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킹

편집자 主 : 2010년 천안함 폭침으로 해군은 물론이거니와 온 국민이 충격을 받았다. 해군은 천안함 폭침 후 북한의 잠수함 탐지 능력을 증대시키기 위해 온 힘을 경주하고 있다. 그러나 잠수함을 탐지한다는 것은 그리 녹녹치 않다. 3면이 바다인 우리의 해상 작전환경을 고려한다면 잠수함을 탐지할 수 있는 수단인 플랫폼이 많아야 한다. 해군은 고육지책으로 미 해군의 중고 대잠 초계기인 바이킹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쌍발 제트엔진의 바이킹 대잠 초계기에 대해 월간 디펜스타임즈와 특약을 맺고 2회 게재하기로 하였다.
 
3. 왜 바이킹인가?
 
[안승범 디펜스타임즈 발행인 제공]지금까지 제트엔진 탑재 대잠 항공기가 터보프롭 대잠초계기에 비해서 어떠한 이점이 있는지, 그것이 어떠한 전술적 가치가 있는지에 대해서 고찰하였다.
 
그렇다면 왜 제트엔진 탑재 대잠초계기 중 현대적인 첨단 초계기(P-8A)를 외면하고 굳이 구형 초계기를 제트기라는 이유 때문에 도입하려는 것인지에 대힌 의문을 가져봄직하다.
 
우선, 해군은 공대함 공격 임무에 투입할 항공기를 추가로 다수 도입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장거리 공대함 탐지, 공격이 가능한 P-3CK 항공기가 증강되었다. 그러나 상황 발생 시에 투입할 수 있는 항공기 숫자는 여전히 대잠 항공기 작전 소요 규모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결국 1 Sortie에 공대함 초계, 공격 임무를 전담할 수 있는 해상작전항공기 도입이 절실한 실정이다. 서해의 경우에는 그나마 20 전비에 공대함 임무 탄(AGM-84, AGM-65G)이 비축되어 있으며, 11전비에서도 각 대대 당 최소 1개 편조는 AGM-84L을 탑재하고 공대함 임무 대기를 할 수 있기 때문에 그나마 P-3CK 등의 공대함 임무 부담을 줄일 수 있다.
 
그러나 동해에서 상황이 발생하면 19 전비에는 공대함 스탠드 오프 탄이 비축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P-3CK등의 공대함 임무 부담이 높다. 11전비 예하 부대 중 2개 전투비행대를 동해에 집중 투입하면 공대함 임무 대기를 할 수 있는 편조를 각 대대 당 1개씩 총 1개 편대 규모를 만들 수 있다. 그러나 이들이 공대함 초계를 한 후에 후속 공대함 초계 세력을 차출할 수 없다. 공대함 초계 투입한 항공기의 정비와 점검이 완료된 후에야 다시 공대함 임무 항공기를 투입할 수 있다.

따라서 F-15K는 공대함 임무 세팅을 완료하고 곧바로 출격이 가능한 상태로 대기하다가 이들의 공대함 공격력이 필요할 때 작전 공역으로 고속 접근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1개 편조씩 긴 시건 동안 공대함 초계를 담당하면 동해에서 P-3CK의 공대함 임무 부담을 크게 줄일 수는 있을 것이다. 또한 F-15K가 공대함 초계를 하고 있음을 적대 세력이 인지하면 적 함대에 위협적인 존재로 인식될 것이다. 물론 공대함 무장 여부는 적대 세력이 확인할 수 없으나, F-15K가 공대공 초계 시와 비교도 되지 않는 긴 시간동인 연속 체공을 하는 것을 AWACS등을 통해 파악하면 해당 F-15K가 공대함 초계 중이라는 것을 인지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이 경우에는 정작 공대함 공격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2대의 F-15K에서 발사하는 공대함 미사일 4기가 전부인지라 적대 함대의 방공체계를 돌파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해군 항공대가 동시에 다수의 공대함 초계 항공기를 띄울 수 있는 여건을 갖추어야 실질적인 공대함 공격력을 보유할 수 있는 것이다. 이 경우, P-3CK는 대잠 임무와 적대 함대 원거리 감시, 식별 임무에 집중적으로 운용될 수 있으며, F-15K는 좀 더 공대공 임무에 집중적으로 운용될 수 있어서 전체적인 작전 효율이 제고될 것이다. F-15K와 같이 공대공 작전 체공 시간이 긴 항공기는 1개 편조라도 더 공대공 임무에 투입되면 분쟁해역 공역에서 연속적인 공대공 방어태세를 유지하는데 큰 보탬이 된다.
 
