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한국닷컴 정해중 리얼콘칼럼니스트]
유비의 충복이자 의형제인 관우와 장비의 공통점은 맏형이자 주군인 유비보다 앞서갔다는 것이다.
관우는 너무도 자만한 탓일까?
한 수 아래인 여몽의 계략에 말려 생포돼 목을 바치는 불귀의 객이 됐고, 장비는 복수심에 불탄 나머지 평소에도 난폭한 성미에 불만이 쌓였던, 부하 장달과 범강의 하극상에 목을 바치며 파란만장한 생을 마감했다.
더 기가 막히는 것은 두아우를 대신해 오를 정벌하러간 촉의 황제 유비마저 전장에서 숨을 거둬 도원결의를 통해 한의 부활을 꿈꿨던 유,관,장 삼형제가 어찌 보면 찰라라는 시간차를 두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는 점이다.
사실 '나비효과'라고 불러도 무리가 없을 정도로 관우가 조금만 더 세밀히 여몽의 움직임을 읽었다면, 자신의 죽음은 물론이고 아우인 장비와 주군 유비의 비참한말로를 예방할 수 있었을 것이다.
결과론이긴 해도 말이다..이에 반해 조운(자룡)은 어떤가?
주류인 관우와 장비의 텃세(?)를 묵묵히 견디고 주군 유비의 절대적인 신임을 바탕으로 경호실장 역할을 훌륭히 수행하지 않았나?
더욱이 천수를 누리다 노환으로 생을 마감할 정도로 조운은 전장에서 연전연승을 거두며 유,관,장 삼형제 이후 승상 제갈량과 함께 촉에게 없어서는 안 될 대들보 같은 존재였다.
특히, 주군의 아들 유선을 구출하기 위해 혈혈단신 조조 진영에 뛰어들어 종횡무진 활약한 장판전투의 놀라운 성과는 관우가 유비에게 돌아가기 위해 조조의 무장들과 일전을 벌인 '오관참육장'에 비견되는 삼국지 중반부의 백미임이 분명하다.
나아가 북벌을 감행중인 제갈량이 "지금 내가 생각하는 한 사람만 있었다면 이렇게 고전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게 조운이다!"라고 말했을 정도로 촉에 없어서는 안 될 인물이었다.
헌데, 이번 재보궐선거에서 한나라당의 텃밭인 분당을에서 일당백의 자세로 승리를거머 쥔 이가 있으니 바로 손학규 민주당 대표다.
'천당 아래 분당'이라는 한나라당의 앞마당 같은 분당을에서 열세라는 전망을 뒤엎으며 당선됐다는 것은 그를 지지하고 안하고를 떠나 신선한 충격이라 칭할 만하다.
더욱이 철새 정치인이라는 꼬리표와 당내 지지기반이 미약한 비주류라는 단점을 모두 극복한 결과였기에 손학규의 분전은 조운의 장판전투와 비교해도 부족함이 없다.
사실 아무리 이명박 정권에 실망했고 재보궐선거가 야당에게 유리하다해도, 손학규가 출마했기에 강재섭을 쓰려뜨렸지 다른 이가 나왔다면 어림없는 결과였다.
손학규가 비록 민주당으로 갔으나 한나라당에서 장관, 도지사 등을 바탕으로 중도실용주의를 펼쳐보였고, 민주당 주류인 골수좌파 떨거지들과 질적인 차이가 엄청나 당선됐음을 민주당은 샴페인만 터뜨리지 말고 명확히 인지해야 할 것이다!
비록 민주당이 싫고, 손학규의 변절이 밉지만, 조운의 기백을 찜쩌 먹는 그의 근성 만큼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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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중 jhj73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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