권에서 출세가도를 달린 사람을 캠프에서 주요한 활동을 하게하고 인수위 전문위원에 임명하는 것을 보면 참으로 놀랄만한 일이다.
 
이런 궁금증은 김기춘 전 비서실장과 김성호 전 장관의 친분관계에서 해답을 찾을 수 있다.
 
김기춘 전 실장은 경남 거제 출신으로 경남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다. 김성호 전 장관도 거제출신으로 거제초등학교와 부산 브니엘고,서울대 법대를 졸업했다. 같은 해군 법무관 출신에 대구지검장,법무부 장관을 역임한 것도 같다.
 
이 정도라면 사적관계를 뛰어넘어 ‘우리가 남이가’라고 할 정도 동지적 형제적 관계라 할 수 있다.
 
김성호 전 장관이 요직에 조응천을 추천했다면 김기춘 비서실장은 거절 못했을 것이고 김기춘 비서실장이 인재추천을 김성호 전 장관에게 부탁했다면 김 전 장관은 당연히 조응천 의원을 추천했을 것이다.
 
조응천의 표리부동한 삶 햇볕만 찾아다니는 처세는 보스인 김성호 전 법무부장관으로부터 물려 받은 것이라 할 수 있다.
 
김성호 전 법무부 장관은 그럴듯한 논문하나 갖고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잘 보여 노 정권하에서 부패위 사무처장과 법무부장관을 역임했다.
 
그런 사람이 이명박 정부 초대 국정원장을 맡았으니 이명박 정부가 정권 초기 촛불에 데이는 것은 어쩌면 자명한 일이었다.
 
김성호 전 법무부 장관이 정상적인 사람이었다면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원장 자리 제의를 거절했어야 했다. 물론 그런 사람을 국정원장에 임명한 이 대통령의 책임은 더할 나위가 없다.
 
김성호 전 법무부장관은 김용철 변호사로부터 ‘삼성 떡값 수혜자’로 지목돼 곤경을 겪었다.재단법인 ‘행복세상’을 만들어 재벌기업으로부터 10억 원이 넘는 거액의 출연금을 받아 논란이 되기도 했다. 또 그의 둘째아들의 병역 기피 의혹 불거져 부패위 사무처장을 역임한 이미지와는 다른 삶을 보여주었다.
 
권력과 자리만을 찾아다니던 김성호 전 법무부장관의 전력을 보면 조응천 의원의 미래가 보인다.
 
이번 조응천 의원 사태의 교훈을 보면 주요 권력자리에는 나와 친한 사람이 아니라 발굴해서라도 가치를 공유할 사람을 임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성호, 조응천 이 두 사람의 모습
 
경상도,해군법무관,서울대 법대 등 학연과 지연이 낳은 인관관계로 가치추구보다는 자리추구할 때 어떤 결과를 보여주는 지를 보여준 좋은 사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