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선거법·국정원법 위반 등으로 기소된 원세훈(62) 전 국정원장 측이 '국정원의 정치·선거 개입'을 전면 부인했다.

[서원일 기자=푸른한국닷컴]2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판사 이범균)의 심리로 진행된 원 전 원장에 대한 첫 공판에서 원세훈 전 원장 측이 "일부 댓글 활동이 심리전단팀에 의해 이뤄진 건 맞지만 정치관여나 선거운동은 아니다"라고 고의성을 전면 부인했다.

원 전원장의 변호인은 "심리전단의 사이버활동은 국정원의 고유 업무일뿐 정치관여나 선거운동이 아니다"라며 "검찰은 국정원 업무에 대한 깊은 이해 없이 피상적으로 결론을 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피고인은 종북 대응을 명목으로 정부 정책에 반대하거나 북한과 유사한 의견을 내는 사람·단체를 모두 종북 세력으로 규정했다"며 "국민을 상대로 여론전을 벌이면서 특정정치 세력을 지원하는데에 국정원장 지위를 남용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는 일반 국민을 가장해 여론을 인위적으로 조장함으로써 민주주의 근간을 흔드는 반헌법적 행위"라며 "피고인의 그릇된 종북관으로 안보자원이 특정 정치세력에 이용됐다"고 말했다.

이에 원 전 원장 측은 "전체를 보지 못한 편협한 시각"이라며 "국가안전보장이라는 국정원 기본업무를 염두한다면 이는 정당한 고유 업무"라고 반박했다.

이어 "직원들에게 종북좌파의 공세에 대응해 국가안전보장이라는 국정원의 업무를 충실히 할 것을 지시한 것"이라며 "글쓰기, 댓글, 찬반클릭 등 심리전단팀의 구체적인 활동 내용은 최근 국정원 여직원 사건 이후 보고를 받고서야 알았다"고 밝혔다.

또 '종북좌파', '종북세력'의 의미를 "북한의 지시를 받아 대한민국을 전복하려는 자 또는 대한민국의 헌법체계를 부정하려는 자"로 규정하면서 "대통령과 정부를 여당으로, 북한의 주장을 야당과 동일시하는 것은 국정원 업무범위를 지나치게 축소해석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원 전 원장 측은 "외관상 오해의 소지는 있으나 (종북 세력과) 야당 및 야당 성향 정치인들과는 엄격히 구분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종북좌파에 대응하도록 지시한 피고인을 범죄인으로 몰아갈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다음달 2일 이종명 전 국정원 3차장에 대한 증인신문을 시작으로 매주 1회 집중심리를 통해 10월 7일까지 국정원 직원들에 대한 증인신문을 이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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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원일 기자  swil@bluekoreado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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