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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박근혜 시계' 만들어야
전영준 | 승인 2013.06.17 16:56

내 돈 주고 가짜 시계라고 만들어 선물하고 싶은 마음이다.

[전영준 푸른한국닷컴 칼럼니스트]지난 2008년 초 이명박 정부가 들어 선 후 유력인사의 세미나가 국회에서 열렸다. 정권교체를 이룩했다는 기쁨에 많은 이들이 그 세미나에 참석했다.

특히 그 유력인사와 선거운동을 했던 나이 드신 어르신들이 기쁜 마음으로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행사가 끝난 후 어르신들이 그 유력인사에게 수고했다며 명함을 달라고 요구했다.

그 유력인사가 정색을 하며 명함이 준비 안됐다고 말하자 어르신들은 그러냐며 실망한 체 돌아섰다.

필자는 그 유력인사에게 미리 준비를 해 주시지 왜 그랬냐고 묻자, 그 분은 명함을 주면 내 이름 팔고 다닐까봐 걱정이 돼 명함을 준비하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그 순간 이명박 정부의 앞날이 걱정됐다. 선거운동 할 때는 이명박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간 쓸개까지 다 줄 것같이 입을 놀리던 사람이 권세를 잡으니 얼굴을 바꾼 것이다.

그 흔한 명함 좀 받아가지고 위세 좀 떨면 어떻고 이름 좀 팔고 다니면 어떻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이 드신 분이 그 유력인사 명함가지고 집에 가 나 오늘 누구 모임에 가 명함 받았다고 조금은 허풍떨 것이다.

그 분들한테 그 명함은 이명박 대통령과 함께 정권교체 했다는 자부심의 상징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지역에서 좀 어깨 좀 으슥대는 것 그 이상 그 이하 아니라는 것이다.

직후에 벌어진 광화문 촛불집회에 나가보니 종북좌파 세력들만 있는 것이 아니라 박근혜 지지자 이회창 지지자들도 많이 있었다. 더욱 놀라왔던 것은 이명박 대통령 만들기에 앞장섰던 지지자들도 있었다는 것이다.

촛불집회의 근원은 종북좌파 세력들에게만 있었던 것이 아니라 당시 대통령의 ‘몬테로산 쇠고기 30년산이면 어때’라는 자만심과 지지자들의 호가호위 두려워 명함 주기 주저했던 그 유력인사의 몰인정이 낳은 것도 있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

청와대가 봉황 문양과 함께 박근혜 대통령의 이름이 적힌 이른바 ‘박근혜 시계’를 만들지 않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대신 김치를 담을 수 있는 반찬통이나 손가방 등 생활용품을 대통령 기념품으로 만드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16일 <중앙일보>는 익명을 요구한 청와대 한 관계자의 말을 인용 “(박 대통령의 이름이 새겨진) 시계는 안 만들 것 같다”며 “과거 대통령 시계 때문에 좋지 않은 선례도 있었고, 굳이 (전통을) 이어야 할 사례는 아닌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 이래로 역대 대통령은 모두 자신의 이름을 새겨 넣은 손목시계를 만들어 왔다. 하지만 박 대통령은 이러한 관례를 따르지 않기로 했다는 얘기다.

과거 청와대는 대통령을 직접 만난 국민이나 표창 수상자 등에게 대통령 이름이 적힌 손목시계를 기념품으로 주곤 했다.

이런 손목시계는 대통령을 만났다는 일종의 ‘증표’로 간주되면서 인기 선물 품목으로 대접받아 왔다. 하지만 일부에선 권력에의 근접성을 나타내는 ‘과시용’으로 변질되면서 웃돈이 얹혀져 거래되거나 가짜 대통령 시계가 유통되는 등 부작용도 적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청와대의 이런 방침은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그는 것과 같다.

첫째 청와대 시계가 웃돈이 얹어져 거래되거나 가짜 대통령 시계가 유통되는 등 부작용이 많아 만들지 않기로 했단다.

필자는 지금까지 청와대 시계가 웃돈에 거래되었다는 것을 들어보지도 못했다.청와대의 변명치고는 궁색하기 그지없다.

가짜 시계 문제도 그렇다. 롤렉스 시계도 가짜가 나오는 판에 대통령 시계라고 가짜가 나오지 말라는 법이 없다.

청와대 시계가 가짜가 많이 나오고 웃돈에 거래 될 정도면 대통령의 인기가 국민들에게 높다는 뜻이 아닌가.

둘째 청와대 시계는 권위의 상징이기도 하다. 청와대 시계를 차고 다니면서 폼생폼사하는 사람도 있지만 대통령한테 받았다하여 케이스 둔채 고이 보관하는 사람도 있다.

청와대에서 주는 반찬통이나 손가방 등 생활용품이 대통령의 권위를 상징할 수 있을까 손목에 차고 다니며 대통령에게 받았다고 자부심을 느낄만한 긍지를 갖을 수 있을까. 역대 대통령이 그것을 몰라 대통령의 선물을 시계로만 고집했을까.

아무리 좋은 사람, 아무리 좋은 상품도 인간미가 넘쳐나지 못하면 좋은 사람 좋은 상품이 될 수 없다. 항상 손목에 차고 다니는 시계는 대통령과 인간미를 교감할 수 있는 좋은 상품이다.

지금도 힘 없는 필자에게 청와대 대통령 시계 나오면 얻어달라고 청탁(?)이 들어온다. 심지어는 야권의 지인들에게도 부탁이 온다.

호미로 막을 수 있는 일 가래로 막는 일 하지 말아야 한다. 내 돈 주고 가짜 시계라고 만들어 선물하고 싶은 마음이다.

청와대 사람들은 숲은 못 보고 나무만 보는 달을 보라했더니 손가락만 보는 어리 숙한 행동은 하지 말아야 한다.

정치는 머리와 손가락만 가지고 하는 솝꼽장난 하는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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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준  dugsum@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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