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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는 그저 일상인줄 알았네.
김성춘 | 승인 2016.05.27 01:02
인류가 지구상에 나타난 이래 얼마나 많은 이별이 있었고. 죽음이 있었을까?

[김성춘 푸른한국닷컴 칼럼위원]우리는 이별이나 죽음이 오기 전까지는 모든 것을 일상(日常)으로 알고 살아간다. 그래서 중국 청나라 만주족 출신의 시인 납란용약의 완계사(浣溪沙)란 사(詞)의 끝 구절「그때는 그저 일상인줄 알았네. 當時只道是尋常」라는 말은 우리 모두의 회한이 되는 것이다.
 
우리는 이 시간이 항상 있고. 이 사람이 언제나 나와 같이 있고. 이 풍경을 늘 볼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내년에 내가 어디 있을지도 모르고 내년에 우리가 다시 만날 수 있을지도 알 수 없는 것이다. 이 시간과 이 사람과 이 장소는 달아나기 쉬운 것인데도 우리는 꼭 잡은 것으로 알고 있는 것이다.
 
유행가 가사에「지나고 보니 그것이 사랑이었네.」라는 가사가 있는데, 꼭 남녀 간의 정(情)만 그렇다고 생각할 수 없다. 지나고 나면 모든 것이 사랑이고 깨어나고 보면 모든 것이 아름다움이며, 생각해보면 모든 것이 특별함인 것이다. 문제는 우리가 그때는 눈을 감은 것처럼 그 가치와 의미를 모른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납란용약처럼 시인이 아니면서「그때」를 그저 일상인줄 알고 산 사람은 누구였을까? 평강공주가 와서 눈물을 떨구자 그때서야 관이 움직인 온달과 평강공주였을까? 남편 이응태가 일찍 죽자 남편을 원망하며 관에 애끓는 사랑의 편지를 넣은 원이엄마였을까? 아니면 남편 조명성이 먼저 죽자 단번에 시풍(詩風)까지 음울하면서 애조를 띤 이청조였을까?
 
제주도 유배지에서 왕 노릇 10년 보다 더 긴 15년을 살면서 밥 짓는 어멈으로부터「영감,」소리를 들은 광해군은 어땠을까? 나라를 도탄에 빠트리고 사랑하는 여인 양귀비를 죽게 만들며 나중에 시인(詩人)으로부터「서궁 남쪽 뜨락에 가을 풀 무성하고〳 낙엽이 섬돌 가득 붉어도 쓸어내리지 않으며」의 말을 들은 만년(晩年)의 당현종 이융기는 또 어땠을까?
 
-우리는 모두 이렇게 살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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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춘  kimmaeul@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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