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김영선 전 의원의 제기한 김상곤 전 경기교육감의 지방자치법 위반 의혹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

[전영준 푸른한국닷컴 대표]김영선 전 의원은 지난 11일 김상곤 전 교육감의 사퇴과정에서 지방자치법을 위반해 선거 출마 자격이 없다고 비난했다.

그는 "김 교육감이 지방자치법 시행령 제65조제1항 '지방자치단체장의 사임통지는 사임일 10일 전까지 해야 한다. 다만, 부득이한 사유가 있으면 그러하지 아니한다'는 규정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3월 4일 경기도의회 의장에게 사임통지를 한 김 교육감은 14일까지는 현직 신분이기 때문에 공직자 사퇴시한(3월6일)을 초과했으므로 공직선거법상 지방선거에 출마할 자격이 없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김 전 교육감 측은 같은 날 "김 전 교육감의 경우 교육감 직을 사임하는 결정인 만큼 심사숙고하고 사임에 대비한 업무공백을 최소화기 위한 준비과정도 필요했을 것으로 보인다"며 "그런 사정도 지방자치법 시행령이 규정하는 '부득이한 사유'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며 반박했다.

이어 "따라서 지방자치법 시행령을 위반했다고 해서 사임의 시기나 후보자 자격에 하등의 법적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자 김 전 의원은 "김 교육감은 오직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도지사와 교육감,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이라는 4가지 선택지를 놓고 온갖 정치적 계산과 고민을 거듭하다가 지방자치법 시행령을 위반하게 됐다"면서 "결국 법적으로 출마자격이 없을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주장했다.

■김상곤 전 교육감 측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법적 측면과 고위공직자의 정치윤리 측면에서 보면 김 전 의원의 지적대로 논란의 여지가 있다.

지방자치법 시행령 제65조 제1항을 보면 “(지방자치법) 제98조에 따른 지방자치단체의 장의 사임통지는 사임일 10일 전까지 하여야 한다. 다만, 부득이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라고 되어 있다.

그러나 김상곤 전 교육감측이 주장하는 대로 지방자치법 시행령에 '부득이한 사유'가 있으면 사임통지는 사임일 10일 전까지 하지 않아도 된다.

그렇다면 김상곤 전 교육감 측 말대로 법적으로 출마자격이 없다면 부득이한 사유가 무엇인지 유권자에게 밝혀야 한다.

두루뭉실하게 부득이한 사유로 지방자치법 위반 의혹에서 벗어나는 것은 출마 전부터 법을 무시한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제2항에는 “제1항에 따라 지방자치단체의 장이 사임통지를 하였을 때에는 시·도의 경우에는 안전행정부장관에게, 시·군 및 자치구의 경우에는 시·도지사에게 이를 즉시 보고하여야 한다.”라고 되어 있다.

따라서 김상곤 전 교육감 측은 안전행정부 장관에게 언제,어떤 절차에 따라 사임통지를 보고했는지 밝혀야 한다.

지방자치법 시행령보다 더 상위에 있는 지방자치법 제98조 1항에는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그 직을 사임하려면 지방의회의 의장에게 미리 사임일을 적은 서면(이하 "사임통지서"라 한다)으로 알려야 한다.”라고 되어 있다.

2항에는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사임통지서에 적힌 사임일에 사임된다. 다만, 사임통지서에 적힌 사임일까지 지방의회의 의장에게 사임통지가 되지 아니하면 지방의회의 의장에게 사임통지가 된 날에 사임된다.”라고 되어 있다.

일단 김상곤 전 교육감측은 지방의회 의장에게 사임일이 적힌 사임통지서를 제출하지 않은 것은 확실하다.

원래대로라면 사임을 발표한 3월4일에 지방의회의장에게 문서상으로 통보하게 되면 사임일은 3월14일이 된다. 따라서 김영선 전 의원 측이 제기한 지방자치법 위반 의혹은 일리가 있다.

