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에 사람의 목구멍 즉, 나라의 중요한 언론을 맡았다는 삼사(三司)라는 중앙기구가 있었다는 것은 누구나 잘알고 있다.

이 삼사 가운데 특히, 사간원 사헌부를 언론양사라 했는데, 사간원은 조선시대 국왕에 대한 간쟁과 논박을 담당했고 사헌부는 시정 논의, 신료에 대한 비리적발과 탄핵, 관리기강과 풍속 확립, 억울한 일을 해결해 주는 임무를 맡았다.

여기 관료들은 화요직으로 여겨 학문이 뛰어남은 물론 인품이 강직한 사람 가운데서 선발했는데, 조선시대 500년을 지탱한 주춧돌이었으며 조선 선비정신의 중심지이기도 했다.

한 국가가 그 틀을 제대로 성립 유지하기 위해선 국가 공무원이 무엇보다 바로 서야하고 그 공무원을 지도 감독하는 감찰국가기관이 한눈 팔지않고 제 역할에 충실해야함은 당연하다.

우리 몸의 뼈대가 제대로 갖추어 연결되어 있지 않으면 전반적인 몸 상태유지도 어려울 것은 물론 다른 중요 장기들 조차 제대로 붙어있지 못할 것이다. 뼈대 역할의 국가의 검사 및 감찰 기능도 마찬가지다.

이 절대 국가기구가 변질되고 부패해지면 국가는 흔들리고 민생은 파탄난다는 것은 역사의 진실이다.

감찰 국가기관에 큰 특혜와 권력이 주어지고 그 담당자들에게 크나큰 윤리도덕을 요구하는 이유는 바로 국가의 마지막 보루라는 의식이 강하기 때문일 것이다.

오늘날 이러한 삼사기능적 잣대를 금융계에서 찾아보면 당연히 감사원 그리고 금융감독위원회 산하의 금융감독원이 아니겠는가!

얼마 전 부산저축은행의 부실파문과 뱅크런 사태를 가만히 보면, 역시 공무원들의 투철한 직업의식 결여와 부패와 연결된 무능이 그 원인이었음을 알 수 있다.

요즘 저축은행 비리수사를 하는 검찰과 감사원, 금융감독원 사이에 저축은행 부실문제점을 놓고 갑론을박이 오고 가는가 본데, 서로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변호를 넘는 아집과 변명이 판을 치고 있다.

규정대로 했다는 식의 타성에 젖은 매뉴얼맨 의식은 여전한 것으로 보이고 있다.

정말 매뉴얼대로 했는데도 이런 사태가 왔는지 의문스러울 뿐이며 일본의 원전사태가 공무원들의 매뉴얼타령으로 더 화를 키웠다는 측면을 볼 때,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한심함만 더해진다.

지금 수사를 담당하고 있는 검찰이, 감사원과 금융감독원이 작년에 PF대출 불법금융비리를 적발하고도 1년 넘게 미적 되었다는 것을 지적하고 이에 대해 감사원은 금융감독원 등에 공동검사 제의를 해 비리혐의가 구체적으로 드러났으며 늑장대응에 대해선 검사착수에서 의결까지 통상 8개월에서 1년까지도 걸려 그렇게 되었다고 이유를 붙였다.

금융감독원도 검사 감독의 부실에 대해선 어쩔 수없이 인정하면서도 규정을 어기지 않았고 불법행위도 고발했고 부실을 은폐하지도 않았다고 우겼다.

또 금융감독원은 도망갈 구멍은 두고 때리라는 둥, 너무 화를 키운다는 둥... 자신들의 행태를 제대로 인정하려들지 않고 있는데, 작년에 부산저축은행에 대한 청와대의 검사지시가 있었는데도 ‘혼란우려’란 이유로 금감원은 반대했던 것으로 보면 제 역할에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들 감찰부처의 의식에는 관행적 습관에 흠뻑 젖어있고 문제 확산 정도가 자신들의 위치를 불안하게 할 것이라는 부처 보신주의가 고스란히 배여 있다.

비리는 감추기보단 드러내고 고쳐야 한다는 국민적 공감대를 무시하고 썩은 부위를 애써 감추려는 국가감찰기관의 이러한 처사는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

자본이 잠식된 상태인데도 현재 영업 정지된 8개 부실 저축은행들의 반 이상이 허위숫자로 뒤범벅되어 자기자본비율이 부풀려있었는데, 그것을 금융감독기관은 그대로 떠들어됐던 것이라, 감시 감독기능에 철저히 눈감은 한심함에 치를 떨 수밖에 없는 것이다.

사실, 표면적으로는 문제가 된 8개 저축은행의 부실의 원인을 거액의 불법대출과 분식회계라고 하겠지만, 앞서 언급했듯이 진짜 원인은 소위 전관예우로 들어간 금융감독원출신 감사들의 부실감사라는 것은 충분히 인지할 수 있다.

공무원들의 역할 여하에 따라 그 부실정도는 달라질 것이기 때문이다. 대주주와 임원들이 소중한 고객의 예금을 자신들의 위장회사를 통한 부동산투자 자금으로 전용하는 과정에서 감사들은 이를 방조 내지는 공모한 정황이 드러났다는 것이 검찰의 설명이다.

