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실천 수범 김성춘의 글향기
생각대로 되는 것은 예언자의 경지이지 인간의 경지가 아니다.
김성춘 | 승인 2016.03.26 22:15
물은 손가락 사이로 새다

[김성춘 푸른한국닷컴 칼럼위원]「하늘의 지위」를 차지하려는 사람들이 있다. 「하늘의 위세」를 부리려는 사람들이 있다. 「하늘의 권위」를 가로채려는 사람들도 있다. 자기를 전지전능(全知全能)한 신의 위치에 올려놓고서 100년, 200년 후를 설계한다. 자기의 생명은 바람 앞의 등불 같고. 자기가 발 디딘 곳이 이미 무너지고 있는데도 말이다.
 
뜻대로 되지 않는 것이 세상사이고 그것이 정상인데도, 인간은 오로지 도모만 할 수 있을 뿐 일의 성사는 하늘에 달려있는데도 애써 주판알을 놓는다. 그러나 장고(長考) 끝에 악수(惡手)를 두고. 승기가 패착이 되며. 계획은 무산되고. 준비는 수포로 돌아간다. 아무리 주도면밀해도 아무리 원모심려를 했어도 어긋나고 빗나간다.
 
세상에 영원한 비밀은 없고. 맹세는 깨지기 위해서 그리고 약속은 뒤집어지기 위해서 있는 것이다. 전망은 빗나가고. 예측은 틀리며, 은혜와 배신도 잊혀 진다. 생지(生地)가 사지(死地)가 되며 사지가 생지가 되기도 한다. 먼저 된 자가 나중 되고. 나중 된 자가 먼저 되며, 일찍 죽은 아이나 800살 산 팽조가 똑같은 것이다.
 
천려일실(千慮一失)이라고 천 가지 생각 중에 한 가지 불찰이 땅을 치며 후회하게 만들고. 99번 이겼으나 한 번 패함으로써 하늘을 원망하게 된다. 또 남이장군을 죽게 만든 귀신이 언제 노릴지 모른다. 주식은 절망에서 태어나 비관 속에서 자라며 낙관 속에서 사라지는 것처럼 확신을 가질 때 그때부터가 파멸의 내리막길인 것이다.
 
중국 베이징의 자금성 뒤 경산(景山)에 있는 수황정(壽皇亭)은 황제의 만세(萬歲)를 비는 정자였지만 명나라 마지막 황제 주유검이 목을 매단 장소가 되고. 지금 종로구청 뒤 이마빌딩 자리에는 조선 초기 광화문과 경복궁의 이름을 지은 정도전이 동네이름을 수진방(壽進坊)으로 짓고 살았지만 이름과는 반대로 이방원일파에게 참혹하게 살해된다.

척척 들어맞고 생각대로 되는 것은 예언자의 경지이지 인간의 경지가 아니다. 어렸을 적, 손에 땀을 쥐며 읽던 괴도(怪盜) 루팡 시리즈「기암성」편에는 쫓기는 자와 쫓는 자 모두의 간담을 서늘하게 하는 말「물은 손가락 사이로 새다.」라는 말이 나온다. 생각해보면 세상에 손가락 사이로 새는 것이 어디 물뿐이겠는가?


푸른한국닷컴, BLUKOREADOT

김성춘  kimmaeul@hanmail.net

<저작권자 © 푸른한국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성춘의 다른기사 보기
icon최근 이슈기사
SSG 랜더스, 우승환호SSG 랜더스, 우승환호
최나연 은퇴선언, 다양한 방송 활동과 레슨 행사 등을 통한 새로운 삶 선택최나연 은퇴선언, 다양한 방송 활동과 레슨 행사 등을 통한 새로운 삶 선택
‘현무-2′ 강릉에서 동해상으로 연합 지대지미사일 사격 중 낙탄‘현무-2′ 강릉에서 동해상으로 연합 지대지미사일 사격 중 낙탄
에런 저지, AL 단일시즌 최다 홈런 62호 달성 ‘청정 타자’·'클린 홈런왕' 등극에런 저지, AL 단일시즌 최다 홈런 62호 달성 ‘청정 타자’·'클린 홈런왕' 등극
icon가장 많이 본 기사
기사 댓글 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서울시 성북구 동소문동 2가 247 3층  |  TEL : 02-734-4530(代)  |  FAX : 02-734-8530  |  긴급연락처: 010-2755-6850
제호 : 푸른한국닷컴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아 01298  |  창간일 : 2010. 07. 20  |  발행·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 전영준  |  마케팅이사 : 김혁(010-3928-6913)
Copyright © 2010-2022 푸른한국닷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dugsum@nate.com.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