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광철 푸른한국닷컴 칼럼니스트]
9월 19일 무소속 대통령 후보 출마선언을 한지 66일 만에 안철수 후보는 23일 "정권 교체를 위해 후보직을 내려놓고 백의종군하겠다"며 대선 후보 사퇴를 했습니다.
안 후보의 갑작스런 후보직 사퇴는 누가 보더라도 부자연스러워 보입니다. 안 후보가 진정으로 야권 단일화를 통해 정권교체를 이루고자 했다면, 문 후보와 단둘이 몇 시간 만나서 담판을 짓는 척이라도 하다가 문 후보에게 통 큰 양보를 하는 모양새를 취했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갑작스레 후보직 사퇴 기자회견을 해버린 것은 안 후보가 문 후보로부터 씻기워 지지 않을 커다란 상처를 받았음이 분명해 보입니다.
문 후보 선거를 도와주고 문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면 측근들 일부는 자리를 보장 받고 안 후보 자신은 장관 총리 권력을 누리며 스펙을 쌓아두었다가 19대 대통령을 노려볼 수도 있었는데도 이를 거부하고 전격적으로 후보직 사퇴라는 초강수를 들고 나온 것은 문 후보와 민주당과는 절대로 같이 할 수 없다는 판단을 하게 된 것으로 보입니다.
안 후보의 전격사퇴는 민주당 세력의 간접살인이라는 표현이 좀 더 어울릴 것 같습니다.
저들이 어떤 사람들입니까?
온갖 구설수와 실정으로 인해 노무현 대통령의 인기가 떨어지자 자기들만 살겠다고 열린우리당에서 노무현 대통령을 내쫒아 버린 아주 배은망덕한 사람들입니다.
노무현 정권시절 자신들이 국책사업으로 역점을 두고 추진하던 한미 FTA와 제주해군기지 건설도 정권이 바뀌자 자신들이 정권을 되찾는데 유리하다고 판단하여 극렬하게 반대를 하는 사람들입니다.
박연차 게이트를 수사하다 노무현 대통령 가족의 부적절한 금전거래가 드러나자 그 당시 노무현 대통령을 한나라당 보다 더 극렬하게 공격해 대던 민주당 사람들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이종걸 의원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빨리 구속해야 한다’.
박주선 당시 의원 ‘친노들은 빨리 2선으로 물러나거나 은퇴해야 한다’.
박지원 의원 ‘민주당을 망친 분은 노무현 전대통령이 아닌가’.
정세균 대표 ‘모든 범죄는 그 자체에 대해서 법과 제도에 의해 심판 받아야 한다’.
조기숙 전청와대 홍보수석 ‘ 생계형 범죄다’
이강래 당시 원내대표 ‘훌륭한 대통령감은 아니다. 말 실수, 코드 인사, 고집 오만 독선, 편 나누기, 뺄셈의 정치, 싸움의 정치 등’ 이라며 서로 앞 다투어 맹비난을 퍼부었었지요.
필자의 기억으로는 유시민 정도만 비난을 안하고 대부분 인사들이 노무현 전대통령을 극렬하게 비난했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하게 된 데에는 민주당 사람들의 저런 극렬한 비난도 큰 몫을 했다는데 시비를 걸 사람은 아마도 없을 것입니다.
이번에 안철수 후보가 야권 후보 단일화를 포기 하고 갑작스럽게 후보직을 사퇴한 배경을 두고 여러 분석들이 많은데 필자는 노무현대통령을 자살로 내몰았던 민주당 사람들의 모습이 크로즈업 되면서 안 후보가 후보직 사퇴라는 극단적인 결단을 하게 된 데에는 노 대통령이 민주당 사람들로부터 받았던 배신감과 비슷했을 거라는 생각을 합니다.
권력을 잡기 위해 노무현이라는 아이콘을 선택해서 권력을 잡고나자 그 권력을 누리고 더 연장시키는데 걸림돌이 된다 싶으니 가차 없이 내팽개쳐버리는 비열한 민주당 사람들이 이번에도 안철수 후보에게 똑 같은 행태를 보인 것으로 보입니다.
안 후보의 인기가 하늘을 찌를 때는 신주단지 모시듯 하더니만 요 근래에는 문재인 후보가 앞서간다는 여론조사가 이어지자 별 볼일 없다고 판단하여 안후보가 자진 사퇴하게 할 수밖에 없는 코너로 몰아간 것이 분명해 보입니다.
민주당 사람들이 그동안 우리에게 보여준 정치 행태로 보아서는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입니다.
이는 비단 민주당 사람들만의 모습은 아닐 것입니다. 끊임없이 희생양을 찾아 자신들만 살고 보겠다는 탐욕스런 인간들이 가진 보편성일지도 모릅니다. 민주당에서 그 정도와 빈도가 좀 더 세고 자주 있었을 뿐이지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탐욕에 눈이 멀면 다 그런 희생양을 만들겠지요.
안철수 교수가 대통령 선거에 뛰어들며 야권 단일화 후보 선출에 응한다고 할 때 많은 사람들이 안 후보는 불쏘시개나 들러리 역할 정도로 끝날 것이라는 예측을 했었는데 안 후보가 후보직을 사퇴하고 나니 그 말이 정확하게 들어맞았습니다.
단일화 논의 과정을 거치면서 국민들의 시선을 안철수 문재인으로 잡아놓는데 성공하였고 바닥을 기던 문재인 후보의 지지율을 상승시키는 불쏘시개로서의 결정적인 역할이 끝나자마자 일방적으로 후보사퇴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할 수밖에 없도록 몰아간 민주당으로서는 일단 전투에서는 승리했는지 모르겠지만, 수많은 안 후보 지지자들이 느꼈을 배신감으로 인해 전쟁에서의 승리는 장담하기 어렵게 되었습니다.
안 후보로서도 단호하게 후보직을 사퇴하면서 죽임당한 어린 희생양처럼 보여지는 데는 일단 성공한 셈이니, 앞으로 5년간 착실하게 준비를 하여 대한민국에서 구태정치를 몰아내고 새로운 기운으로 신명나게 전진하는 그런 나라가 되는데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을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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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철 21kcpark@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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