더욱 웃기는 건 금감원이 2001년 이후 부산저축은행의 요청으로 감사를 했으면서도 부실을 제대로 적발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납골당관련 1900억원대 불법대출 적발 정도이다. 한마디로 헛구역질만 한 셈이다. 지시를 받고 낙하산으로 파견된 금감원 직원 그리고 저축은행 간의 짜고 친 고스톱 냄새가 진하다.

그런데 이를 제대로 못 챙기고 습관적이고 관행적 일처리 행태(자신들도 전관예우를 받을 존재라는 이기심)를 보인 금감원 또한 책임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

저축은행들의 행태는 그 더러운 똥탕질이 도를 더한 느낌이다.

특히 부산저축은행의 대주주 및 임원들은 부당대출,분식회계,횡령은 물론 뻔뻔스럽게도 배당금,상여금 포함한 연봉을 두둑히 챙겼는데 불법을 감추기위한 입막음용으로도 백억원대 이상을 쓴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한마디로 그 행태를 보면, 극작가와 감독은 모럴해저드가 극에 달한 대주주 및 임원이 했고, 특급조연은 부패의 노예가 된 금감원 파견직원과 전직 금감원직원인 감사 그리고 악역은 불법을 폭로하겠다며 협박해 26억원을 챙긴 PF대출담당 4명의 직원이었다면 제대로 맞을 것이다.

여기에 보이지 않는 감찰기관의 더러운 관행(퇴직 후 감사자리는 내꺼)과 상호견제 없는 시스템이 측면지원한 셈이고...

이미 양치기소년이 되버린 금감원이기에 제일저축은행은 부실하지 않다는 항변을 예금주들은 예금인출로 답했고, 그 사태는 현재도 잠복해 있다.

어느 저축은행이든 어떤 장부든 얼마나 신뢰할 수 있을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른 상태다.

얼굴에 수은을 바르면 얼마간은 피부가 더욱 빛나 보이지만 실상은 생명자체가 위협받고 있듯이, 현재 정상인양 비껴있는 다른 저축은행들도 과연 어떤 수준일까!

검사의 신뢰성을 잃어버린 금감원이 내린 우량은행 결정을 믿지 못하는 건 정상적인 것임이 분명하다.

검찰수사로 드러나겠지만, 낙하산으로 내려간 금감원 직원들은 국민이 부여한 막강한 권한의 감찰기능을 악용하여 사리사욕을 채우고 나아가 국민의 혈세를 분탕질하는데 절대적 원천을 제공했음이 분명하다.

이를 통제하지 못한 금감원과 감사원도 그 책임이 분명히 있다 하겠다. 이러한 부패 공무원은 누구인지 어떠한 불법에 눈감았는지 어떤 특혜를 받았는지 금감원출신 감사 그리고 부실은행 파견금감원직원과의 더러운 유착관계를 샅샅히 밝혀내 그 민사 형사책임을 반드시 물어 응징을 가해야 한다.

고인 물은 썩듯이 보신과 이기주의로 똘똘뭉쳐 올바른 윤리의식과 국가관을 망각한 공무원들은 반드시 썩은 무 자르듯 반드시 처단해야 국가의 목숨(?)도 길어지게 되는 것이다.

조선 500년을 지탱해 온 선비정신을 오늘에 되살려 강직한 공무원 상을 만들지 않으면 이 나라의 민생은 없다 할 것이다. 더우기 감찰기관이라면 말이다.

모든 것은 시스템이고 사람이다.

이번 저축은행 부실의 금융사고의 타개의 첫걸음은 바로 공직기강을 바로 잡는 일이어야 한다.

낙하산 인사, 전관예우 같은 낡아빠진 관행은 과감히 뜯어고치고 진정한 국가감찰기관으로서의 위상을 정립할 시스템 확립은 물론 부처 간의 이기주의를 버리고 유기적 고리를 형성해야 하며 더불어 사람을 바꾸고 투철한 국가관 그리고 민생제일주의에 입각한 소명의식을 가지도록 하는 동시작업이 병행되어야 한다.

여기에는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을 이유가 있음도 분명히 직시해야 할 것이다.

위와 같은 맥락으로, 현 정부와 여당 그리고 검찰은 이번 저축은행 부실과 부패문제를 현실직시하고 원칙대로 강력히 처리해야 한다.

정권의 안위하고도 밀접하다는 것은 두 말할 필요도 없다. 분당을 보궐선거에서도 보듯이 불법 및 비리 처분에 미적되다가는 ‘이래선 안되겠다’는 강력한 국민적 역풍을 맞게 될 것이다.

대통령 직속의 강력한 TF를 만들어 국가기관 특히 금융 감찰기관의 시스템을 원천부터 재고하고 비리 공무원들을 솕아 내어 국민적 신뢰회복에 나서야 정권말기의 레임덕을 막고(하지만, 지금 레임덕 시점이라...) 국민적 신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정부는 현재 半(반)관半(반)민적 법인으로 되어 있는 금감원을 공공기관으로의 지정을 속히 서둘러 확실한 통제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본다.

*금감원은 무자본특수법인인 반관반민 기구라지만, 감사원감사 및 국정감사대상의 국가통제권 법인이므로 공무원적 관점에서 서술함을 밝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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