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다운 젊은이들이 스러진 「천안함」침몰을 놓고도 비통해 하지만 정부 발표를 믿지 않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몇 번의 정정발표나 완벽하지 않은 조사방법만의 탓은 아닐 것이다. 거기에는 보다 근원적인 정부에 대한 불신이 자리 잡고 있으니 6·25전쟁 초기「서울은 반드시 지켜내겠다고.」말한 뒤 대전으로 줄행랑 친 정부와 「탁」하니까「억」했다는 박종철군 고문치사사건에 대한 정부 발표 등에서 보듯이 「거짓말하는 정부」를 많이 보아왔기 때문인 것이다.

형사사건에서 「고문」등의 가혹행위에 의한 자백은 증거능력이 인정되지 않듯 나라도 정당한 절차를 밟지 않으면 공권력도 부정되고 책임이 따르기도 하는 것이다. 민주주의는 「절차」와 「내용」「과정」이 그 전부라고 말할 수 있으며, 다른데서는「형식」이나 「요식」이란 것이 사족蛇足이 되기도 하나 여기서는 때로는 「화룡점정畵龍點睛」의 역할을 하기도 한다. 그리고「책임성」은 민주주의의 사활적인 것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민주적」이란 말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반대되는 개념인 거짓이나 강제를 떠올리면 알기 쉬울 것이다.

나라(정부)가 국민들에게 신뢰를 얻고 지지를 받으려면 진정성뿐만 아니라 이 민주성을 갖추어야 하는 것이다. 이것은 「상앙商鞅이 나무막대기를 옮기는데 금을 주거나 오기吳起가 훈련 때 왕의 총희를 베이는 것」으로는 세워지지 않는다. 이런 견지에서 본다면 현 정부가 왜 국민들의 불신을 사고 저항을 받는가를 알 수 있다. 우려스럽게도 내기 보기에 현 정부는 「용산참사」를 야기한 라인이나 지금 민간인 불법사찰을 한 라인이 똑같으며 동일한 사고구조思考構造 아래 움직이고 있다고 사료된다.

이 사람들은 우리 민초들의 전통이자 dna가 된 맹자孟子의 언급「임금이 제일 가볍고 사직이 다음으로 가볍고 백성이 가장 중하다.」를 거꾸로 알고 있는 사람들일 것이다. 「임금도 죽고 사직도 무너짐」을 알지 못할 수도 있고 알아도 일신의 영달 때문에 애써 무시할 수도 있다. 그러니 「주군」과 「가신」으로 불리며 「구체제(앙시앵 레짐)」에 향수를 느끼는 사람들은 이제는 「병사」와 「양식」과 「신뢰」 이 셋 중에서 신뢰를 제일 중히 여기는 mind의 사람들로 교체되고 교대되어져야 할 것이다.

지금 사람들은 크게 오해하는 것이 있는데 좌경左傾과 우경右傾에 관한 이념문제이다. 거짓말하고 강압을 좋아하고 술수를 부리고 시류를 좇으며 협잡질하고 밀실에서 권력을 카르텔하는 사람들은 우파나 보수가 아니라 사당私黨이고 패도覇道라는 것이고, 「정직」「개방」「다양성」「관용」「신뢰」등을 실현하는 사람들이 위협적이고 위험한 것이 아니라 그것이 왕도王道정치라고 불리는 정치의 최고경지이며 인간의 아름다움을 구현하는 세공인細工人이라는 것이다.

「백성이 제일 귀하고, 신뢰가 가장 중하다.」는 사상은 우리 인류가 에덴동산에서 추방당하며 숱한 전란과 병화 등의 인류절멸상태에서 가까스로 깨친 것이다. 결국 「사람이 존엄하게 살고, 위엄 있게 죽는」 나라와 지도자가 우리의 사랑의 대상이 되는 것이다. 그렇지 않고 국민을 졸卒로 알고 자신들은 선민選民으로 아는 정부는 존립이 위태롭고 그러한 지도자는 경멸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가「대국大國」이 되고「강국强國」이 되기 위한 대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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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춘  kimmaeul@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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