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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행한 인생
김성춘 | 승인 2015.04.04 17:17

영혼과 정신이 없는 삶이란 꽃이 없는 봄이고

[김성춘 푸른한국닷컴 칼럼위원]쟝쩌민 전 중국 국가주석은「베토벤 교향곡과 세익스피어의 비극을 모른다면 불행한 인생」이라고 자주 말했다. 정치권에서 이런 얘기를 듣는 것은 신선하지만 남의 나라 정치인이 말한 것이라 씁쓰레하다.

짱쩌민의 말은 루소의「행복한 돼지보다는 불행한 인간이 되겠다.」는 것이나「사람은 빵만으로는 살 수 없다.」는 말과 맥락을 같이 한다고 볼 수 있다. 본능적이고 충동적인 삶에서 의미를 찾고 보람을 느끼는 삶을 영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인생에서 풍요로운 삶이라고 말할 때 물질적인 것만을 말한 것은 아닐 것이다. 그 풍요는 영혼과 정신도 같이 성장하는 삶을 가리킨다고 말할 수 있다. 영혼과 정신이 없는 삶이란 꽃이 없는 봄이고 거둘 것 없는 가을과 같아 그야말로 메마른 대지나 황무지일 것이다.

물론 베토벤이나 세익스피어를 모른다고 해서 사람이 아니고. 인생이 아니라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그 사람은 담벼락 같은 사람일 것이고. 그 인생은 무미건조한 인생이라는 것이다. 우리가 인생을 논하고 세계를 논하는 것은 몸은 비록 유한하지만 정신만은 유장(悠長)하자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 주위를 둘러보면 짱쩌민이 말한「불행한 사람」이 넘쳐난다. 사회가 삭막하고 각박한 이유도 될 것이고. 사회가 중심이 없고 겉돈다는 느낌도 이것 때문일 것이다. 우리 인간은 사유를 하고. 꿈을 꿀 수 있었기에 오늘에 이르렀다고 볼 수 있다.

그 꿈이 고흐의 그림「별이 빛나는 밤」이고. 슈베르트의 곡「겨울 나그네」이며, 안데르센의 동화「성냥팔이 소녀」나「인어공주」일 것이다. 꿈을 꿀 수 있고. 영혼이 깨어있다는 것은 노숙자일지라도 행복하며 그렇지 않으면 대통령이나 재벌이라도 불행하다는 것이 짱쩌민 말의 내용인 것이다.

대한민국 시인들이 뽑은 대한민국 대표시인 백석이 자야라는 이름으로 사랑했던 길상사의 옛 주인은「백석의 시 한 수는 1000억의 가치가 있다.」고 말했는데, 이는 세상에서 무엇이 불후(不朽)이고. 무엇이 불멸(不滅)인지 아는 눈 뜬 사람의 말인 것이다.

우리가 인류의 뛰어난 예술품들을 탐구하는 것은 그것들이 우리를「불행하지 않은 인생」으로 다듬고 빚어내 주기 때문이며, 그것들이 우리의 영혼을 만족시키고 우리의 눈을 뜨게 해서 하늘 밖의 하늘(天外天)을 볼 수 있게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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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춘  kimmaeul@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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