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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판 무죄 판결, 사법부의 일이지 정치 공방 대상 아니다
안호원 위원 | 승인 2014.02.10 07:49

   
 
새해 덕담을 나 눈지 엊그제 같은데 벌써 2월 중순이 되었다. 아직은 깊은 겨울인줄 알았는데 어느 틈엔가 눈 깜짝 할 사이 입춘(立春)마저 지나가버렸다.

[안호원 푸른한국닷컴 칼럼위원 시인 겸 수필가]어느새 갑오년 새 봄이 다가오고 있다. 그런 봄을 기다리면서도 많은 사람들은 여전히 불안을 느끼고 있는 것 같다.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찾아오는 불안. 불안의 원인은 천재든 인재든 재난 탓도 있지만 정작 자신의 존재기반이 불안정하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한 해가 바뀌었지만 여전히 경제적인 불안에 이어 정치권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불안감을 던져 주고 있다. 헌법이 재판의 독립을 규정한 것은 공정한 재판을 보장하기 위해서 마련 한 것이다. 만약 재판이 다른 국가기관이나 정치권 여론의 입김에 좌우 될 경우 힘없는 약자들은 모두 피해자가 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재판의 독립은 사법 기능의 심장으로 판사들은 물론이지만 법원, 나아가 전 사회가 함께 지켜야 할 사항이다. 지난 6일 국가정보원 댓글 의혹 사건에 대해 경찰 수사를 축소. 은폐한 혐의로 기소된 김용판 전(前) 서울 경찰청장에게 무죄가 선고 됐다.

담당 재판부는 “검찰이 제시한 증거가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에는 이르지 못했다.” 고 무죄를 선고 했다. “핵심 증거인 권은희 전 수서 경찰서 수사과장의 진술을 믿을 수 없다.”는 판단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것이다.

이 같은 1심 판결은 상급심을 거치며 검증과정을 거쳐 최종 판결이 나올 것으로 예상 된다. 이 시점에서 가장 큰 부담을 갖게 되는 게 검찰이다. 1심에서 증거 불충분으로 무죄가 선고되면서 혐의를 뒷받침 할 증거와 진술을 보강, 항소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는 검찰 쪽으론 당연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주당 등 일부 야권에서 1심의 판결을 마치 확정 판결인양 단정하고 김 전 청장의 판결을 아전인수식으로 정치적으로 활용하기에 급급하다. 사법부의 문제를 놓고 정치적으로 분식(粉飾)할 일은 아니라 생각된다.

늘 장외투쟁이나 일삼으며 한 해를 보낸 민주당이 전 김 청장이 1심 재판에서 무죄 판결을 받자 이를 빌미로 ‘집권세력의 사법부 타살’ 이라며 대여 공세의 수의를 한껏 높이고 있다.

궁지에 몰려있던 민주당이 호재를 만난 것처럼 김 한길 대표와 대선 후보였던 문제인 의원 등이 모처럼 한 목소리로 “ 법과 상식에 부합하지 않는 정치적 판결” “검찰의 수뇌부와 국정원 댓글 사건 수사팀 교체로 공소유지를 방해 한 권력의 의도가 판결에 그대로 반영되었다” 며 한 술 더 떠 특검을 통한 재수사와 법무부 장관 해임 등을 강력하게 주장하고 나섰다.

재수사만이 진실을 밝힐 수 있다며 여당이 불응 시 의정 활동도 거부 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이번 1심 무죄 판결에 대해 의아해 하며 납득을 못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설령 그런 사람이 많다 해도 민주당의 작태는 상식이하로 못 마땅하다.

이제 1심 판결이 나왔을 뿐 이다. 또한 검찰이 나름대로 반전의 자료를 보완해 상고도 할 것이다. 그게 민주국가에서 이루어지는 정상적인 재판 과정이다. 민주당의 이 같은 행태는 앞으로의 재판에 대해 직. 간접적인 압박으로 작용 할 수도 있다.

삼심제가 있는 우리나라에서 입법부가 사법부에 대해 간섭을 하는 건 정당한 방법이 아니다. 민주당이나 민주당과의 공조를 지지자들에게 약간 흘리는 안철수 의원은 특검을 요구하지만 혹 그 특검이 자신들의 마음에 흡족하지 않으면 또 특검에 대한 특검을 요구 할 것인가.

