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화) 오후2시 북한연구소 부설 북한학회 주최 6.25에 생각해보는 통일전망 강좌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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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장재균객원기자 | ||
김현욱 수석부의장의 발제문
■북한의 대남기조
이명박 정부 이후 북한의 대남정책 기조는 강온을 오가면서 적어도 5회 이상 반전을 거듭하고 있다. 2008년 이명박 대통령 위임 이후 한동안 남북관계를 관망하던 북한은 2009년에 들어서면서 강경기조를 내보였다.
북한은 2009년 1월 ‘정치, 군사적 합의 무효화, 남북기본합의서와 부속합의서의 서해군사경계선 조항 폐기’ 등을 발표했다. 같은 해 3월에는 군통신선과 육로통행을 차단하고 개성공단의 우리 근로자를 억류했다.
이어 4월에는 ‘시험통신위성 광명성 2호’를 발사하고 5월에는 두 번째 핵실험을 강행했다.
또한 유념해야 할 것은 북한이 사이버전과 전자전 도발을 부쩍 늘리고 있다는 사실이다. 북한이 우리의 인터넷 공간에 침투하여 여론을 왜곡하여 남남갈등을 부추기고 주요 인사들의 이메일을 해킹하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최근 들어 도발양상이 더욱 첨예해지고 있다.
북한은 2009년부터 우리의 주요 사이버 체제에 대해 디도스(DDos) 공격을 가해왔다. 금년에 일어난 농협의 전산망 마비사태 역시 북한의 사이버 공격 이외에는 달리 설명할 수가 없다는 것이 수사당국의 결론이다.
북한은 전자전도 강화하고 있다. 북한은 2010년 8월 을지훈련 동안 GPS 신호교란을 시도했다. 금년에도 키리졸브 훈련 동안 GPS 교산신호를 송출했다. GPS 신호교란이란 위치파악을 위해 사용되는 GPS 시스템의 주파수와 같은 주파수를 상대방에 보내 GPS에 장애를 일으키는 전자전의 일종이다.
■북한현실을 통해 본 통일전망
하지만 장기적인 차원의 통일전망은 보다 구조적인 요인에서 찾을 수 있다. 오늘날 북한의 현실은 한 마디로 ‘체제 딜레마에 갇힌 형상’이라 할 수 있다.
북한은 현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인원을 탄압하면서 선군정치와 핵무기 개발을 고수하는 등 무리수를 두고 있다.
하지만 그러한 탄압조치들이 당장은 체제를 유지하는 마약이 될 수 있을지 모르지만 결국 체제종말을 부채질하는 무덤이 될 수밖에 없다.
사회주의 경제의 실패로 인한 재정고갈과 국가역량쇠퇴다. 그 위기는 심각한 수준이다.
카플란이 예고한 북한변화 단계 론에 의하면, 자원고갈이 사회기반시설 유지의 불가능으로 이어지면 중앙정부의 통제력이 상실되어 중앙과 지방간의 세력다툼이 발생한다. 결국은 체제 분열상이 가시화되면서 새로운 지도력이 등장하게 된다.
이러한 예상이 얼마나 정확할지 속단할 수 없다. 분명한 것은 현재와 같은 국가부도 사태 하에서 수령 독재 체제가 무한정 지속될 수 없다는 점이다.
결국, 김정은 후계구도는 체제에 대한 반발을 불러일으키는 요인이 될 것이다. 요컨대 북한은 현 체제의 생존을 위해 3대 권력계승이라는 특단의 카드를 꺼내 들었지만, 이는 결국 열지 말아야 할 판도라의 상자를 연 것이나 다름없다.
■우리의 통일과제
현재 북한의 대남기조는 강온양면, 화전양면, 혼란 등이 교차하는 복잡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북한의 약점과 딜레마를 노출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게다가 북한의 내부사정은 체제존속을 불가능하게 만드는 쪽으로 흘러가고 있다.
이는 결국 우리에게 두 가지 가능성 모두에 대비해야 함을 의미 한다 즉 우리는 북한이 축적된 모순의 무게를 감당하지 못해 스스로 합리적인 변화를 택하고 책임 있는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소프트랜딩 하는 경우에 대비해야 한다. 하지만 모순들이 내폭을 일으켜 급격하게 변화하는 하드랜딩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한다.
이런 가능성에 철저히 대비하는 것은 상호 호혜적이고 건전한 남북관계로 가는 과정에서 반드시 필요하지만, 급변사태와 함께 갑자기 다가올 통일의 기회를 포착하기 위해서도 필수적이다.
통일이란 남북한 국민이 하나가 되는 것이다. 이 과정은 북한의 자발적 변화로 점진적 통합과정을 거칠 수도 있지만 급변으로 인한 갑작스러운 과정이 될 수도 있다.
때문에 우리는 모든 가능성에 대비하면서 통일의 기회가 오는 경우 그것이 남북한 주민 모두가 원하는 자유민주주의 통일이 되도록 만반의 준비를 갖추어야 한다. 이를 위해 우리가 수행할 관계들은 결코 만만하지 않다.
첫째, 원칙 있는 대북정책을 통해 북한의 건전한 변화를 유도한다는 현 정부의 대북기조는 앞으로도 지속되어야 한다.
우리사회 일각에서 이명박 정부의 강경한 대북기조가 남북 긴장을 초재했다는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는 단견에 의거한 평가일 뿐이며 북한이 우리의 햇볕정책을 악용한 과거사를 망각한 결과이다.
또 이명박 정부의 대북기조는 결코 ‘강경’이 아니다. 대북지원과 남북교류의 길을 개방해두되 쌍방이 일정한 원칙을 준수해야 한다는 현 기조는 엄밀히 말해 ‘조건부 접촉유지(conditional engagement)’ 기조에 속한다. 이는 ‘적대와 봉쇄’를 의미하는 강경기조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어쨌든 이명박 대통령의 ‘원칙 있는 대북정책’은 이미 북한의 대남인식을 변화시키고 있다.
