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도연 기자=푸른한국닷컴]헌법재판소는 26일 오후 2시 서울 재동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형법 제241조(간통죄)에 대한 위헌법률심판과 헌법소원 사건에 대해 위헌을 선고했다

이날 헌재의 ‘간통죄’ 심판에서 재판관 7명은 ‘폐지’, 2명은 ‘유지’ 의견으로 형법 제241조 간통죄에 대해 위헌 선고를 했다.

헌재는 "혼인제도 및 부부간 정조의무 보호라는 공익이 더 이상 심판대상 조항을 통해 달성될 것으로 보기 어려운 반면 해당 조항은 국민의 성적 자기결정권 등의 기본권을 지나치게 제한하고 있으므로 법익 균형성을 상실했다"고 판단했다.

이어 "간통죄 처벌 조항은 과잉금지 원칙에 위반돼 국민의 성적 자기결정권과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로써 헌법재판소는 간통죄 위헌 여부를 다투는 위헌법률제청 심판 사건과 헌법소원 사건 등 17건을 묶어 위헌으로 결정하며 형법 제241조 간통죄는 62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간통죄는 배우자가 있는 사람이 간통함으로써 성립하는 것으로, 징역 2년 이하의 처벌을 받는 범죄다.

헌법재판소는 1990년부터 2008년까지 총 네 차례 헌법재판을 열어 간통죄의 위헌 여부를 가렸었지만, 모두 합헌 판결을 받았었다.

간통죄가 폐지됨으로써 구제받을 사람들은 5466명에 달한다. 이들은 2008년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간통죄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한편 간통죄의 폐지로 "이제 간통을 해도 불법이 아니라는 인식으로 너무나 당당히 바람을 피우는 상황이 왔다. 외도가 죄이고 잘못이라는 조금의 죄의식도 없어지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실제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바람피워도 큰 소리 치는 세상이 왔군", "이젠 불륜이 합법이네", "성적자기결정권? 그럼 성매매특별법도 위헌 아닌가?",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1954년 1월부터 8월까지 ‘서울신문’에 연재되고 정음사에서 단행본으로 간행되었던 정비석의 ‘자유부인’이 새삼스럽게 떠오른다.

6·25전쟁 직후 사교춤이 유행하는 퇴폐풍조와 전쟁미망인의 직업전선 진출 등 여성들의 경제적인 지위 향상과 더불어 전후의 허영.퇴폐풍조가 사회문제가 되었다.

‘자유부인’은 당시의 절실한 사회 단면을 파헤침으로써 이런 풍조를 막을 수 있는 것은 지성의 힘뿐이라는 점을 각성시키려는 의도에서 쓴 것으로 선풍적인 호응을 얻었다.

‘자유부인’은 가정부인들의 성욕구를 지성의 힘으로 막아내야 한다는 방법을 제시했지만 간통죄 폐지로 생긴 ‘자유부인’들의 탈선은 무엇으로 막아내야 할지 궁금하다.

이번 ‘간통죄’의 폐지로 여성들의 경제적.사회적 권리향상으로 바람을 피우다 걸리면 돈으로 해결하면 되지 하는 안일함에서 오는 가족무시 현상이 만발할까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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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도연  news1@bluekoreado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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