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한국닷컴 정재학 칼럼니스트]

일본인은 복수를 잊지 않는 민족성을 지닌다. 간혹 원수를 향하여 미소를 짓지만, 그것은 더욱 효과적으로 복수하기 위한 탐색이 필요할 때, 웃는다.

그리하여 일본인은 드러내지 않는 본심(本心)과 드러내는 표심(表心)이 다른, 두 개의 얼굴로 산다.

그러므로 어떤 원한을 맺었을 경우, 일본인을 대할 때는 반드시 그들이 보내는 미소에 안심해서는 안 된다. 그들의 본심을 찾아내지 않으면, 언젠가는 등에 칼을 맞을 줄 알아야 한다.

박찬호는 2009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 일본에 일침을 가하며 굴복시켰다. 이승엽은 베이징 올림픽에서 홈런 한 방으로 일본을 침몰시켰다. 복수를 잊지 않는 일본이, 이 둘을 가만 놔두리라고 생각한 사람은 없을 것이다.

구대성도 국제경기에서 일본을 이긴 후 일본으로 건너가 무참하게 당하고 돌아왔다. 이종범도 선동렬도 성공하지 못했다.

그러나 2009년 WBC 결승에서 이치로에게 얻어맞고 패한 임창용은 지금도 건재하다. 일본의 복수에서 빗겨간 탓이다.

필자(筆者)는 이종범이 처참하게 무너지는 경기를 본 적이 있다. 바람의 아들로 소문난 그의 빠른 발은 도루왕으로 인정받고 있었다.

어느 경기에서 우리는 그의 도루가 아웃되는 것을 보았다. 이종범은 한탄하며 돌아섰고, 일본인 심판은 외면하고 있었다.

우리가 보아도 그것은 성공한 도루였다. 그리고 일본인 투수에게 팔꿈치를 공으로 가격당한 후 이종범은 몰락한다.

일본 야구의 내야를 휘젓고 다니는 이종범에 대한 일본인의 칼날은 그렇게 잔혹하였다.

이승엽은 그동안 올림픽에서의 복수를 요미우리에서 당하고 있었고, 다시 WBC에서의 복수를 위해 일본인들은 박찬호를 데려갔다.

이승엽의 복수는 일본인 투수들의 집요한 공격으로 나타난다. 좋은 공을 안주면 그만인 것이다.

철저히 분석한 다음, 설사 볼넷을 준다 하여도 좋은 공을 안 주는 일본인 투수들의 합심(合心). 이승엽은 초조해지기 시작하고 드디어 마구 방망이를 흔들고 만다. 심리전에 무너진 것이다.

반면 박찬호는 오릭스 타자들에게 당하고 있다. 아무리 공을 잘 던져 주어도 오릭스 선수들이 점수를 안내면 그만인 것이다.

이승엽의 방망이는 봉쇄당하고, 박찬호 경기에는 점수를 안내는 작전, 게다가 박찬호의 약점을 파악한 후 일제히 공략하는 일본인 타자들.

더구나 오릭스로서는 이미 경기중계권을 한국에 팔아 돈을 벌만큼 벌고 있었다. 따라서 처절하게 이승엽과 박찬호를 무너뜨리면 되는 것이다.

돈도 벌고 복수도 하는 이중전략에 우리의 국민타자와 투수가 함께 동반 몰락하고 있는 것이다.

미소를 지으며 불러 들여와서, 등에 칼을 꽂는 이 비열함. 이것은 혼네와 다테마네, 겉과 속이 다른 전형적인 일본인의 비겁함이다.

그러함에도 지금 일본인이 우리에게 본심을 보여주며 도와준다고 믿는 어리석은 이들이 있다. 과거 김옥균의 전철을 밟는 이 시대 친일파들이 있다.

웃기지 말라고 하여라. 나는 이 지구가 멸망할 때까지, 일본인이 한국에 대하는 그것은 다테마네라고 알고 있다.

그러므로 이승엽과 박찬호는 돌아오라. 여기 너희를 사랑하는 조국에서, 우리의 사랑을 받으며 야구를 하라.

그리고 다시 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 일본을 침몰시켜라. 그것이 바로 너희의 명예를 회복하고, 나라를 사랑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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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학  news1@bluekoreado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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