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 임상규 전 농림부장관

함바비리에 연루된 혐의로 검찰 조사를 앞두고 있던 임상규 전남 순천대 총장은 13일 오전 8시10분께 순천시 서면 동산리 선산 앞에 주차된 소나타 차량에서 번개탄을 피워 놓고 숨진 채 발견됐다.

임 총장은 유서를 통해 심적 부담감을 표현하며 금전거래는 없었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임 총장은 지난해 경북 지역 대형 공사현장의 식당 운영권을 얻을 수 있도록 해당 공무원을 소개해 준 대가로 브로커에게 2000만원을 받는 등 수차례에 걸쳐 수억원대의 금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임 총장에 대한 계좌추적영장을 집행하고 동생인 건설업자 임모 씨의 계좌를 추적해 돈을 건네 받은 정황을 포착하고 출국금지 조치했었다.

임 총장은 숨진 차량에서 발견된 A4용지 한장짜리 유서에 "인생의 마지막 뒷모습을 망쳤다. 악마의 덫에 걸려 빠져 나가기 힘들 듯 하다. 그동안 너무 쫓기고 시달려 힘들고 지쳤다. 더 이상의 수치도 감당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임 총장은 "얄팍한 나의 자존심과 명예를 조금이나마 지키고 대학의 행정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먼저 떠난다. 지저분한 사건 이것으로 마무리하고 다들 잊어버리면 고맙겠다"고 말했다.

또 그는 "모두 내 불찰, 내 탓이다. 가족에게는 더 이상의 피해가 없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임 총장은 "그동안 나를 믿고 성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짧은 내용의 유서를 마감했다.

자살한 임상규 순천대 총장은 행시 17회를 출신의 정통 경제관료다. 옛 재정경제원 국민생활국과 기획예산처획 예산실장, 과기부 과학혁신본부장 등을 거쳐 지난 2007년 8월부터 2008년 2월까지 농림부 장관직을 역임했다.

박연호 부산저축은행장의 사돈인 그는 지난 2월 부산저축은행그룹이 영업정지되기 직전에 9개월 가량 만기가 남은 자신과 가족 명의의 예금 2억원을 인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특혜 인출 의혹도 받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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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남 기자  webmater@bluekoreado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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