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화숙 민족과 여성 역사관 관장이 제1전시관에 전시된 자료들을 설명하고 있다.

"한국에 이렇게 아픈 역사가 있는지 몰랐어요.”

[박유현 기자=푸른한국닷컴] 정신대문제대책부산협의회(부산정대협)이 운영하는 ‘민족과 여성 역사관’을 찾은 학생들이 일제강점기 일본의 위안부 강제동원 역사를 배운 후 하나같이 하는 말이다.

부산 수영구 수영동에 있는 ‘민족과 여성 역사관’은 2004년 9월 개관한 이래 꾸준히 일본군 위안부 역사를 알리고 교육하는 데 앞장서 왔다.

일본군 위안부의 역사는 일제 식민 통치기인 1930년대부터 1945년 일본이 패망하기까지 강제로 전선에 끌려가 일본 군인들의 성 노예로 유린당한 한국의 가장 크고 아픈 역사 중 하나다.

▲ 제1전시관에는 일본군 위안소 증거자료와 부산의 위안부 할머니들과 근로 정신대 할머니들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투쟁해 온 7년 동안의 시모노세키 재판에 대한 자료들이 전시되어 있다.

100평 넓이의 역사관에는 일제강점기 당시 위안소·위안부 관련 사진 100여 점, 위안부 관련 서적 200여 권, 신문 기사, 영상물, 위안부 관련 재판 공소장 등 위안부 할머니들의 과거와 현재, 투쟁기록 관련 자료 1천여 점이 보관돼 있다.

특히, 자료 중에는 이귀분 할머니의 아세아태평양전쟁한국인희생자보상청구사건의 소장 등 역사적으로 귀중하고 특별한 가치가 있는 자료들도 많이 있다.

▲ 그림전시관은 위안부 할머니들이 미술심리치료를 통해 그리신 작품들로 꾸며져 있다.

전시 공간은 위안부 관련 자료를 전시하는 제1전시관, 매년 새로운 테마로 진행하는 제2전시관, 할머니들의 그림을 전시한 그림전시관으로 꾸며져 있다. 올해 제2전시관의 주제는 ‘여성 독립운동가’이다.

김문숙(86) 정대협 회장이 사재를 들여 어렵게 운영해 오던 역사관은 지난해 누적된 적자로 폐관까지 고려했지만, 네티즌들의 적극적인 다음 아고라 모금운동으로 폐관 위기를 극복했고, 이후에도 많은 사람이 역사관을 찾고 있다.

아래는 강화숙 민족과 여성 역사관 관장과의 인터뷰이다.

민족과 역사관은 어떤 취지로 마련되었나.

김문숙 부산정대협 회장님이 아리랑 관광 사장으로 있던 시절, 많은 일본인 관광객이 부산에 왔다. 회장님은 그들에게 부산 방문의 목적을 묻곤 했는데, 한 일본인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많은 한국 여성들이 일본에 몸 팔러 오지 않았느냐?”고 반문하며 일본인 기생관광을 당연시해 충격을 받으셨다. 이를 계기로 위안부 역사를 알게 된 회장님은 일본의 만행을 알리고 위안부 피해자들을 돕기 위해 90년대 부산정대협을 발족했고, 2004년 사재를 들여 역사관을 건립했다.

부산정대협은 어떤 일을 해왔나

1991년 10월 정신대 신고전화 개통, 93년부터 6년간 부산의 위안부 할머니들과 근로 정신대 할머니들과 벌인 시모노세키 재판 승소, 2004년 민족과 여성 역사관 개관, 위안소·위안부 증거 자료 수집,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위안부 역사 교육 등 많은 일을 해왔다.

올해는 어떤 행사들을 계획하고 있나

올해 6월 위안부 할머님들과 함께 온천 관광을 다녀올 예정이고, 8월에는 학생들과 2박 3일 일정으로 역사 캠프를 계획하고 있다. 9월에는 역사관 개관 9주년 기념 전시회도 진행한다.

이곳을 찾은 아이들의 반응이 궁금하다

저학년 학생들은 성교육부터 시작한다. 그다음 사진, 영상 등 자료와 함께 시대 상황, 위안부 할머니들이 겪었던 아픔 등을 설명한다. 위안부 역사 교육 후 대부분의 학생들은 “그 시대의 역사가 이런 줄 몰랐다”며 “다른 사람들도 많이 알았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부산 시민들에게 하시고 싶은 말이 있다면

부산에는 단 2명의 위안부 할머니들만이 생존해 계신다. 위안부 문제를 조속히 해결하고 식민지 시대의 아픔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자주 찾아와 주시고 관심을 가져 달라. 그리고 입장료를 받지 않고 운영되기에 전문 강사, 업무 도우미 등 봉사자들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하다. 뜻있는 분들의 많은 자원 바란다.

앞으로의 바람은

내년 말 부산시 남구 유엔평화공원 인근에 '강제동원 역사기념관'이 건립되면 역사관의 귀중한 자료들을 기증하고, 강제동원 역사기념관 관계자분들과 함께 위안부 역사 교육을 진행하고 싶다.

푸른한국닷컴, BLUKOREADOT

박유현 기자  uhyunp@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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