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준수 푸른한국닷컴 칼럼니스트]

어제 치러진 안철수 캠프 해단식은 정작 두껑을 열고 보니 해단식이 아닌 자신의 정치 의지를 재확인하는 출정식이었다.

그의 입 움직임에 노심초사하는 사팔뜨기 정당 민주당은 "사퇴기자회견 때 정권교체를 위해서 백의종군하겠다, 단일후보인 문재인 후보를 성원해 달라'고 말씀 드렸다,지지자 여러분들께서 이제 큰 마음으로 제 뜻을 받아주실 것으로 믿는다."는 말을 안철수가 뱉자마자 자신들을 지지하는 발언이라며 들뜬 분위기다. 정권을 쥐겠다는 대한민국 제 1야당의 위상이 이렇다.

하지만, 그 한껏 기대했던 지원 강도가 너무나 작아 뒷간에선 실망함도 역력하다. 솔직히, 문재인과 단일화 과정에서 보이지 않는 암투를 겪은 그가 다시 문재인을 지원하겠다는 것은 그 지지자들을 봉으로 만드는 꼴일 것이다.

안철수는 솔직히 노무현과는 또 다른 유형의 선동가라 해도 무방하지 않을까 싶다. 그 자신이 아니라고 해도 이미 그는 선동가가 되어 있는 것이다.

서민 냄새나는 노무현과는 달리 유복한 가정에서 자라 데모 한번 안해 보고 서울대 의대를 졸업한 그는 IT분야의 한 장르를 개척함으로써 젊은이들이 결코 넘기 힘든 스펙을 쌓아 왔다. 또 정치역정을 보낸 노무현과 달리 그는 정치의 政자도 아직 경험해 보지 못한 신출내기이기도 하다.

그런 그가 뱉어내는 "새로운"이란 말은 노무현도 정작 했던 슬로건으로서, 아직 그가 어떤 형태를 만들어낼지 모르는 상황에서나 가능한 미래 상황의 안개속일 뿐이다. 그가 정치의 주역이 된 후라도, 대외 대내의 정치환경을 제대로 처리할 수 있을지 지금으로선 아무도 모를 일이다.

안철수를 선택하고 그가 만들어내는 정치 그림이 우리의 이상과 빗나갈 때, 노무현 시절을 설거지해야 했듯이, 그때는 그만한 댓가를 우리는 감당해야 함은 물론이다.

오늘 저녁 YTN 대담에서, 안철수 발언과 관련하여 어느 민주당 인사는 정권교체를 위한 지원이 당연하고 그 정권교체가 먼저여야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 이유로 이명박 정권의 서민파탄 정책을 꼬집었다. 하지만, 이건 국민을 바보로 보는 술책이 아닐 수 없다.

그 서민정책의 실패는 짧게는 노무현 정권부터 이미 발생했던 것이고, 그로인해 520만표 차이로 정권이 교체되지 않았나! 한마디로 누워서 침뱉는 꼴이다. 그리고 안철수 후보와의 연대를 두고 어떻하든 정권교체부터 해놓고 보자는 주장은, 정권교체만 되면 그 이후는 자신들이 마음대로 주무르겠다는 꼼수를 드러낸 것이라 할 수 있다.

안철수는 현 대선의 흑색선전을 비판했다. 그 비판은 민주당이 오히려 들을 말이 아니던가? 박근혜 후보의 출산 그림, "보수 정당이 집권땐, 살인 자살 늘어난다."는 발언, 좌파매체의 "일본극우 총리와 박근혜가 함께 서는 걸 볼 수 없다.","박정희 비밀 금고"식의 네거티브 공세를 마다하지 않고 있으니 말이다. 이런 민주당을 안철수가 실지 지원한다면 그는 자신이 말하는 정치 철학을 쓰레기통에나 버려야 할 것이다.

오늘 발언에서 새롭고 상식있는 정치를 지향하는 안철수라면 어제 급작스러운 사고로 사망한 박 후보의 측근에 대해서도 위로의 말을 했어야 하지 않나 싶다. 좌 우를 다 포용하겠다는 것이 새로운 정치의 시작이 아닐까해서 말이다. 너무 욕심인가?

솔직히 그의 안개속 정치 모드를 언젠가는 우리가 겪을지 모른다. 오늘 그가 정치를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일단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진짜' '확실히'라는 단어를 그 앞에선 여전히 쓸 수 없는 건 물론이다.

안철수 자신이나 그를 지지하는 자들은 스스로를 속이고 있는 지금이다.

민주당에 발을 담그면서 새 정치 운운하고 있는 것은 물론, 어떤 형태의 그림이 그려질지에 대해서도 자신들 조차 모르고 있는 지금이기에 그렇다. 과연 지금의 서민들 어려움이 이명박 정권이 다 뒤집어 써야 하는가에 대해서도, 안철수는 진짜를 속이고 있기 때문이다.

대외적 변수를 막는 것도 어려운 요즘 세계 경제 상황에서 경제인인 안철수가 어떤 심리 상태로 자신도 몸담았던 이명박 정권을 향해 정권교체를 외칠수 있다는 것인지 모를 일이다.

어려운 삶을 기화로 '새로운''상식'이란 단어를 섞어 씀으로써, 설익은 자신인 그는 이미 모사꾼이 되어 있는 것임을 아는지 그리고 지금의 서민 정책 실패가 왜 발생했고 언제 어디부터 빗나갔는지 제대로 아는지도 다시 묻고 싶은 심정이다. 2세 3세 재벌과 교감하면서 서민 운운하는 안철수의 심리상태부터 알고 싶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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