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영준 푸른한국닷컴 대표]국회는 16일 오후 본회의를 열어 이 후보자 임명동의안에 대한 무기명 표결을 실시,재석 의원 281명 가운데 찬성 148명, 반대 128명, 무효 5명으로 가결했다.

이날 표결에는 새누리당 의원 155명 외에 새정치민주연합 124명, 무소속 정의화 국회의장.유승우 의원 이 참여했고, 정의당 의원 5명은 전원 불참했다.

한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전원이 반대표를 던졌다는 가정 아래 이날 투표에 참여한 새누리당 의원이 155명인 점을 감안하면 최소 7명이 이탈했다는 추산이 나온다.

그러나 무소속인 정의화 국회의장과 유승우 의원도 적극적으로 나선 것을 볼 때 새누리당 이탈표는 최소 9명으로 추산된다.

이완구 후보자 총리 인준 찬성률은 52.7%로 정홍원 국무총리 인준 당시의 찬성률 72.4%에 비해 한참 밑돌았다.

이날 본회의는 당초 오후 2시부터 열릴 계획이었으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총회가본회의 참여 문제로 격론이 벌어져 예정시간보다 50분 늦은 오후 2시50분부터 시작됐다.

앞서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의원들은 의총에서 ‘양심에 따라 자유투표에 임하지만 반대한다’는 결정을 했다.

이완구 후보자는 정부 서울청사에서 이날 오후 6시20분 취임식을 갖고 업무에 들어갔다.

박근혜 대통령은 17일 오전 국무회의에서 이 총리의 제정으로 내각을 개편하고 청와대 비서실장 교체 등 조직개편을 통해 대국민 소통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이 총리의 임명동의안 처리 과정에서 새누리당은 ‘실리’를 새정치민주연합은 ‘명분’을 얻었다.

그러나 이번 이 총리의 국회 본회의 동의안 절차과정을 보면 고도의 정치적 사술(邪術)이 있었던 것은 아닌지 의문이 든다.

이 총리는 역대 총리 후보자 중 최악의 후보자였다. 따라서 새정치민주연합은 청문회가 끝난 후 이 총리의 자진사퇴를 요구했다.

문제는 국민들 50% 이상이 이 총리가 부적격하다 판단했지만 청문회 과정에서 불거진 지역감정과 문재인 대표의 발언 등으로 충청권의 여론이 악화됐다.

새정치민주연합은 국민여론과 차기 총선과 대선을 생각하면 이 총리의 사퇴요구와 임명동의안 절차에서 반대를 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여기서 여야 수뇌부는 이날 오전 물밑 협상을 통해 ‘솔로몬의 지혜’를 찾았던 것으로 보인다.

이 총리의 임명동의안은 처리하돼 표의 적절한 배분을 통해 양당이 모두 만족하는 안을 도출한 것은 아닌 가 하는 점이다.

정치권은 이 총리의 임명동의안이 부결되면 새누리당은 지도부 사퇴라는 최악의 상황을, 새정치민주연합은 차기 총선과 대선에서 충청권에서 득표는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새정치민주연합은 최소 165명 이상의 찬성표가 나오면 문재인 대표가 리더십에 치명상을 입어 당을 제대로 이끌고 나가지 못하는 상황이 연출된다.

그 이유로 첫째 정치권이나 언론은 현재의 정치상황상 새누리당의 이탈표가 이렇게 많이 나올 것으로는 예상하지 않았다. 기껏해야 1~2명 정도로 예상한 것이다.

둘째 새누리당은 새정치민주연합이 본회의 참가여부를 논하는 의원총회가 열리는 상황에서 일찍 본회의장에 들어와 대기하고 있었다. 당시 지도부의 표정을 보면 그리 긴장하는 표정이 아니었다.

셋째 의원총회가 끝난 후 본회의장에 입장하는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의 모습을 보면 긴장감은 전혀 찾아 볼 수 없고 웃고 담소하는 편안한 모습이었다.

불과 하루 전까지 극렬하게 이 총리의 후보 사퇴를 요구했던 사람들의 모습은 아니었다.

넷째 새누리당 지도부는 임명동의안 처리후 당내 이탈표가 있었다는 것을 인정하는 동시에 "당이 건강하다는 증거"라고 평했다. 반대로 이야기하면 당이 건강하게 되도록 그렇게 만들었다고 해석할 수 있다.

다섯 번째 유승민 원내대표도 "당론 없이 자유투표에 맡겼고 일부 극소수 이탈표가 있는 것은 당이 건강하다는 증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는 하루전 의원들에게 문자메세지 보내고 해외에 나가 있던 의원들 귀국시키고 찬성표 이탈을 막기 위해 몸부림 친 것과는 대조적인 것이다.

한편 새정치민주연합 박완주 원내대변인은 이번 이 총리 임명동의안 결과를 갖고 "새누리당은 표결에선 승리했지만 국민한테는 졌다"고 밝혔다.

그러나 “새정치민주연합은 표결에선 패배했지만 국민이 원하는 바대로 해주어 이겼다"라고 해석할 수 있다.

만약 야당이 정말 이완구 총리를 사퇴시키려했으면 국회 본회의에 불참하고 장외투쟁을 했을 것이다.

이번 이완구 총리 인준 국회통과 과정에서의 진정한 승자는 새정치민주연합이며, 최대의 피해자는 이 총리의 임명동의안을 꼭 통과시켜야 했던 박근혜 대통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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