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정 전 대표 사태는 양비론이 아니러 옳고그름의 차원에서 바라봐야 한다.
 
<전영준 푸른한국닷컴 대표>지난 26일 조선일보는 ‘누가 모욕당했나?… 서울시향, 끝나지 않는 진실 게임’라는 제목으로 박현정 전 서울시향 대표 사태 분석 기사를 내 보냈다.
 
<조선일보>의 기사를 읽어보면 마치 사건일지를 읽는 것 같은 착각이 들지만 ‘박 전 대표 성추행·막말 무혐의 결론에도 일부 직원들 "억울" 주장’이라는 부제목처럼 정명훈 전 서울시향 감독과 일부 직원들이 억울한 점이 있다는 것을 옹호하는 것처럼 보였다.
 
분명한 것은 경찰조사 결과 박현정 전 서울시향 대표는 직원들에게 성추행도 막말,폭언도 하지 않았다는 것과 되레 정명훈 전 서울시향 감독의 부인 구모씨가 이 사태에 깊숙이 간여한 것으로 밝혀졌다는 것이다.
 
물론 법원의 판단이 남아있지만 이 예민한 사건을 경찰이 어느 한 사람의 이야기만 듣고 판단은 하지 않았을 것으로 보이며, 경찰은 박현정 전 대표를 몰아내려는 발표되지 않은 많은 증거물을 검찰 측에 넘긴 것으로 알려져 사태 반전에 큰 기대를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조선일보>의 기사가 더욱 가관인 것은 경찰조사 결과 박 전 대표에 대한 경찰의 무혐의 처분에도 불구하고 음악계의 시선은 여전히 박 전 대표에게 냉담한 편이라고 서울시향 상임 작곡가 진은숙(55)씨의 말을 인용 보도했다는 것이다.
 
대한민국 음악계를 대표하는 사람이 어디 진은숙씨 뿐인가. 진은숙씨는 서울시향 상임작곡가로 서울시로부터 급여를 받는 월급쟁이일뿐이다. 그런 사람의 말을 음악계의 의견처럼 표현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진은숙씨는 지난 24일 기자 간담회에서 "정명훈 지휘자는 국제사회에서 한국 음악계를 대표하는 얼굴 역할을 하는 분"이라며 "서울시향은 음악에 충실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동안 많은 공격을 받고 본질적이지 않은 문제로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진은숙씨의 정체성을 보면 그의 말이 신뢰가 가지 않는다. 진은숙씨는 문학평론가 진중권씨의 친누나로 진보적 음악가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탐욕스러운 정명훈 전 서울시향 감독을 옹호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지도 모른다.
 
정명훈 전 감독의 변칙, 탈법, 불법 고용 및 근무 행태가 불거진 것은 이미 5년 전 2011년 12월 민주당 장정숙 시의원에 의해 최초 제기되었고, 김상수 연출가에 의해 이슈화되었다.
 
그때 가장 첨예하게 정명훈을 편들고 나선 것은 진은숙씨의 동생 진중권씨었다. 진중권은 정치와 예술은 별개라면서, ‘마에스트로(거장)’ 를 운운하고 ‘너희가 클래식 음악을 알아?’
 
당시 진중권의 큰누나는 서울시향 홍보직에 있었고 독일에 있던 작은누나 진은숙은 서울시향 비상근 작곡가로서 1억 원 정도의 연 급료를 받고 있었다고 한다.
 
정명훈 전 감독은 추악한 예술가의 진면목을 드러냈고 진중권씨는 진영논리에 빠져 무책임하고 몰염치한 지식인의 모습을 여실히 보여 주었다.
 
한편 진중권씨는 사태가 불거진 당시 박 대표를 ＂예술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는 장사꾼＂이라고 깎아내리며 정 전 감독 편을 들었다.
 
