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넥센히어로즈

지난 LG 방출 이후 넥센에 신고 선수로 입단해 2012년 신인왕을 수상했던 서건창은 2년만에 2014시즌을 가장 화려하게 빛낸 선수로 휴먼스토리의 주인공이 되었다.

[박영우 기자=푸른한국닷컴]서건창은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양재동 The-K 호텔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세븐 프로야구 각 부문별 시상식에서 시즌 MVP로 선정됐다.

서건창은 올 시즌 안타,타격,득점 3관왕을 차지하면 소속팀 넥센을 정규시즌에서삼성에 0.5 게임차 뒤진 2위를 이끌며 한국시리즈에 진출시켰다.

서건창은 올 시즌 128경기에 출전해 타율 3할7푼 201안타 7홈런 67타점 48도루 135득점을 올리며 타율 1위, 최다 안타 1위, 득점 1위, 도루 3위, 출루율 4위를 기록 하는 등 종횡무진 활약했다.

특히 이종범(해태)이 1994년에 기록한 종전 최다 안타 기록인 196안타를 넘어 단일 시즌 최다 안타인 201안타로 마무리하는 등 그야말로 데뷔 이후 가장 화려한 한 해를 보냈다.

서건창은 방출 아픔을 겪고 야구를 포기할 뻔하다가 신고 선수로 재입단, 신인왕을 받고 프로야구 최초로 단일 시즌 200안타 신기원을 열었다.

또한 역대 2루수로는 최초 MVP 수상가 됐으며, 방출 후 넥센에 테스트를 통해 신고선수로 입단해 야구 기회를 이어간 서건창은 '신고 선수' 출신으로 최초 MVP다.

2007년 광주일고 시절 왜소한 키에 팔꿈치 부상으로 2008년 프로야구 신인 드래프트에서 구단들의 외면을 받았다.

결국 LG에 계약금도 없고 신분도 보장이 안되는 신고선수로 입단했다가 2008년 6월 1군 무대에 서면서 정식등록선수로 전환됐지만 단 1타석만 그것도 삼진으로 나서고 방출됐다.

이후 서건창은 빨리 군대를 마치고 야구를 하고파 경찰청 야구단에 문을 두드렸지만 즐비한 현역 프로야구 선수출신들로 인해 탈락했다.

육군 소총수로 군에 입대한 서건창은 야구에 대한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가정형편,신고선수,육군복무는 핑계일 뿐 꿈을 이루는 데 장애물이 아니었다.

그는 경계근무를 서면서도 ‘이미지 트레이닝’을 통해 하루에도 수백번씩 자신의 타격,주루,수비하는 모습을 그렸다.또한 몸 만들기에도 소홀하지 않고 웨이트트레이닝도 열심히 했다.

그리곤 제대 후 다시 입단 테스트를 거쳐서 2012년 넥센 유니폼을 입었다. 음지에서 역경을 견디며 묵묵히 노력했고, 결국 그해 신인상을 받았다.

지성(至誠)이면 감천(感天)이라 할까.서건창에게 기회가 왔다. 2012년 넥센의 주전 2루수 김민성이 부상으로 개막전에 출전할 수 없었다.

서건창은 두산과의 개막전에 김민성 대신 9번 2루수로 출전해 1점차 뒤진 5회 2사 만루에서 2점 역전 적시타를 때렸다. 결국 넥센은 서건창의 활약에 힘입어 6대2로 승리했다.

서건창은 그해 주전 2루수로 자리잡으며 타율 0.266,115안타,39도루를 기록하며 2012년 신인상을 수상했다.

서건창은 역대 신인상을 받고 난 이후에 MVP까지 차지한 첫 번째 선수다. 신인상을 받고, 연차를 두고 MVP를 받은 이는 이제껏 아무도 없다.

또 역대 MVP의 면면을 보면 홈런왕 또는 다승왕이 아닌 MVP는 87년 장효조(타격)과 94년 이종범(타격·도루·최다안타) 단 2명 뿐이었다.

서건창은 올해 201안타를 때리며 94년 MVP 이종범의 시즌 최다안타 기록(196개)을 넘어섰다.

서건창은 초등학교 6학년 때 아버지를 교통사고로 떠나보냈다. 서건창의 어머니는 이후 집안을 책임져야 했다.

야구선수 아들 뒷바라지를 위해 풀타임 직업을 갖기도 어려웠다. 그런 어머니를 보면서 서건창은 프로야구에 빨리 진출해야 겠다고 다짐했다.

서건창이 2007년 드래프트 실패 뒤 고려대 대신 LG를 택한 것은 홀어머니 고생을 더이상 두고 보기 어려워서였다.

그러나 서건창의 어머니는 "고생이라고 생각해 본 적 없다. 애들 뒷바라지 하는 게 재미있었다."고 했다.

서건창의 어머니는 아들이 초등학교 6학년때 남편을 잃었지만 어려운 가정형편에서도 아들과 딸을 홀로 힘들게 키우며 아들이 야구의 꿈을 잃지 않도록 뒷바라지 했다.

혼자살며 자식들 버리고 재혼을 한다든가 방탕한 생활을 해 자식들을 제대로 키우지 못해 기초생활대상자로 만드는 다른 어머니들과는 다른 여자였다.

서건창은 꿈을 이루었다.돈과 명예를 이루었다. 그러나 이제부터 시작이다.
서건창은 더 큰 꿈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서건창은 앞으로도 100%이상 노력을 해야 한다.

겸손이 최고의 무기라고 말한 뉴욕양키즈 출신의 리베라 마리아노는 자신이 최고라고 생각한 적은 없다고 했다.

그러나 늘 최고가 되기 위해서 최상의 노력을 기울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99%로는 부족하다고 말했다. 99.9%로도 부족하다고 했다.

그 1%, 0.1% 때문에 혹시 경기에서 패하거나 임무에 실패했을 때 좌절하게 되고 자신에 대한 믿음이 흔들린다고 했다.

100%의 노력을 쏟아 부으면, 야구란 원래 패배를 안고 사는 스포츠이기 때문에 후회 없이 다음 도전을 준비할 수 있다고 했다.

서건창은 야구를 즐기는 이치로와 류현진이 되어야 하고, 좋은 성품과 실력을 모두 갖춘 LA다저스의 커셔가 되어야 한다.

교만에 빠져 소리소문없이 야구계를 떠난 선배들의 전철을 밟지 말아야 한다.

고난과 역경을 긍정과 노력으로 극복해 2014년 MVP로 선정된 서건창 선수에게 진심으로 찬사를 보낸다.

푸른한국닷컴, BLUKOREADOT

박영우  dugsum@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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