엄연히 검찰이 존재하는데 왜 특검만을 주장하며 국민들을 불안하게 만드는지 모르겠다. 이제껏 몇 번의 특검을 했어도 모두 기소를 향해 갔을 뿐 객관적 판단은 부족했다. 얻은 것이라곤 시간 낭비와 분열만을 조장 했을 뿐이다. 우려되는 것은 요즘 같이 트워터나 SNS가 범람하는 때에 어떻게 재판이 공정하게 이루어질 수 있겠는 가 하는 점이다.

정치권에서 월권을 하고 ‘감 놔라, 콩 놔라’ 하고 여론 몰이를 한다면 과연 판사들이 법과 양심에 따라 소신껏 판단할 수 있겠는가. 자연히 그들도 사람인지라 판단의 여지가 자연스럽게 좁아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런 재판이 될 경우 더 많은 사람들이 억울하게 피해를 당 할 수도 있다. 따라서 삼권이 분리된 마당에 정치권이 사법부에 대해 왈가왈부 하면서 간섭 하는 것은 도리에도 어긋나는 짓이다.

물론 민주당의 심정을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민주당이 이렇게 억지 강공을 택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현재 김 전 청장에게 무죄를 선고한 재판부가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1심 재판까지 맡고 있어 그 영향이 원 전 원장에게까지 미칠 것에 대비 해당 재판부에 억지를 부리는 모양새로 보인다.

어쩜 민주당과 안 의원도 국민들이 눈치를 챌 것을 알면서도 생떼를 쓰는지도 모른다. 그렇다 해도 자기 입맛대로 특검만을 주장하는 것은 부당하다. 이 역시 지방선거를 겨냥해 지지층 결속을 도모하려는 정치 쇼로 비친다.

자신의 입맛에 안 맞는다고 ‘권력재판’ 이라는 등 재판부를 비난하고 주무 장관을 해임하라고 요구하며 압력을 넣으려는 것은 사법권을 침해하는 행위다. 사법부가 민주당 입맛에만 맞게 판결을 할 수는 없다.

민주당이 진정 수권 정당을 바란다면 1심에 대한 판결에 대해 불만이 있더라도 상급심을 거쳐 최종적으로 내리는 판결을 차분하게 기다리는 게 순리다. 누가 뭐라해도 사법은 국민 신뢰 없이는 존립 할 수 없다.

거듭 언급하지만 민주국가인 이 나라에서 판결을 비판하고 평가 할 수는 있지만 재판의 근본까지 간섭하는 협박성 모습은 바람직하지 않다.

아울러 국가기관 역시 사법부에 대해 정치 개입은 반드시 근절되어야 한다. 정치적 중립지대에 있어야 할 판사들까지 눈치를 보며 판결을 내리는 상황이 이 땅에서는 더 이상 이어지지 않기를 빌어본다.

김용판의 무죄 판결은 사법부의 일이지 정치 공방의 대상은 아니다. 1심이 무죄라고 해서 2심 3심에서도 무죄가 된다는 법은 없지 않은가. 또 발설자인 권 수사과장이 개인 차원에서 법원을 비난하는 기자 회견을 경찰서 강당에서 한 것도 크게 잘못 되었다.

만약 이 때도 이것을 상급기관에서 제지했으면 또 민주당에서 들고 일어날 수도 있었을 것이다. 자칫 권 수사과장을 영웅으로 착각하게 만든 것 같다. 어떤 이유이든 권 수사과장은 현직이 공무원 신분이라는 것을 망각해서는 안 된다.

일부 정치인들의 행태로 지금 많은 사람이 겪는 불안과 염려가 청마의 해인 올 한 해를 단단한 세상을 만들려는 담금질의 과정이라면 좋겠다. 그런 희망은 새 봄에만 피는 꽃이 아니라 꽁꽁 언 얼음장 밑으로도 흐르기도 한다.

한 겨울 꽁꽁 열어 시린 손이 온기를 찾듯 우리 마음이 봄의 평화를 기다리는 것은 어쩜 자연스러운 것인지도 모른다. 수사과장에 불과한 경찰의 기자회견. 민주당과 국민에게 혼란을 가중 시키는 안 의원의 작금의 행태는 볼썽사납고 짜증스럽다.

국민의 마음을 제대로 읽었으면 한다.

 


푸른한국닷컴, BLUKOREADOT

안호원 위원  egis019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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