진중권씨는 지난 2014년 12월10일 오후 자신의 트위터에 ＂한편으로는 ＇정치＇의 공격. 정명훈을 물고 늘어지던 민주당 시의원 J모 여사의 부군께서 아주 우연히 지휘자이십니다＂라고 지적한 뒤 ＂다른 한편으로는 ＇시장＇의 공격. 예술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는 장사꾼을 예술단체의 대표로 모셔놨으니…휴＂라고 박현정 전 대표를 매도했다.
 
MBC에서 해고된 진보성향의 언론인이자 미디어오늘에 ‘이채훈의 힐링클래식’을 연재하는 이채훈 전 MBC PD도 정명훈 전 감독에 대해 신랄하게 비판을 가한 바 있다.
 
그는 2014년 12월16일 미디어오늘에“음악밖에 모르는” 정명훈 감독의 사퇴를 권한다“라는 제목으로 정명훈 전 감독을 ”‘정 감독 아니면 안 된다’는 일부의 인식은 설득력 없어 보인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기고문에서 정명훈 전 감독이 이야기한 ‘음악밖에 모르는’멘트에 대해 “생애 마지막 해에 피아노를 장만할 정도로 가난하게 살다 간 슈베르트가 ‘음악밖에 모른다’고 하면 모두 수긍할 것이다 그러나 권력과 부를 실컷 누리다가 나치 부역 혐의를 받게 된 카라얀이 ‘음악밖에 몰랐다’”고 얘기하면 설득력이 있을까요? “라며 한국에서 돈과 권력을 누린 정명훈 전 감독을 비꼬았다.
 
그러면서 “정 감독께서는 “인권문제”를 거론하며 박 대표를 압박했다. 재계약 체결 이전에 하루빨리 박 대표를 몰아내기 위해 일종의 여론 정치를 펼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정 감독이 평소에 인권 문제에 그렇게 관심이 있었는지, 한번쯤 돌이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서울시향 단원들에 대한 오디션은 물론 필요한 일이었겠지만, 그 결과 하루아침에 쫓겨난 분들이 느꼈을 굴욕과 좌절을 배려한 적이 있었나 해체 위기의 국립합창단이 긴급히 도움을 요청했을 때 왜 그렇게 매몰차게 거절하셨나“라며 정 전 감독의 이중성을 비판했다.
 
이채훈 전 MBC PD는 “서울 시장이 시향 사장을 선임할 때 음악감독의 추인을 받았다니, 좀 이상한 일 아닌가요? 지금의 난맥상은 처음부터 잉태되어 있었다”라고 박현정 전 서울시향 대표 사태 건은 전적으로 정명훈 전 감독에게 있음을 지적했다.
 
이어 “박 대표가 물러난 뒤 정 감독이 유임된다면, ‘정명훈의 사조직’으로 의심받는 현 체제를 유지한다는 뜻인데 이건 서울시향을 위해서나, 서울 시민을 위해서나, 정 감독 자신을 위해서나 바람직하지 않다. 박수치는 사람이 많을 때 떠나시는 게 현명할 것으로 보인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결국‘음악밖에 몰랐다’라고 항상 주장한 정명훈 전 감독은 권력과 부를 실컷 누리기 위해 정명훈 서울시향 왕국을 만들려 다 좌절 된 것이다.
 
정명훈 전 감독을 옹호하는 사람들은“건국 이래 가장 위대한 지휘자이자 대한민국의 자랑인 이 소중한 예술가를 정치 논리에 끌어들여 망가뜨리지 말아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정명훈 전 감독이 건국 이래 가장 위대한 지휘자일지라도 권위에 찌든 명예를 이용해 잘못된 행태를 보이면 시장에 의해 퇴출되는 것이 대한민국 음악계의 발전을 위해 좋은 일이다.
 
이 사태와 관련 법적 처벌을 받게 되는 일부 직원들은 무조건 억울함을 주장할 것이 아니라, 사태의 전개과정을 솔직하게 밝혀 잘못을 용서받는 일이 사태악화를 막는 지름길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또한 <조선일보>의 양비론을 빙자한 ‘외눈박이’보도는 잘못된 것이며 옳고 그름의 차원에서 박현정 전 대표 사태를 바라봐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