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이 내부조력자가 잠적하자 공개수사 한 것이지, 국정원이 공개수사하자 내부조력자가 잠적한 것이 아니다.

[서원일 기자=푸른한국닷컴]통합진보당 이상규 의원은 1일 오전 가진 긴급 기자회견에서 “언론에서 거론된 국정원의 협조자가 누군지 파악됐다. 우리가 파악한 바에 의하면 그는 국정원에 의해 거액으로 매수됐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국정원은 그를 거액으로 매수해 짧게는 수개월 길게는 수년간 진보당을 사찰하도록 했다. 댓글조작, 대선불법개입도 모자라 프락치공작, 정당 사찰에 대한 국정원은 해명하고 법적인 책임을 져야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협조자의 신원에 대해 “수원에서 활동하고 있는 당원”이라면서 “국정원은 그 자가 누구인지, 어떻게 매수됐는지 책임있게 답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규 의원의 발표대로 국정원이 통합진보당 당원을 거액으로 매수했다면 거액에 매수당한 당원을 둔 통합진보당이 부끄러워해야지 ‘프락치’운운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한편 <한계레>의 보도에 의하면 통합진보당이 주장한 매수당한 즉 국정원을 도운 내부 협조자의 신상이 밝혔다.

내부 협조자는 경기도 수원에서 당원으로 활동해온 이아무개(46)씨로 수원시 친환경학교급식지원센터장을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도에 따르면, 이아무개씨는 경희대(수원캠퍼스) 86학번으로 이번 사건으로 구속된 이상호 수원진보연대 고문과 가깝고, 역시 구속된 홍순석 진보당 경기도당 부위원장, 한동근 전 수원시 위원장과 대학 동문이다.

<한계레>는 이아무개 씨는 이석기 진보당 의원 등에 대한 국정원의 수사가 공개되기 직전 행방을 감췄다고 전했다.

또한, 이아무개씨가 2010년 9월께부터 경희대 수원 국제캠퍼스 앞에서 운영해온 당구장은 지난 26일 주인이 바뀌었다고 보도했다.

이아무개씨는 비슷한 때 이사를 떠나 수원 권선구 아무개씨 아파트는 1일 텅 비어 있었다며 마치 이아무개씨가 국정원의 수사가 시작되자 잠적한 것으로 전하고 있다.

그러나 <국민일보>8월30일자 보도에 따르면, 내부조력자가 갑자기 잠적해 내사가 노출될 가능성이 많아 공개수사로 전환됐다.

<국민일보>는 공안당국자의 말을 인용 “통합진보당 경기동부연합 인사들의 내란음모 혐의를 은밀히 내사하는 과정에서 최근 주시하던 RO조직 연락책이 잠적하고 내부 조력자와 연락이 끊기는 등 긴박한 상황이 전개됐다”고 보도했다.

따라서 국가정보원 등은 내사가 노출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해 지난 28일 전격적으로 압수수색과 체포에 나서며 공개수사로 전환한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공안 당국 관계자는 “지난주 국정원이 주시해온 이석기(사진) 의원 조직의 중간연락책 A씨가 갑자기 잠적하고, 수사에 협조하던 내부 조력자와도 연락이 끊긴 것으로 안다”며 “당국이 상황을 굉장히 심각하게 받아들였다”고 30일 전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진보당 당원인 A씨는 경기도 모처에서 호프집을 운영하고 있었다. 공안 당국은 A씨가 비밀조직 내부 연락을 담당하는 등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고 판단해 오래 전부터 주시해 왔다. 고정간첩일 가능성도 염두에 뒀다.

그러나 A씨는 지난주 갑자기 호프집 문을 닫은 채 사라졌고 이후 행적이 묘연한 상태다. A씨가 중국으로 도피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국민일보>는 내부 조력자인 이아무개씨와도 1주일 이상 연락이 두절됐다.이 조력자는 비밀조직의 회합 장소와 시간 등의 정보를 공안 당국에 제공하며 수사에 결정적인 도움을 줬다고 전했다.

평소 공안당국에서 연락을 취하면 3∼4시간 안에 접선이 가능했는데, 현재는 연락이 끊겨 위치조차 제대로 파악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따라서 공안당국이 이야기한대로 1주일 이상 연락이 두절됐다면 이아무개씨는 신변위험을 느껴 그 사이 당구장 처분 등 주변정리를 하고 보도된대로 뉴질랜드로 이민 갔을 확률이 높다.

<국민일보>는 지난해 국정원과 검·경 등으로 구성됐던 합동 태스크포스(TF)팀에서도 일부 수사 내용의 유출 가능성이 제기됐다고 전했다.

TF팀에 참여했던 관계자는 “당시 법원 영장을 받아 감청 중이던 전화가 몇 대 있었는데 이들이 한꺼번에 해당 전화 사용을 중단했던 적이 있다”며 “TF팀 내부에서 감청 사실이 샌 것 같다는 얘기가 나오기도 했다”고 말했다.

결론적으로 이석기 의원 내란음모 및 국가보안법 혐의 수사는 국정원 댓글 사건과는 아무관련이 없으며 현재의 정치상황을 유리하게 만들려고 하는 국면전환용도 아니라고 본다.

‘이석기 사태’에 대해 진보당이 주장하는 공안정국 조성, 야권의 촛불집회 무력화 등은 박근혜 대통령이 대기업 총수들과 만나는 등 주요 이슈가 몰려 있던 28일 시점을 볼 때 신빙성도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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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원일 기자  swil@bluekoreado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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