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랑의교회 오정현 담임목사

서울 강남의 대표적 대형교회인 ‘사랑의 교회’가 지난 17일 당회 입장을 통해 오정현 담임목사(57)의 논문 표절이 사실이라고 인정해 교계와 사회가 충격에 빠졌다.

[박유현 기자=푸른한국닷컴] 당회는 오 목사에 대해 6개월간 설교 중지 권고를 내렸지만, 교회는 여전히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오 목사는 그간 신도들에게 ‘예수님의 제자로서의 삶’을 강조하며 제자훈련 세미나를 이끌어 왔기에 그가 도덕적 양심을 버리고 박사 논문을 표절한 사실은 한국 교회와 사회에 큰 실망감을 안겨줬다.

논문표절과 관련이 있는 '박사학위'는 한국교회에서 목사들 스펙에 필수적인 요소로 작용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대형교회는 물론이고, 중형교회만 되어도 '박사학위'가 없으면 목사 채용 이력서도 못 낸다는 것이 과장된 표현만은 아니다. 도심의 한 대형 교회는 담임목사를 청빙(請聘)할 때 첫 번째 조건으로 박사학위를 요구하고 두 번째가 어학능력이고 신앙과 인격 등은 제일 나중이거나 아예 조건에 들어가 있지도 않다. 따라서 오늘날의 교회가 목사들의 가짜 학위를 조장하고 있다고 보아도 무방하기에 교회는 어쩌면 이들을 비판할 자격조차 없다는 지적이다.

목사들은 대형교회에 가기 위해 서류를 조작해 학위를 받거나 가짜 박사학위를 준비하고, 교회들은 또 이런 스펙을 가진 목사들을 청빙한다. 교인들도 이왕이면 ‘박사학위’ 가진 목사를 원한다. 목사 청빙이 대기업 입사 과정과 별반 다를 게 없는 것이다.

외국에서는 범죄로 인식되고 있는 ‘논문 표절’이 한국 교회에 만연하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한 기독교 교인은 “목사에게 제일 중요한 것은 신실한 신앙심, 진실한 말씀 증거, 세속적인 유혹에 물들지 않는 정직성인데 박사 학위가 왜 필요한가?”라고 반문하며 허탈해했다.

가짜 박사학위로 치장하고, 말씀 전파가 아니라 감언이설로 교인들의 비위를 맞추고, 감투에 눈이 먼 목사들이 판치는 한국 교계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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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유현 기자  uhyunp@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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