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항모에 착함중인 바이킹 대잠초계기.

편집자 主 : 2010년 천안함 폭침으로 해군은 물론이거니와 온 국민이 충격을 받았다. 해군은 천안함 폭침 후 북한의 잠수함 탐지 능력을 증대시키기 위해 온 힘을 경주하고 있다. 그러나 잠수함을 탐지한다는 것은 그리 녹녹치 않다. 3면이 바다인 우리의 해상 작전환경을 고려한다면 잠수함을 탐지할 수 있는 수단인 플랫폼이 많아야 한다. 해군은 고육지책으로 미 해군의 중고 대잠 초계기인 바이킹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쌍발 제트엔진의 바이킹 대잠 초계기에 대해 월간 디펜스타임즈와 특약을 맺고 2회 게재하기로 하였다.
 
1. 제트기를 주력으로 운용하고자 하는 해군 항공대
 
[안승범 디펜스타임즈 발행인 제공]해군이 TF-34 엔진을 탑재한 S-3 바이킹(Viking) 대잠 초계기를 재생하여 도입하려 한다는 사실은 이미 해외에도 널리 알려졌다. 경쟁입찰이 아니기 때문에 F-X 사업, KC-X 사업 등과 달리 조용히 진행되고 있지만 이미 국내외 언론과 전문 분석기관을 통해 널리 알려졌다.
 
국내에서는 굳이 미 해군에서 모두 도태된, 그것도 미 해군에서 운용할 당시에 이미 운용 수명을 초과했던 노후 항공기를 해군이 다시 도입하려 하는 것에 대해서 반대의 목소리가 높다.
 
심지어 일부 언론에서는 군을 대신하여 자신들이 대안으로 특정 기종을 제시하며, 군이 자신들이 제시한 대안을 선택해야 한다는 식의 월권적인 태도를 취하는 모습도 볼 수 있다.
 
그러나 해군에서 P-3C AIP 리스를 검토하면서 동시에 S-3 (이하 "바이킹") 도입을 추진하는 것은 그 나름의 이유가 있다.
 
또한 바이킹 대잠 초계기의 도입은 해군 항공대가 터보프롭항공기를 주력으로 하는 세력에서 제트기 중심의 해군항공세력으로 도약하는 시작이 될 것이다.

2. 왜 제트기인가
 
현재 일각에서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는 비교적 신형의 유럽제 해상초계기를 포함하여 아직까지 비교적 신형의 터보프롭 해상초계기들이 해외 메이커에서 제작되어 납품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아닌 도태된 바이킹을 도입하려고 하는 것은, 터보프롭 초계기가 더이상 한국 해군 항공대의 작전 요구에 부합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아니 좀 더 정확히 표현하자면 제트 항공기가 갖는 이점이 해군의 해상 항공작전에 부합하는 점이 많기 때문이다.
 
흔히 이지스함 등을 주변국 해군에 대항하는 핵심적인 무기체계로 인식하고 해군 항공세력은 보조적인 수단으로 인지하는 경향이 강하다. 그러나 해상자위대 보유 세력 중에서 한국 해군에 가장 위협적인 것은 이지스함이 아니라 EP-3, P-1, 그리고 대량으로 보유하고 있는 P-3C인 것처럼, 바다로부터의 위협 세력에 가장 신속하고 강력한 대응이 가능한 것은 해군 항공세력이다.
 
해군이 보유한 작전 세력 중 항공기가 가장 강력한 억지력을 갖는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신속한 기동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해상 또는 수중을 통한 상황 발생 시에 가장 신속하게 상황 발생 해역으로 전개되어 적대 세력의 군사적 행동을 억제할 수 있는 것은 배가 아니라 항공기이다.
 

스크랩 된 대잠초계기 바이킹 이중 일부를 한국에서 도입 검토중이다.

잠수함의 경우에도 적대 해군에게 강력한 억지력으로 작용한다는 것은 굳이 구구한 설명이 필요없을 것이다. 그러나 잠수함의 경우에는 기동 속력이 제한되어 있고, 디젤 잠수함의 경우에는 (AIP 탑재 잠수함의 경우에도) 고속 추진이 가능한 시간이 제한되어 있다. 이 때문에 원거리에 위치한 적 함대, 그리고 고속 기동 중인 적 함대 타격에 어려움이 있다.

