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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후보의 무상의료 추진 돈은 어떻게 충당할 것인가
정훈철 | 승인 2012.11.27 23:44

[정훈철 푸른한국닷컴 칼럼니스트]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의 의료 분야에 대한 공약을 살펴보기로 하자.

박 후보는 특정 질병·계층부터 의료 지원을 확대해 나가는 '선택적 의료'를, 문 후보는 연령·소득에 관계없이 누구나 일정한 의료비 부담만 지면 의료보장을 받을 수 있게 하는 사실상 '무상 의료'를 주장하고 있다.

두 후보의 의료 공약을 자세히 살펴보면, 박 후보는 암·심장병·중풍·난치병 등 4대 중증 질환에 대해서는 단계적으로 국가가 100% 부담, 65세 이상 노인층에 대해 임플란트 건강보험을 적용, 경증 치매 환자에 대해서도 장기요양보험을 적용하겠다고 했다.

문 후보는 환자 본인 부담을 연간 100만원 이내로 줄이는 '100만원 상한제'를 내걸었다. 100만원 입원 진료비만 부담하면 누구나 얼마든지 의료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건강보험 비급여 항목이던 선택 진료비와 상급 병실료, MRI, 초음파 등은 건강보험을 적용, 간병 서비스도 건강보험 적용대상에 포함해 '보호자 없는 병원'을 실현, 임신·출산에 필수적인 의료비를 전액 지원, 저소득층의 건강보험료를 면제하거나 국가가 보조, 암 환자에 대한 호스피스 지원도 전면 확대 등의 공약을 내 걸었다.

이 두 후보의 공약은 과연 돈이 얼마나 들며 그 돈을 어떻게 충당할 것인가 묻지 않을 수 없다.

의료 공약을 시행하는 데 박 후보는 5년간 14조원, 연간 2조8000억원이 들 것이라고 하고, 문 후보는 5년간 42조8000억원, 연간 8조6000억원이 들 것이라고 했다. 박 후보의 의료 공약 소요액의 3배가 넘는 액수다. 그러나 정부는 문 후보의 무상 의료 공약을 시행하는 데 연간 최소 13조6000억원, 최대 28조6000억원이 들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박 후보 측은 재원 마련 계획에 대해 행정 개혁을 통해서 충당하겠다며 뚜렷하게 어떻게 충당할 것인지를 제시하지 못하고, 문 후보측은 건강보험료를 가구당 더 1만~2만원만 더 내면 된다고 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문 후보측의 의료공약을 분석한 결과, 연소득 4000만원 가구는 연간 최소 38만원, 최대 127만원을 더 부담하게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문 후보의 의료 정책은 대단히 이상적이기만 하다. 이상적이기만 한 문 후보의 의료 정책에 대해서는 지금 무상 의료 정책을 실행하고 있는 나라들을 살펴보아야 한다.

무상의료는 선진국에서 이미 시행되고 있는데, 대표적인 사례가 영국의 NHS이다.

'요람에서 무덤까지'로 유명한 베버리지 보고서는 영국의 복지정책의 근간을 이루는 말이다. 조세부담이 높아도 영국인들이 NHS를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영국의 NHS는 국가예산의 25%나 차지하고 있어 정부의 재정 적자를 키우는 주된 요인이 되고 있다.

수술을 위해 장기간 대기, 병원 서비스 질적 저하 등의 문제점도 안고 있다. 이런 이유로, 반대로 독일이나 네덜란드에서는 본인 부담금을 늘리는 의료 개혁을 단행하고 있다.

최근 경제 위기로 국민의 건강까지 위협받고 있는 또 다른 무상의료, 복지국가 모델인 그리스 또한 좋은 예이다. 그리스뿐만 아니라 유럽 각국은 고령화에 따른 만성질환자가 급증하면서 인구의 10%가 전체 의료비의 80%를 사용한다.

‘무상’이라는 단어가 주는 감미로움에 취해 국민들의 시야를 흐리게 하는 정책을 남발하기 보다는 실제로 실행하고 있는 선진국들의 예를 통해서 본보기를 삼고 지금 이 현실에서 제한된 재원으로 실현 가능한 대안을 중심으로 지속 가능한 의료정책을 구상해야 한다.

선거철만 되면 후보자들이 내세운 무작위, 무분별한, 재원이 충당할 수 없는 선거 공약들을 남발하고 있다. 선거가 끝나고 난 후 대통령 당선자들이 내세운 빚잔치에 초대된 국민들은 허리 펼 날이 없다. 무상급식, 4대강, 심지어 수도 이전까지.... 이 모두는 국민들의 몫이었다.

후보자들의 달콤한 말에 넘어가지 말고 후보자들의 공약을 하나하나 따져서 이상만 넘치는 나라가 아니라 현실적으로 잘 사는 나라를 만들어야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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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철  twchadax@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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