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촉,오의 완충지대 격인 형주(荊州)를 지키던 관우는 주군 유비의 명에 따라 번성(樊城)을 점령하기 위해 출진한다. 번성은 형주와 근접한 지역으로 중원 진출을 위한 교두보였기에 위,촉 모두 양보할 수 없는 일전을 각오하고 있었다.

[정해중 푸른한국닷컴 칼럼니스트]당시 번성은 조조의 사촌 동생이기도 한 조인의 지휘 아래 만반의 대비를 갖추고 있었다. 허나 관우가 누구던가. 원소의 양팔과 다름 없던 안량과 문추의 수급을 벤 천하의 명장(名將) 아닌가!

더군다나 관우는 유비와의 재회를 위해 맹장(猛將)들이 즐비한 조조 진영을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고 "다섯개의 관을 통과하며 여섯명의 장수를 참했다"는 오관육참(五關六斬)의 신화를 쓴 주인공이질 않나!

조조는 그때 일을 회상하다 정신이 번쩍 들었던지 자신과 근 30년간 전장을 누빈 우금을 주장(主將)으로 삼고,용맹함에 반해 귀순시킨 방덕을 부장(副將)으로 임명해 조인과의 협공을 지시한다.

헌데,옹졸한 우금은 방덕이 관우를 잡아 공을 세울 것을 염려해 유리한 대결을 펼치던 그를 아군 진영으로 불러들여 패배의 화를 자초한다.

결국 우금과 방덕은 동시에 생포된다. 헌데 두 장수의 행보는 전혀 달랐다. 우금은 목숨을 구걸해 "너를 참하는 건 개,돼지를 죽이는 것만도 못하다"라는 관우의 조롱을 듣고 풀려나고 "어서 날 죽이라"며 죽는 순간까지 기백(氣魄)을 잃지 않은 방덕은 관우의 회유를 뿌리치고 생을 마감한다.

방덕의 절개에 탄복한 관우는 비록 적장이나 후하게 장사를 치뤄주며 "진정한 장부(丈夫)"라며 위로한다. 초라히 조조 진영으로 돌아간 우금은 훗날 조조의 장남 조비의 지시로 그려진 자신의 구걸 벽화를 본 뒤 울화병으로 생을 마감한다.

요즘 결과에 승복할 줄 모르고 구차한 변명만 늘어놓는 인간이 있다. 처음에는 패배를 자인해 당당히 생을 마감한 방덕의 기품을 지녔는 줄 알았다. 허나 시간이 흐르자 본색(本色)을 드러내며 요설을 내뱉는 꼬라질 보노라면 목숨을 구걸한 우금 저리가라다!

대장부라면 속으론 '와신상담(臥薪嘗膽)'을 곱씹더라도 겉으로나마 축하의 박수를 보내야 도리다. 이 작자는 마치 억울한 패자인양 선동과 분탕질에 여념 없으니 한심할 따름이다. 역시 근본(根本)이 아니였다! 차기? 웃기고 자빠졌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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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중 위원  jhj73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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