그리고 잠수함이라는 무기 체계 특성상 항공기에 비해 대함 스탠드 오프 타격 영역도 제한되고, 탐지 가능한 영역 또한 적 함대의 상황과 수중 상황 등에 따라 제한될 수 있다. 이 또한 잠수함이 항공기와 같은 수준의 즉응성과 장거리 대함 타격이 어려운 이유 중 하나이다.
 
요약하자면, 장거리 탐지, 식별 능력과 신속한 작전 투입 성능은 해상작전 고정익 초계기에 요구되는 핵심적인 성능 요소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적대 함대를 장거리에서 탐지하고, 그 중 핵심적인 고가치 작전 세력을 식별하기 위한 해상작전레이더, ESM과 함께 고속 비행 성능이 중요하다.
 
제트 엔진 탑재 항공기가 대잠 초계기로 각광받는 이유도 터보 프롭 항공기보다 더욱 빠르게 초계 공역에 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항공기의 공대함 스탠드 오프 공격이 가능한 영역 안으로는 함대를 진입시키기 어렵다. 설령 부득이한 이유로 진입시키더라도 함대의 작전이 크게 위축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공대함 스탠드 오프 공격이 가능한 항공기를 적 함대를 차단, 타격할 수 있는 공역에 신속하게 접근시킬 수 있는 것은 적대 함대를 상대로 우위를 점하는 첩경이라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해서 해면고도기준으로 순항속력이 마하 0.5(약 650Km/h)를 상회하며 최대속력은 마하 0.6 ~ 마하 0.7 정도(790Km/h ~ 857Km/h)인 S-3 바이킹이, 순항속력이 500Km/h에도 채 미치지 못하는 유럽제 터보프롭 해상초계기보다 먼저 적 함대의 접근을 차단, 타격할 수 있는 위치로 접근함으로써 해상 작전 성패에 결정적인 기여를 하는데 보다 적합한 항공기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이유 때문에 최근 미국과 인도가 제트엔진을 탑재한 대잠 초계기인 P-8A를 도입하고 있으며, 일본 또한 제트엔진 탑재 대잠초계기인 P-1을 자체 개발하여 배치하고 있다.
 
이런 것을 감안하지 않고 그저 상대적으로 신형 항공기라는 이유 만으로 터보프롭항공기(특히 특정 유럽제 기종)를 대안이라고 제시하는 것은 소요군의 요구조차 제대로 이해를 못한 소치라고 할 수 있다.
 
공대함 차단, 타격뿐만 아니라 대잠 작전 시에도 항공기의 신속한 전개는 작전의 성패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지난 천안함 피격 사태를 예를 들어보자. 당시 천안함이 어뢰에 피격된 위치를 기준으로 신속하게 대잠초계기를 현장에 투입하였다면, 공격 위치를 기준으로 항공기가 현장에 도달할 때까지 짧은 시간동안 적 잠수정이 움직일 수 있는 거리를 기준으로 설정한 대잠 포위선을 짧게 설정할 수 있었을 것이다.
 
이 경우 소요되는 소노부이(DIFAR, DICASS) 숫자도 비교적 적으며, 잠수함 존재 가능 공간 자체가 협소하기 때문에 적은 수의 소노부이로 잠수함을 탐지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

또한 초계기의 MAD가 서해와 같은 대륙붕 해역에서 탐지거리가 축소되는 경우가 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신속한 대잠 항공기의 현장 배치로 적 잠수함의 존재 가능 공간을 최소화하였기 때문에 해당 공간대비 MAD 탐지 영역의 비율을 매 순간 높게 유지함으로써 잠수함을 탐지, 요격할 가능성을 크게 제고할 수 있게 된다.
 
상술한 것과 같이 공대함 임무, 대잠 작전 시에 신속한 전개가 중요하다는 것 이외에도 저고도 침투 공대함 공격 면에서도 제트 엔진 탑재 초계기가 좀 다 유리하다.
 
특히 S-3 바이킹과 같이 상대적으로 소형(여타 대잠 초계기들과 비교할 때)의 제트엔진 탑재 초계기는 저고도 공대함 침투 공격에 맞는 항공기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미 해군에서 바이킹을 현역 항공기로 운용할 때에도 바이킹을 이용한 저고도 공대함 접근 공격 전술 훈련을 여러 차례 시행한 바 있다.
 
해상 공역에서는, 특히 해면에서 가까운 낮은 고도에서는 난기류가 자주 발생한다. 또한 수중에서 형성되는 수괴와 해양전선 등으로 인해서 해상 공역에 대류 경계층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여기에 더해서, 저고도에서는 높은 대기 밀도 때문에 비행 시의 항력이 크다.