P-8A는 이런 용도로 운용하기에 적합하지 않을 뿐더러, P-8A과 같은 고가의 초계기를 그와 같이 대량 도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즉, 현재 한국 해군이 원하는 대잠초계기는 로우엔드 대잠초계기라고 할 수 있다.
 
S-3 바이킹은 전술한 바와 같이 고속 비행성능을 보유한 제트엔진 탑재 초계기이며, 저고도 침투 비행 성능이 우수하고 특히 AGM-84 운용능력은 정평이 나 있는 항공기이다. 무엇보다 제한된 예산으로 다수의 항공기를 도입할 수 있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공대함 공격기로 쓸 수 있는 제트기 다수를 필요로 하는 해군항공대의 요구에 부합한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대만 해군에서도 과거에 S-2T 트래커 대잠초계기 대체세력으로 중고 S-3 바이킹을 도입하는 방안에 대해 검토한 바 있다.
 
그리고 현실적인 문제를 간과할 수 없다. 해군에서 해군항공의 중요성과 별개로, 해군 내부에서 해군항공대의 위상은 높은 편이 아니다.
 
수상함대에 우선적으로 예산이 집중될 수밖에 없는 것이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KD-3 세종대왕급 구축함 Batch-2 도입이 현재 확정된 상태이며, 인천급 호위함도 Batch-1에 이어 Batch-2를 대량 건조, 배치할 예정이다. 여기에 더해서 2018년부터 2척의 산형 LPH가 해군에 더해질 예정이다.
 
잠수함 또한 매년 지속적으로 보유 규모가 증가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2018년 초도함 건조 완료를 목표로 KSS-III 건조가 시작되었다. 기 보유한 장보고급 잠수함들 또한 업그레이드가 예정되어 있다.
 
이와 같이 제한된 해군 예산에서 수상함과 잠수함에 예산 들어갈 곳이 많으니 해군 내에서 마이너인 해군항공대에 배정할 수 있는 예산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제한된 예산으로 다수의 제트 초계기를 도입하려면 현재로서는 S-3 바이킹이 거의 유일한 대안이다.
 
해군 항공대의 인력 문제 또한 P-8A와 같은 항공기 도입을 현재로서는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 일례로 2년에 힌 번씩 참가하는 림팩(RIMPAC) 훈련에 P-3C 또는 P-3CK 2대를 파견하면 그에 따라 조종, 정비, 아퍼레이터 인력도 장기간 부대에서 자리를 비우면서 P-3C 운용에 영향을 받게된다고 한다.
 
상황이 이러하니 예산 문제는 차지하고라도, 방대한 인력 소요를 발생시키는 P-8A를 다수 도입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반면, S-3 바이킹의 경우에는 적은 인원으로 운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현재의 해군 항공대 인력 여건으로도 다수 도입이 가능하다.
 
이런 현실적인 여건과 절충하여 현재 해군 항공대의 전력 증강 로드맵은, 항공기 1기당 적은 인원으로 운용 가능한 S-3 바이킹의 도입과 P-3C AIP 리스로 해군 항공대 규모를 확대한 후, 추후 P-3CK와 P-3C AIP 등의 노후 도태 시기에 이를 P-8 초계기를 도입하여 대체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P-8A는 아직 우리에게 시기상조인 무기체계라고 할 수 있다.
 
4. S-3 바이킹, 쓸모없는 노후 항공기인가
 

바이킹 대잠 초계기

현재 미국 업체와 이스라엘 업체들이 S-3 중고기 재생 도입 사업에 참가할 준비를 하고 있다. 이들 중에서 선정된 업체들은 S-3 바이킹에 새롭게 통합할 임무 장비를 납품하게될 것이다.
 
바이킹이 현역 시절에 이미 운용 수명을 초과했다는 판정을 받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는 이착함시에 프레임에 기계적인 스트레스가 크게 누적되는 함상 운용을 전제로 한 운용수명 산정이었다.
 