다만 3월4일 기자회견에서 사임한 것으로 사임통지를 경기도의회 의장에게 통보했다면 정치윤리 측면에서 문제가 있다.

김상곤 전 교육감이 3월4일 기자회견을 통해 사임하고자 했다면 지난 2월23일 교육감 사퇴통지서를 경기도의회 의장에게 제출했어야 했다. 또한 법적기한인 3월6일에 사퇴하고자 했다면 2월25일에 사퇴통지서를 경기도의회 의장에게 제출해야 했다.

만약 김영선 전 의원 측이나 시민단체가 김상곤 전 교육감의 사퇴시기에 대해 ‘지방자치법 위반’건으로 고발한다면 ‘부득이한 사유’가 무엇인지를 놓고 법적논쟁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김영선 전 의원은 "김 교육감의 최근 행보가 '기회주의적'이었다"며 "교육행정의 수장으로서 김 교육감은 최근 경기도지사 출마와 관련해 모호하면서도 고도의 정치적인 행보를 보였다. 매우 부적절한 처신이었다"고 비난했다.

그렇다면 김영선 전 의원 측이 김 전 교육감의 행보가 ‘기회주의적’이었다고 비판한 근거는 무엇인지 살펴 볼 필요가 있다.

김상곤 전 교육감은 지난 2월 17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자신의 출판기념회에 앞서 기자들에게 "며칠전에 안 의원을 봤다"고 말했다.

안 의원 측에 합류 여부에 대해서는 "그런 사안들에 대한 것을 3월 초까지 판단해서 말씀드리겠다"며 합류를 고려하고 있음을 드러냈다.

김상곤 전 교육감은 원래 경기도지사 출마와 경기도교육감 재출마를 놓고 많은 고민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철수 신당의 끊임없는 러브콜에 확실한 야권연대 후보로의 민주당의 보장을 요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야권연대 후보로의 보장이 지지부진하자 김 전 교육감은 지난 2월25일 교육감 재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하려 했다.

그러자 김상곤 전 교육감의 25일 기자회견을 만류하기 위해 안철수 의원이 김 전 교육감과 24일 회동하면서 상황이 급하게 돌아간 것으로 추측이 된다.

김 전 교육감이 25일 하기로 했던 기자회견을 24일 오후 10시 15분을 전후해 연기설이 나돌다가 10시 36분 공식적으로 연기한다고 통보했다.

1시간여 간격의 기자회견 공지와 연기가 김 교육감과 안철수 의원 회동을 전후해 이뤄져 정가에서는 여러 추측이 난무했다.

김 교육감 측은 25일 안 의원과 전날 회동에 대해 "서로 고민을 나누는 자리였다"며 "입장 얘기는 전혀 나오지 않았다"고 밝혀지만 안 의원으로부터 민주당과의 합당에 관한 언질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결국 지난 3월2일 오전 10시 경 국회 사랑재에서 새정치 추진위원회 위원장 안철수 의원과 민주당 김한길 대표가 기자회견을 열며 신당 창당을 전격적으로 발표하면서 김상곤 전 교육감의 25일 기자회견 연기가 밝혀진 것이다.

김상곤 전 교육감은 3월 4일 오전 10시 수원시 경기도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 김상곤은 오늘 경기도 교육감직을 사퇴하고 새로운 길을 걷고자 한다”고 경기도지사 도전을 선언했다.

지난 12일 김 전 교육감은 경기도지사 정식 출마 기자회견장인 경기도의회에서 기자회견 직후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에 김영선 전 의원이 갑자기 "질문이 있다"고 나서자 그는 급하게 자리를 떴다.

김상곤 전 교육감은 경기도의 교육행정보다는 입신양명을 위한 고도의 정치기술 배양에 4년동안 전력해 온 것이다.

푸른한국닷컴, BLUEKOREADOT

전영준 대표  dugsum@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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