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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모녀 자살의 자화상
안호원 위원 | 승인 2014.03.05 15:03

대책없이 내몰리는 장년층

[안호원 푸른한국닷컴 칼럼위원,시인 겸 수필가]}“너희 중에 고난당하는 자가 있느냐 그는 기도할 것이요. 즐거워하는 자가 있느냐 그는 찬송 할 지니라” <야고보서 5 : 13>

‘썰물은퇴’가 예상되는 베이비부머(55~64세)들의 불안이 점점 가중되고 있다. 퇴직시기가 점점 앞 당겨지는데다 퇴직 이후 재취업도 쉽지 않아서다. 그나마 일자리가 있다고 해도 아파트 경비원이나 주유소, 편의점 등에서 아르바이트 형식의 ‘질이 좋지 않는 일자리’가 기다리고 있다는 게 현실이다.

장년층의 고용율은 2002년 59.5%에서 지난해 63.1%로 3.6%포인트나 상승했다. 같은 기간 여성(15~64세)은 52%에서 53.5%로 1.5%포인트 오르는데 불과했고 청년(15~29세)은 45.1%에서 40.4%로 4.7%포인트 하락한 점을 감안하면 그렇다는 것이다.

이에 앞서 1997년 IMF 외환위기 이후 진행 된 구조조정이 일단락됐고 베이비부머들이 다른 세대보다 많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 된다. 그러나 앞으로가 문제다.

정부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5년 후에는 이들 장년층 고용 율을 67.9%로 지난해 보다 4.8%포인트 끌어올릴 계획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된 일자리에서 오래 일하고, 퇴직 후에도 일을 통한 ‘제2의 인생’(Second Life)설계가 가능토록 지원할 계획이라고 했다.

다만 문제는 갈수록 정체 양상을 보이는 경제 성장률과 대외 불확실성, 기업들의 긴축무드, 등 현실은 녹록치 않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고용부 한 관계자는 “장년들의 취업문제도 결국 기업들의 많은 결단이 필요한 게 사실”이라며 “임금 피크제를 비롯한 다양한 제도를 통해 장년층이 오래 일할 수 있는 사회 분위기를 조성하는 게 시급하다”고 사태의 심각성을 전했다.

그래서 정부는 장년층 고용률을 끌어올리기 위한 추진 동력으로 우선 퇴직 후 전직 지원 및 생애 재설계 지원 시스템을 구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최소 65세까지 일 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정부차원에서 일단 60세 정년제 조기 도입이 필수라고 생각된다. 또 장년층을 대상으로 근로시간 단축 청구권을 도입해 퇴직 이후에 대비토록 하고 퇴직 후 멘토링과 직업 훈련, 재취업 알선을 적극 지원해야만 한다.

특히 장년층 근로자들이 주당 15~30시간 이내 (40시간 기준 50~75%수준)에서 정규직 시간제로 일 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마련해주는 게 급선무다. 중장년 취업 아카데미를 통해 이들의 직업능력 개발을 돕고 이들이 정규직 시간제로 들어갈 수 있는 직종과 관련기업 발굴에 총력을 기우려야 한다.

보다 더 효과적으로 일자리 창출을 위해 만성적인 구인난에 허덕이는 농어업사업장에 장년층 인력을 파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 할 수 있다.

“가난한 자를 구제하는 자는 궁핍하지 아니하려니와 못 본 체 하는 자에게는 저주가 크리라” <잠언 28 : 27>

정규직 시간제 일자리는 특히 체력이 부족하고 여가 시간을 즐기고자 하는 장년층에게 알맞다. 이들이 정규직 시간제로 많이 채용되면 기업으로선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 이들이 가진 기술 노하우나 각종 멘토링 사업을 진행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아울러 장년층의 근로유연성이 양호해져 기업들의 부담도 크게 줄 것으로 예측된다. 장년층의 주된 일자리 이직이 평균 53세에 이뤄지고 평균 정년은 58세, 노동시장에서 최종적으로 은퇴하는 시기는 68세다.