북한에게 향후 상호호혜적인 남북관계 발전을 위해 과거와 같은 행태를 반복해서는 안된다는 사실을 각인시키고 있다.
그 사실 자체가 이미 의미 있는 변화라고 봐야 한다. 이런 의미에서 볼 때, 지금의 정체된 남북대화 상황 역시 향후 보다 많은 진정성을 가진 남북대화를 탄생시키기 위한 산고(産苦)라 할 수 있다.
북한이 반발하여 한반도에 긴장이 조성된 측면이 없지 않으나 이는 북한의 변화를 유도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자연스러운 과정이다.
오히려 이보다는 북한이 등 뒤에서 핵무기를 만들고 대남 기습용 군사력을 증강시키는 중에도 이를 까맣게 모른 채 무조건ㅁ적 지원을 제공했던 과거가 더 위험했다.
담배나 마약 또는 노름을 끊는 데도 금단현상이 수반되는 법이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대북기조는 현정부는 물론 다음 정부에도 이어져야 한다는 점이다.
정부교체와 함께 대북지조가 빈번히 변경된다면 북한은 자신들의 화전양면 전술이 효과를 발휘한 것으로 알고 계속해서 우리의 여론을 왜곡하고 남남갈등을 부추기려 할 것이다.
둘째, 우리는 예고 없이 다가오는 통일의 기회를 포착하기 위해 철저하게 준비해야 한다. 독일국민은 1989년에 통일이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통일 후에도 많은 후유증이 수반되었다. 다만 선각자적인 지도자들이 통일을 내다보고 준비해 왔기 때문에 다가온 통일의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이에 견주면 우리에게는 통일을 전망할 수 있는 징후들이 많다. 북한은 군사력을 제외하면 모든 것이 파탄상태다.
북한의 재정상화, 인권문제 축적, 세계의 웃음거리가 되고 있는 3대 권력세습, 자가당착적인 핵개발, 북한주민의 인식변화, 김정일 위원장의 건강 문제 등 우리에게는 소프트랜딩이든 하드랜딩이든 북한의 변화와 ‘포스트 김정일’ 시대에 대비해야 할 이유들이 많다.
우리 스스로 변화나 급변을 강요하는 대북정책을 택하지 않는 한 우리의 의사와 무관하게 발생할 수 있는 북한의 완변(緩變)이나 급변(急變)에 대비하는 것은 남북관계를 악화시키는 이유가 될 수 없다.
북한변화와 통일에 대한 대비는 결코 정부 혼자만이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사회 주변에는 정부와 국민이 한마음으로 준비할 수 있는 것들이 많다.
국민의 자발적인 통일기금조성, 통일가치에 대한 국민적 합의도출, 통일의 기회가 다가왔을 때 평화의 전도사가 될 이탈주민들의 친 한국화 등 국민적 공감대 속에서 전개되어야 할 사업들이 많다.
뜻있는 시민들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독일의 경우에서 보듯 평화통일은 북한국민이 남한을 택해야 가능한 것이다.
이탈주민들을 우리사회의 일원으로 동화시켜나가는 것은 이를 위한 첫 걸음이다. 또한 통일을 ‘혼란스러운 과정’ 또는 ‘경제적으로 손해를 초래하는 과정’으로만 이해하는 일부 젊은이들에게 지금이 민족사적 전환기라는 사실과 함께 통일의 가치를 가르치는 일 또한 시급하고 중용한 과제라 할 수 있다.
셋째, 정부는 북한변화를 유도하는 국제협력을 얻기 위한 고난도 외교를 펼쳐야 한다. 북한의 소프트랜딩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중국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통일의 기회가 왔을 때에는 더욱 그러하다. 때문에 우리는 북핵이나 북한도발에 대한 중국의 미온적인 자세를 탓하기보다 장기적인 안복에서 중국과의 경제적 상호의존성을 심화시키면서 중국 자체의 바람직한 변화를 기대해야 할 것이다.
김정일 위원장의 빈번한 방중에서 보듯 북한은 조중동맹강화를 통해 고립탈피 및 외부원조를 기대하고 있다.
우리는 이를 능가하는 한중관계를 구축해 대응해야 한다. 북한의 인권문제에 대해서는 호소와 설득으로 국제사회가 북한의 인권문제에 보다 많은 관심을 가지도록 이끌어야 마땅하다.
마지막으로 북한의 변화를 유도하는 정책은 튼튼한 안보를 바탕으로 해야 한다. 북한은 어려운 사정으로 공세적인 대남 목표가 약화되고 있고 전면전을 도발할 능령이 미약해지고 있음은 사실이다.
그렇다고 북한의 안보위협 자체가 약화되었다고 간주하는 것은 대단히 위험한 일이다. 경제력의 열세에도 북구하고 북한이 고집스럽게 추구해온 비대칭 군사력은 우리를 볼모로 잡기에 충분하며 대응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 되고 있다.
최근의 사이버전과 전자전 시도에서 보듯 우리를 향한 북의 도발은 새롭고 더욱 위험한 양상으로 진행 중이며 우리사회를 쉽게 혼란에 빠뜨릴 위험이 크다.
우리가 진정 자유민주주의 통일을 원한다면 우리 스스로 자유민주주의를 지켜나가는 것이 우선이다 어떤 경우든 안보위협에는 확고하게 대응 한다는 자세를 지켜야 한다.
2011년 6월 24일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 김현욱
푸른한국닷컴, BLUKOREADOT
장재균 객원기자 wo5rb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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