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영준 푸른한국닷컴 발행인]23일 국민은행에 따르면, 본점 한 직원이 민주택채권 등 채권을 시장에 내다 파는 방법으로 현재까지 파악된 금액상으로 90억원을 횡령한 것으로 밝혀져 현재 조사가 이뤄지고 있다.

국민은행은 “영업점 직원의 제보로 본부 차원의 자체 조사 결과, 국민주택채권의위조 및 행사 사실을 알게 됐다. 소멸시효가 임박한 국민주택채권을 직원이 위조한 뒤 친분관계가 있는 직원을 이용해 지급 제시하는 수법을 썼다”고 전했다.

국민은행은 지난 19일 직원 제보 및 본부 차원의 조사를 통해 이 같은 사실을 적발하고 관련자들을 유가증권 위조·행사, 사기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아울러 관련자들의 예금 인출 및 부동산 등 기타재산에 대한 가압류를 통해 현재까지 약 50억원을 회수했다고 밝혔다.

국민은행은 "미연에 방지하지 못한 점을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공식 사과문을 발표하는 등 수습에 나섰지만 본점 직원마저 연루된 총체적 난국에 파장이 일파만파 퍼지고 있다.

∎국민은행의 총체적 난국은 이미 지난해 말 자체 감사를 통해 일본 도쿄지점의 1700억원대 불법대출 사건의 전모가 드러나면서부터 나타났다.

전 도쿄지점장 이모씨는 지난 2008년부터 5년 동안 수십 개 현지 법인에 대해 동일인 대출 한도를 넘겨 대출을 실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를 숨기기 위해 대출자의 친인척 등 타인 명의로 서류를 꾸미고 담보가치를 부풀리기도 했다.

최근에는 이씨가 불법 대출 후 마련한 수십억원의 자금을 마련했으며, 이 돈이 국내로 흘러들어와 상품권을 구입하는데 사용됐다는 정황이 금융감독원에 포착됐다.

∎국민은행의 문제는 일본뿐 아니라 카자흐스탄에서도 발생했다. 최근 카자흐스탄 금융당국은 국민은행이 대주주로 있는 현지 뱅크센터크레디트(BCC)은행의 내부통제 등과 관련해 논의할 사항이 있다고 알려 왔다.

이에 따라 조영제 금감원 부원장이 조만간 카자흐스탄을 방문해 부실을 파악할 예정이다.

BCC의 부실은 이미 오래전부터 알려진 사안이지만, 카자흐스탄 금융당국이 조 부원장과 같은 고위급 인사와의 논의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사안이 심각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문제는 BCC의 부실이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 시절 2011년 12월 말 정기인사에서 국민은행 부행장에 임명된 이상원 전 부행장이 책임자로 있던 시기부터 비롯됐다는 것이다.

당시 이상원 신임 부행장은 카자흐스탄 현지법인인 BCC의 흑자전환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부장에서 두 단계나 뛰어 부행장으로 승진했다.

그러나 당시 노조는 ‘지점장에서 이 업무 담당부장으로 온지 불과 5개월 밖에 안돼 이제 업무 파악할 정도 수준인데 수익을 내어 발탁했다고 하는 것은 투명성, 합리성, 공정성 어느 기준에도 부합되지 않는 공감대 없는 정실인사의 또 다른 전형이다“며 반발했다.

결국은 흑자전환 때문에 승진을 시킨 것이 아니라 무엇인가 잘못에 대한 보상책이 아니었나 하는 의구심이 생긴다.

∎지난 6월에는 100억원짜리 위조수표를 식별하지 못한 채, 현금으로 인출해 준 사기사건도 발생했다. 특히 이 과정에 국민은행 직원이 가담한 사실이 드러나며 또 한 차례 곤욕을 치렀다.

∎지난 2012년 2월에는 국민은행 포천지점의 지점장이 고객 돈 38억 5000만 원을 빼낸 사고가 일어났다.

∎그해 7월에는 국민은행이 고객들의 대출계약서 원본에서 상환기한을 지우고 다른 숫자를 적어 넣거나 숫자를 변조하는 수법으로 서류를 조작한 것이 드러났다

∎2012년 10월24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유일호 의원에 따르면, 시중은행 가운데 ‘꺾기’가 가장 심한 곳은 국민은행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었다.

잇단 사고를 두고 국민은행 내부에서는 내부통제 시스템의 총체적 부실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 시절 정실인사와 무능한 경영으로 인한 인재(人災)로 예견된 일이다.

어느 조직이든 인사는 반드시 투명성이 담보되고 조직원들에게 공감대가 형성되어야만 승진에 대한 희망을 갖고 일에 대한 의욕도 강해지기 마련이다.

금융맨들의 합리적 인사 결여로 불만감이 팽배해지면 꿈이 상실돼 결국 한탕주의로 미래의 꿈과 바꾸려는 금융사고를 일으키게 된다.

결론적으로 계속되는 국민은행의 금융사고는 어윤대 회장 시절 직원들에 대한 정성평가 없이 정실인사로 이루어지진 인사전횡에서 비롯됐다고 본다.

문제는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도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이다. 본인이 KB금융지주 회장에 임명된 것도 이후 이루어진 지주회사 및 국민은행 인사도 공정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계속나오고 있다.

임영록 회장의 취임식을 노조의 극렬 반대로 제대로 하지 못한 것이 좋은 예다.
 

푸른한국닷컴, BLUEKOREADOT

전영준 발행인  dugsum@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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