터보프롭엔진의 경우, 엔진의 추력 대부분이 엔진 내부에서 압축되는 방출류가 아니라, 프로펠러에서 발생하게 된다. 프로펠러의 블레이드 길이와 숫자, 형상 등에 따라서 같은 엔진에 결합해도 추력이 제각각이다. 그러나 터보프롭엔진에서 프로펠러를 회전시키는 에너지는, 프로펠러에서 최종적으로 발생하는 추력의 에너지보다 더 크다는 점은 마찬가지이다.
 
이 때문에 엔진의 에너지가 대부분 기류를 밀어내고 압축하여 축류를 형성하는데 집중되는 제트 엔진이 대기압이 크고, 난기류와 대류 경계등이 발생하는 저고도에서 고속 침투 비행을 하는데 있어서 터보프롭엔진보다 유리하다.
 

애리조나 사막에 보관중인 미해군의 대장초계기 바이킹

특히 S-3 바이킹은 이러한 제트엔진(TF-34 엔진)을 탑재하면서 여타 초계기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볍고 비교적 항력이 적은 편이기 때문에 상술한 바와 같은 다양한 항력 발생 요인을 갖고 있는 저고도에서의 침투 비행에 특히 유리하다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은 S-3 바이킹의 특성은 대잠 작전 시에 적 잠수함 요격 전술을 구사할 때에도 큰 이점이 된다.
 
잠수함으로 의심되는 개연성이 있는 시그널을 탐지한 후, 이것이 실제 잠수함인지 여부를 식별하기 위해서는 다소간의 절차를 필요로 한다. 결국 잠수함이라는 것을 식별하고, 혹시 발생할 수 있는 아군 잠수함에 대한 오인 공격을 방지하기 위한 식별 작업(음문 분석을 통해서)을 거쳐 최종적으로 잠수함을 요격하기 위한 전술을 구사할 때까지 약간의 시간을 필요로 한다.
 
문제는 탐지한 잠수함에 대한 접촉을 상실하는 것은 순식간의 일이라는 것이다. 현대적인 해상작전레이더에 통합되고 있는 APRDDS(Automatic Periscope Detection & Discrimination) 모드로 잠수함의 잠망경을 탐지, 식별을 해도 잠망경은 불과 6초 이내의 시간 안에 수중으로 사라진다. 소노부이 등으로 잠수함을 탐지한 경우에도 이에 대한 음향 신호를 상실하여 다시 탐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가까운 일본의 경우에도 세토내해에서 호위함의 견시가 잠수함의 잠망경까지 발견했지만, 이에 대한 접촉을 상실한 후 다시 탐지하지 못하였다.
 
현실이 이와 같기 때문에 실전에서는 잠수함 여부를 식별하는 과정을 최소화하거나 심지어는 아예 생략하고 곧바로 공격을 하는 경우도 많다. 포클랜드 해전 당시에 영국 해군 대잠 분견대가 정확한 식별없이 잠수함으로 의심되는 접촉이 발생하면 무조건 공격을 시도하여 무려 200회 이상 대잠 공격을 하게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었다.
 
잠수함을 공격하기까지 소요되는 시간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대잠 항공기가 신속하게 발견된 잠수함에 어뢰를 투하할 수 있는 위치로 기동을 해야 한다. 물 속에 착수한 후에는 스스로 표적을 찾아 돌입하는 경어뢰이지만, 통합된 소나의 개구면 크기가 작기 때문에 착수 위치가 좋지 않으면 표적을 탐지하지 못하거나 심지어는 아예 지정된 표적이 사각으로 벗어날 수도 있다.
 
따라서 적합한 투하 위치를 잡고 전술 기동을 해야 한다. 이 점에서도 제트엔진 탑재 대잠 항공기는 터보프롭엔진 탑재 대잠항공기보다 유리하다. 제트엔진탑재 항공기가 더욱 좁은 기동공간만으로 무장 투하 위치까지 기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S-3 바이킹은 앞서 기술한 바와 같이 제트엔진을 (여타 대잠 초계기에 비해) 비교적 가벼운 항공기에 통합하였기 때문에 이러한 기동성이 우수한 항공기이다. 즉, 잠수함을 발견한 후 신속하게 이를 요격하는데 적합한 대잠 초계기이다.
(글 : 디펜스타임즈 신선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