우리 해군은 당연히 S-3 바이킹을 함상 운용할 수 없기 때문에 당시 미 해군이 책정한 운용수명 기준을 그대로 적용할 수 없다. 당시 미 해군은 함상 운용도 함상 운용이지만, S-3에 다양한 임무를 부여하였기 때문에 S-3의 평균적인 출격 Sortie수가 많았다. 다시 말해서 공대함, 대잠 임무뿐만 아니라 Buddy-to-Buddy 포드를 탑재하고 공중급유기로 출격할 때도 많았으며, 심지어는 공대지 공격 / 훈련 임무로도 출격한 적이 있다
 
한국 해군에서는 그보다 평균 Sortie 수가 적을 것이라는 점 또한 당시 미군에서 바이킹의 운용 수명을 그대로 적용할 수 없는 이유가 된다.
 
최근 조사 결과에 따르면, 평균 Sortie 수 감소는 차지하고라도 함상 운용을 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도 S-3의 잔여 운용수명이 크게 증가한다고 한다. 여기에 더해서 국내 업체(KAI 또는 KAL)에서 기골 대체, 보강 작업을 하게될 것이다.
 
엄연히 군 내부의 전문적인 연구와 자체적인 기준에 따라 도입을 고려하고 있음에도 "중고 노후 항공기 도입"이라는 이유 만으로 반대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우리 해군의 P-3CK도 도태된 노후 항공기를 재생해서 재취역시킨 것이다. 그러나 이들은 AGM-84L 하푼 Block II의 운용, 우수한 ISAR 성능을 보유한 EL/M-2022A 레이더와 ELINT 수단으로 운용할 수 있는 ESM 등 우수한 임무 장비 운용으로 군 내외에서 첨단 장비로 각광을 받고 있다.
 
노후 도태 장비도 필요에 따라 도입하는 경우는 해외에서도 얼마든지 그 사례를 찾아볼 수 있다.
 
독일 해군항공대는 그들의 애틀란틱(Atlantic) 대잠초계기를 대체하기 위해 네덜란드 공군에서 도태된 중고 P-3C를 인수하여 운용하고 있다. 이스라엘 공군은 과거 미 공군이 도태시킨 F-15A, F-16A를 무상으로 넘겨받아 개조하여 운용한 바 있다.

최근 인도네시아 공군 또한 미 공군의 F-16C/D Block 25를 다수 인도받은 후, 여기에 새로운 임무 컴퓨터(MMC-7000)와 임무 장비(ALQ-213, SADL 등)을 통합하여 F-16C/D Block 52ID라는 이름으로 운용하고 있다. 칠레 공군과 요르단 공군도 노후한 중고 F-16AM/BM을 네덜란드에서 도입하여 운용하고 있다 (칠레는 F-16AM/BM 중고기 도입 후, 미국에서 F-16C/D Block 52+ 신규 도입, 요르단은 F-16AM/BM 도입 전에 미국으로부터 중고 F-16A/B Block 15OCU 도입).
 
우리와 경제규모가 비슷한 스페인의 공군이 보유한 86대의 F/A-18A/B 전투기 중 20대는 미군이 쓰다가 넘겨준 중고 도입 항공기이다. 첨단 무기로 도배를 해놓은 것 같은 인상을 심어주는 일본의 경우에도 2013년에 미 해병항공대가 쓰다가 도태시킨 중고 KC-130R 공중급유기 6대를 도입하여 여기에서 공중급유장비를 제거한 후, 수송기로 쓰고 있다.

대만의 경우에도 S-2T 터보 트래커(Turbo Tracker)를 대체하기 위해 도태된 S-3 바이킹 초계기 도입을 검토한 바 있으며, 최근에는 우리 해군 P-3CK와 마찬가지로 도태된 P-3C를 도입, 재생하여 전력화하였다.
 
이와 같이 도태 무기체계라도 필요하면 도입해서 사용하는 일은 선진국이나 군사강국들에서도 그 사례를 많이 찾아볼 수 있다. 따라서 "예산도 부족한데 군에서 노후 도태장비를 도입하려고 한다","40년전에 나온 대잠초계기를 도입하려고 한다"와 같이 초도기 생산연도를 거론하며 반대하는 것은 일종의 논점일탈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글 : 디펜스타임즈 신선규)

-연재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