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개각에 따른 인사청문회가 진행되고 있다. 이 정부 들어 몇 번의 인사청문회를 보노라면, 우리나라 국민들의 의식수준은 점점 높아짐을 느끼는데 반해 권력층의 도덕의 몰락과 교양의 후퇴를 실감한다. 어떤 사람은 애써 「능력인사」라고 강조하나 「형수와 사통하고 뇌물을 받았다고」소문이 돌았던 진평陳平과 같은 인물은 언제나 있는 것이 아니고. 또 그를 쓴 유방劉邦이나 이를 원용한 조조曹操나 측천무후則天武后는 불세출의 인물인 것이다.

이 정부에서 인사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사람들은 에둘러 말하나 관찰자가 보기에는 임명권자의 「인간관. 세계관. 가치관」이 그 탓이라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선과 악, 투쟁과 정복 등의 호전적인 사고를 강요하는 중동 사막의 세계관. 이를 이어받아 서양 중세 마녀사냥을 이끌었던 아리스토텔레스와 토마스 아퀴나스의 학설과 교파, 인간은 원래 악하게 태어나고(성악설), 사회의 안녕은 오직 엄한 형률에 의해서만 유지될 수 있다는 법가사상.

황제 교황 이성理性은 무오류라는 입장. 아시아 아프리카 침탈은 선진문화의 이식이고. 인디언 등의 학살은 영혼이 없는 바바리안을 없앤 것이며, 진화론은 우세한 종족의 독점을 인정한 것이다. 벤담의 「최대다수의 최대행복」과 「대를 위해 소를 희생하는」군사문화. 「조선민족은 노예근성이 있다.」며 한민족을 숙명론과 정체성으로 파악한 식민사관학자들. 무지한 대중을 계도해야 한다는 엘리트주의와 선민사상. 그러니 강경하고 소수와 약자를 무시하며 극한적이고 자아도취적일 수밖에 없다.

세계는 다원적으로 이루어졌고, 학문을 뺀 어떤 것도 절대적일 수 없으며, 모든 것은 서로 의존한다는 동등적세계관. 천동설이 일찍이 부정된 것처럼 지금 우리가 신성시하는 것도 어느 날은 천덕꾸러기가 될 수 있고, 세상의 그 어느 것도 계속하여 대체되고 보완된다는 사상. 쟝발쟝이 훔친 빵과 양초의 무게는 도대체 얼마나 되나? 세종의 「어린 동궁(단종)을 부탁한다는 늙은 군주의 고명顧命은 성삼문의 목이 잘릴 정도로 가치가 있는 것일까?

이 시대의 최고의 이데올로기는 보수나 진보 따위가 아니라 도덕성인 것을 아는 사람은 또 얼마나 되며, 사람들은 권력이 특정 자리나 특정 기구에서 온다고 생각하나 「존경과 감탄」이라는 무형의 추상성에서 온다는 것을 과연 생각하기라도 할까? 인류역사가 그동안 악덕군주 악덕관리 악덕자본가에 의해서 지배되어 왔다고 그것이 앞으로도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아직도 있을까? 우리 같은 보통사람들이야 고성방가하고 노상뱡뇨할 수도 있지만 「당신」들은 품위와 기품을 갖춰야 한다. 우리야 「도덕이 밥 먹여주나.」고 말할 수 있지만 지위가 높을수록 권력의 정점일수록 그것을 넘어야 하는 것이다.

그 5공에서도 「정의로운 사회」를 말했는데 오늘 집권자나 집권층이 도덕을 말하지 않고 정의를 말하지 않으며 평등을 말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분명 이의 반대편에 있다거나 이것들의 개념초자 인식 못하는 무식의 소치라고 봐야 한다. 민주주의의 핵심인 「과정, 절차, 내용」을 무시하면서 민주주의 혜택으로 정권을 잡고 민주주의로부터 누릴 것은 다 누리는 것은 다시금 신정론神正論이나 천도론天道論을 생각하게 하는 것이다.

우리는 모두 하느님의 형상대로 지음 받았고. 우리에게는 모두 행복추구권이 있으며, 삶의 질을 따질 수 있다. 인류의 역사는 「자유와 확대와 평등의 철저」인데 이 상충되는 둘을 수호하고 조율할 수 있는 것이 바로 도덕성이다. 도덕성이야말로 신라 화랑 검군의 자랑이자 효종의 부끄러움인 것이다. 도덕성은 평범을 비범하게 하고 부족한 것을 넉넉하게 하는 힘이 있다. 어디 그뿐인가? 거기에는 감동과 스토리도 있는 것이다.「몸이 천 냥, 눈이 구백 냥」에서 그 눈이 바로 도덕성인 것이다.

지금은 천박함과 고상함, 야만과 교양, 단견短見과 원모심려遠謀深慮가 대결하고 있다. 지금은 「차마!」라는 금도襟度는 사라지고, 「기어코!」라는 복수관념만 팽배하다. 인류의 이상과 가치들에 투철한 것이 국가안보이고 경쟁력이며 공정성이라고 왜 그들은 말하지 못하는 것일까?

집권자와 국민들간의 동상이몽은 언제 끝이 나려는가?
바란다면 아랫사람들의 인간관을 윗사람이 가졌으면 한다.
바란다면 아랫사람들의 세계관을 윗사람이 가졌으면 한다.
바란다면 아랫사람들의 가치관을 역시 윗사람이 가졌으면 한다.

2000년 전의 청년문사 가의賈誼는 말한다. 「진나라가 망한 것은)의로움과 어짊의 정치를 하지 않았고 .공격할 때와 수비할 때의 방법이 달랐기 때문이다 仁義不施而攻守之勢異也.」라고.

뭔가 느끼는 것이 없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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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춘  kimmaeul@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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