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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학은 날아가고
김성춘 | 승인 2014.11.15 16:09

   
▲ 중국 황학루에 설치되어 있는 황학귀래동조(黄鹤归来铜雕)/사진@온라인커뮤니티
인생에서 황학처럼 다시 오지 않는 것으로는 청춘이 있다.

[김성춘 푸른한국닷컴 칼럼위원]중국 당나라 때의 시인인 최호의 유명한 시로「황학루(黃鶴樓)」란 것이 있는데, 그 1,2,3,4구에 이런 내용이 있다.

옛사람은 이미〳 황학을 타고 떠나고. (昔人已乘黃鶴)
이 땅엔 쓸쓸히 〳황학루만 남아있다. (此地空餘黃鶴樓)

황학은 한 번 떠나면〳다시 오지 않나니 (黃鶴一去不復返)
흰 구름만 천년동안〳 부질없이 떠도네. (白雲千載空悠悠)

시인은 옛날 비문위라는 사람이 신선이 되어 늘 황학을 타고 와서 이 누대에서 쉬었던 것과 또 선인(仙人) 자안이 학을 타고 이곳을 지난 것을 회상하면서, 황학이 다시 오지 않는 것을 아쉬워하는 마음을 시에 담은 것이다. 그런데 세상에 어디 한 번 가면 다시 오지 않는 것이 황학뿐이겠는가!

사람도 그렇고. 시간도 그렇고. 마음도 그런 것이다.

일찍이 자객(刺客) 형가가 연나라 태자 단의 알아줌에 진시황을 쓰러뜨리기 위해 역수를 건너면서「바람소리 소슬하고, 역수는 찬데〳 장사 한 번 떠나면, 다시는 돌아오지 못하리. (風蕭蕭易水寒 壯士一去不復還)」라는 노래를 뿌리면서 돌아오지 않은 이래 기개 있는 사람들은 돌아오지 않았고. 돌아올 수 없었다.

세상 살다보면 좋은 사람 만나기도 어렵지만 설사 만난다고 해도 아주 짧다. 그것도 헤어지면 다시 만나는 것은 어려운 법이고. 좋은 시절도 토끼처럼 왔다가 백구(白駒)처럼 지나간다. 그것마저 한 번 가면 다시는 오지 않는다. 아, 사람의 마음도 한 번 떠나면 다시는 돌아오기 어려운 것이다.

조선의 마지막 문장가 이건창은 인생의 즐거움으로 천륜인 친척 외에 부부(夫婦)와 붕우(朋友)와 문학에 종사하는 것을 들었다.

위의 시「황학루」란 시에 못지않은「등왕각서(藤王閣序)」란 시를 지은 왕발은 인생의 네 가지 아름다움으로 좋은 날과 아름다운 경치와 풍경을 감상하는 마음과 시가(詩歌)를 들었다. 이들이 열거한 것들도 황학처럼 한 번 날아가면 다시는 오기가 어려운 것들이다.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안다.」고 획득의 기쁨보다 상실의 아픔이 더 큰 것이다. 우리에게「묏버들 가려 꺾어 보내노라〳임의 손에」로 친숙한 홍랑은 정인(情人) 최경창이 죽자 허름한 옷을 걸쳤고 얼굴에 상처를 낸다.

더 이상 자신의 아름다운 얼굴을 맞아줄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하후영녀는 남편 조문숙이 죽자 머리를 자르고 두 귀를 자른다. 조씨집안이 망하자 친정으로 와서는 코를 자르는데 자신의 고운 얼굴이 다시 필 일이 없음을 알기 때문이다.

인생에서 황학처럼 다시 오지 않는 것으로는 청춘이 있다. 낭만파 시인 셸리는「비탄」에서「그대 청춘의 영광 언제 다시 돌아오려나.〳 다시는- 오, 다시는 돌아오지 않으리라. When will return the glory of your prime? No more- O never more!」고 탄식했고, 고계는「부유한 늙은이 가난한 젊은이보다 못하다.」고 했으며, 원매는「신선이 부러운 것이 아니라 소년이 부럽다.」고 한 것이다.

황학같이 날아가면 다시 오지 않는 것으로는 노천명의 시「남사당」에서「산 넘어 지나온 저 동리엔〳은반지를 사주고 싶은 고운 처녀」일 수도 있고, 김소월의 시 「팔벼개 노래」에서「집 뒷산 솔밭에서 버섯 따던 동무야,〳어느 뉘 집 가문 시집가서 사느냐,」의 어릴 적 여자 친구일 수도 있다.

-인생에서 좋은 사람이 떠나 간 것은 황학이 날라 간 것과 같다.
-인생에서 좋은 시절이 지나간 것은 황학이 날라 간 자리에 쓸쓸히 황학루만 남은 것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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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춘  kimmaeul@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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