기업들이 장년층을 대상으로 정규직 시간제를 정착 시켜 나가면 이들이 갖고 있는 전문적인 식견과 노하우 등을 후배들에게 전수 할 수 있고 노동시장에서 최종 은퇴하는 시기도 늦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보통 주 20시간 일하고 70여만원의 급여를 받는다는 한 모씨. 그는 “가정생활비로는 택도 없이 부족한 액수지만 가족들에게 손 벌리지 않고 개인적으로 용돈을 쓰니까 별로 부족하지는 않다”며 “일 할 수 있을 때까지는 일을 계속하고 싶다”고 말했다.

현재 정규직 시간제 일자리는 육아부담이 있는 기혼여성 뿐만 아니라 장년층에게도 효율적인 일자리로 자리가 잡혀가고 있다. 퇴직 전후를 맞은 50~60대들에게 안정적인 제2의 인생 설계의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다.

실제 베이비붐세대의 은퇴가 본격화 하면서 2002년 59.5%였던 장년층(55~64세) 고용률은 지난해 보다 높아졌다. 그러나 이들이 하는 일은 편의점, 주유소, 식당 일 등 단순 아르바이트에 그쳐 고용 불안 정서에 대한 문제가 끊임없이 제기돼 온 것도 사실이다.

중장년층에게 가장 인기 있는 아르바이트는 체력부담이 크지 않은 직종이다. 이를 입증하기라도 하듯 인터넷 구인 전문 업체인 ‘알바 찬국’에 따르면 50대 이상 희망직종 1위는 고객 상담이 차지했고 전화 주문 접수와 운전 직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마트, 편의점, 안내데스크 매표, 주유, 세차, 커피전문점도 30위권 안에 들었다. 특히 중장년층에 대해 ‘성실하고 일처리가 꼼꼼하다’는 고용주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게 나타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장년층의 아르바이트 진출로 20대 일자리가 줄어들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하지만 장년층을 고용한 업체들은 기업의 사회공헌 차원에서 장년 채용규모를 더 늘려간다는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용부도 “베이비붐세대가 퇴직하면 사실상 기업에서 풀타임으로 재취업하긴 어렵다”며 “경험과 노하우를 가진 퇴직자들에게 반듯한 시간제 일자리를 많이 만들면 비경제 활동인구가 시장에 들어오는 루트가 용이 해질 것”이라고 밝힌바 있다.

전문가들은 퇴직자들을 위한 일자리의 질과 임금수준도 개선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장년층의 아르바이트가 ‘용돈벌이’ 수준에 그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빈곤층으로 전락할 가능성도 높아진다는 것이다.

기존 사회 경험과 전문성을 살려 일 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청마 해 첫 날, 망백의 노인 독거사(死)소식을 들었다. 자녀가 있어도 폐지를 주우며 홀로 살아온 노인의 아픈 삶이 뉴스로 떴다.

또 사망한지 5년 만에 발견된 노인도 전파를 타고 흘러나왔다. 모두가 삭막한 이웃 관계를 떠 올리며 차가운 세상이 무서워진다. 며칠 전에는 ‘주인아주머니, 마지막 집세입니다’ 라는 유서와 함께 밀린 집세 70만원을 남겨두고 세 모녀가 동반 자살한 기사를 보며 마음으로 울어야 했다.

그래도 월 38만원 집세와 매달 20만 원 정도인 전기료, 수도료 등 공과금은 밀린 적 없었는데 한 달 전 모친이 식당일을 마치고 귀가 하다 길에 넘어져 크게 다치면서 유일하게 다니던 식당일을 그만두게 되면서 수입이 끊겼고 막다른 길에 몰리다 보니 죽음이란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이다.

새해부터 들려오는 소리가 모두 아프다. 이웃 간에 누군가의 작은 관심만 있었어도 이런 일은 방지했을지 모른다. 저 세상에서는 가난의 고통을 받지 않고 세 모녀가 평안하게 영면하기를 기도해 본다. 애매한 나이에 퇴직하고 자식 눈치를 보는 슬픈 삶을 사는 장년층이 없었으면 한다.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내게 부족함이 없으리로다. 그가 나를 푸른 풀밭에 누이시며 쉴 만한 물가로 인도하시는 도다” <잠언 28 :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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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원 위원  egis019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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